2014. 2. 4. 10:19

강신주박사 돌직구 힐링캠프가 힐링을 부정하는 그를 선택한 이유

그동안 연예인들의 성공담만 듣던 '힐링캠프'가 철학자인 강신주 박사를 모시고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많은 강연을 한 철학자답게 시청자들의 고민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강신주의 모습에 많은 이들은 놀랐을 듯합니다. 기존의 멘토 방식과는 전혀 다른 직설적 화법을 구사하는 그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정하지 않고 불편하게 만드는 그의 방식이 부당하게 다가올 수도 있어 보입니다. 상담을 받다 뛰쳐나간 이들도 있다고 할 정도로 그는 상담을 원하는 이들의 솔직한 모습을 찾으려 노력한다는 점에서 결코 반갑기만 한 존재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힐링캠프'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시청자들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새로울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이지요.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힐링캠프에 철학자 강신주를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힐링은 나쁜 것이라고 주장하는 철학자를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 강사로 초대한 것은 대단한 아이러니 일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강신주가 풀어낸 강력한 이야기들은 분명 흥미로웠습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을 외부에서 보지 않고 내부에서 바라보는 강신주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는 말로 시청자들에게 가면 벗기를 강요하는 그는 아주 쎄게 많은 이들을 몰아붙였습니다. 거북할 정도로 부담스럽기만 한 그의 이야기는 하지만 독이 아니라 득이 되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훈육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서 100을 가지고 있는 부모나 교사들의 가르침이 중요한데 현재는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1이 되어 넘을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낮은 언덕은 결과적으로 다시 돌아와 그 언덕에 기대는 나약한 존재가 된다는 지적도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이의 교육에 대한 문제는 어느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에서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43살이 되어도 결혼을 하지 못한다는 첫 번째 고민에 그가 건넨 해법은 단순하지만 중요했습니다. 50번이 넘는 선을 보고 결혼 직전에 깨진 것만도 3번이라는 그녀의 이야기 속에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너무나 정확했습니다. 사랑과 결혼이라는 기본적인 고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혼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사실이지요. 사랑이 우선이 아닌 조건을 위한 결혼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분명 문제입니다.

 

결혼을 하지 못해서 고민이라는 그 여성 역시 가장 우선이 직업이라는 말 속에는 그저 계약과도 같은 결혼이라는 허상만 존재할 뿐이었지요. 그런 기본적인 가식을 걷어내는 강신주는 분명 대단한 존재입니다. 결혼은 계약이라고 합니다. 그 현실적인 계약 조건만 존재하는 결혼 생활을 그저 낭만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큰 문제라는 그의 발언은 분명 중요합니다.

 

성유리의 고민을 본 강신주는 그녀의 가면을 벗으라고 주문을 했습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그들은 수많은 가면을 쓸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지만 평생 가면을 쓰고 살아갈 수는 없다는 점에서 가면을 벗는 것이 중요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첫 연애를 하는 여대생에게도 가식적인 모습보다는 솔직함으로 상대를 대하라는 말을 이어갔습니다. 여성 둘 모두에게 가면을 벗고 당당하게 마주하지 않으면 평생 가면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지적은 무섭게 다가왔습니다.

 

우리 모두는 사실 한 두개의 가면들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 가면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불편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 가면을 벗기 좋을 때 벗어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강신주의 발언은 그래서 특별하게 다가온 듯합니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김제동에게 이제는 사자인형이 아닌 살아있는 무언 가에게 애정을 쏟으라는 말을 건넸습니다. 그러면서 강신주가 밝힌 중요한 말은 우리가 죽어가는 것을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자기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아끼는 이유는 자신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라는 말은 섬뜩하면서도 당연하게 다가왔습니다.

 

자신이 죽어가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특별함을 부여하고, 건강을 챙기고 꾸미는 이유가 되니 말이지요. 무생물에게 애정을 품기 보다는 생명을 가진 것들에 애정을 품어주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행위라고 이야기하는 강신주의 사랑학개론은 그래서 대단했습니다. 인간이라는 동물 자체가 사랑을 갈구하고 사랑이라는 가치 앞에서 없던 용기도 낸다는 사실은 알면서도 잊고 있었던 우리의 실체이니 말이지요.

 

'힐링캠프' FD를 하다 연기(연기를 하기 위해 상경해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일에서 다시 연기로 돌아선)를 하려다 포기하던 청년에게 건넨 강신주의 독한 지적은 대단했습니다. 많은 핑계들을 만들고 합리화하려는 그에게 강하게 반복적으로 핵심을 지적하는 그는 끝내 그 청년에게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개꿈이 아닌 진짜 꿈은 자신이 그 꿈을 이룬 후에야 거둘 수 있는 지독한 저주라는 말은 그래서 많은 공감을 얻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꿈도 잃은 채 살아가는 이들이 많은 세상에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삶이라는 말도 큰 공감으로 다가왔습니다. 꿈에는 실천을 강요한다는 말과 함께 나사에 가고 싶다는 어린 아이를 비유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의 소중함도 일깨워주었습니다. 꿈은 그저 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꿈은 이뤄야만 하는 것이다 라는 강신주의 명제는 가슴 가득 채우는 중요한 이야기로 다가왔습니다.

 

아버지의 은퇴를 앞두고 고민을 토로하는 25살 여성에게 아버지를 제거하고 싶은 것은 아니냐는 조금은 무서운 이야기를 꺼낸 강신주의 발언은 당연했습니다. 아버지를 앞세우기는 했지만 사실 자신이 편해지기 위한 방법을 찾았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녀의 기본적인 마음속에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부정이 아니라 그 방법을 모르는 그녀와 아버지에게 해법을 제시해주는 그의 강한 한 방은 일상적이지 않아서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시각을 달리해 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서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강신주의 화법은 분명 힐링이 아닌 독한 성찰이었습니다. 비겁함을 알아야 변할 수 있다는 발언 역시 스스로 비겁하다는 사실을 모른 채 비겁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문제이지, 비겁함을 깨달으며 반복적으로 비겁한 행동을 하게 되면 결국 스스로 못 견딜 수밖에 없다는 말은 스스로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당연한 발언이기도 했습니다.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곧 끈기라고 이야기를 하는 강신주의 힐링캠프는 분명 특별했습니다. 힐링은 독약과도 같다는 그가 힐링이 아닌 자기성찰을 주문한 '힐링캠프'는 그 아이러니함에서 그들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위로가 아닌 근본적인 문제를 들여다보고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그들이 장수할 수 있는 해법이라는 사실을 강신주는 강렬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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