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힐링캠프'까지 이어졌습니다. '꽃누나'를 통해 김희애의 새로운 면이 보여 지고 그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힐링캠프' 출연도 가능해졌다는 사실은 재미있습니다. '꽃누나'에서 그동안 연기자 김희애가 아닌 인간 김희애로 시청자와 만난 그녀는 이제는 '힐링캠프'를 통해 진짜 자신을 보여주었습니다.
17살에 우연하게 방송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던 그녀는 요즘 아이돌들이 그렇게 어린 시절을 반납하고 스타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렇게 연예계에 들어선 그녀는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몇 안 되는 여배우입니다. 그녀가 활동하던 시절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최진실과 채시라와 비교해 봐도 그녀의 존재감은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안타깝게도 이제는 고인이 되어 하고 싶은 연기도 할 수 없는 최진실과 '슈퍼맨이 돌아왔다' 내레이션을 하고 있는 채시라와 김희애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전히 꾸준하게 연기에 매진하는 그녀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대단해 보이기만 합니다. 흐트러짐 없이 꾸준하게 자신의 연기를 보이고 있는 김희애라는 점에서 그녀의 향후 연기 열정도 기대됩니다.
사실 김희애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나 기대는 '꽃누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녀가 어린 시절 데뷔해 엄청난 성취를 올린 대단한 배우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40대가 넘어선 그녀가 젊은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존재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그저 연기 잘하는 중년 탤런트 정도로 인식하던 이들에게 '꽃누나'는 김희애를 보다 친숙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소녀 감성과 개그 프로그램을 사랑하는 그녀의 깜찍한 모습은 나이를 잊게 만드는 묘약이었습니다. 이승기를 따뜻하게 감싸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가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김희애는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현명한 여자의 모든 것을 보여준 그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역시 당연했습니다. 여자의 현명함이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보여준 김희애의 매력은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잡식소녀로 변신해 새로운 먹방을 보여주기도 했던 그녀는 수시로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를 따라하는 재미있는 모습도 선보였습니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그녀가 우아하게 망가지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아들들은 자신의 그런 모습에 정색을 하며 말린다고 하지만, 기존의 연기자 김희애가 아닌 자연인 김희애는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매력이었습니다.
그런 그녀의 매력은 '힐링캠프'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내숭이란 존재하지 않는 그녀는 거칠거나 어색하지 않게 상황을 지배해갔습니다. 환한 웃음으로 '힐링캠프'에 등장한 그녀는 자신이 나왔던 '꽃누나'로 인해 방송 전에 술을 권하더라는 말로 시작했습니다. 솔직하게 등장했던 '꽃누나'에서 사전 인터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맥주 한 잔을 마시던 그녀는 평소에도 가볍게 낯술을 즐긴다고도 합니다. 그런 그녀의 시작은 그렇게 솔직함으로 이어졌습니다.
이경규와 과거 일밤에서 함께 프로그램을 했던 인연과 당시 가짜 불어로 큰 인기를 끌었던 그녀는 어쩌면 당시부터 코미디를 사랑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의 외모에서는 차갑거나 이지적인 모습만 감지되었다는 점에서 이런 모습이 솔직하게 다가오지는 않았었지요. 그녀 스스로도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들어와 지적 허영심과 배고픔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그런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대학원까지 다녔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지적 허영심에 지나지 않았다고 토로하는 그녀에게는 진정성이 가득했습니다. 학력위조가 하나의 유행처럼 되던 시절에도 그런 어설픈 행동보다는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한 그녀는 허영심보다는 잡식소녀가 음식의 맛이 궁금하듯, 새로운 것들에 대한 탐구심이 강했던 듯합니다.
집안이 잘 사는 집이 아이었던 김희애는 어쩔 수 없이 많은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녀에게 20대는 지독한 기억으로 남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는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그녀의 말 속에는 그런 아픔이 가득했으니 말이지요. 연기만이 아니라 노래와 MC 등 모든 일을 다 해야 했던 그녀가 쉬지 않고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는 그녀가 가장이었기 때문이란 사실도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김희애이지만 김희애가 아닌 인생을 살아왔던 그녀에게 20대는 그렇게 잊고 싶은 기억의 시간들이었을 테니 말이지요. 만약 20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다는 말 속에는 평범할 수 없었던 자신의 인생에 대한 회한이 존재했습니다.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이야기할 때도 쑥스러움과 자신감이 공존하던 그녀의 화법은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조용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하는 그런 김희애는 진정 강한 여자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정말 대단한 것은 연기자인 그녀가 가지고 있는 프로 의식이었습니다.
지독한 젊음을 보내며 정신병과 유사한 고통까지 경험했다는 그녀는 그 지독한 시기를 지난 후 지인인 정신과 의사에게 자신의 증세를 물었다고 합니다. 조울증 증세였다는 진단과 함께 김희애가 연기자라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에 참아낼 수 있었다는 말에 환하게 웃으며 연기하기를 잘 했다는 그녀는 순진무구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되어 자신이 없는 삶을 살아야 했던 김희애. 코디도 매니저도 없이 모든 일을 홀로 해내며 그녀가 감당해야 했던 고통의 무게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을 듯합니다. 의사가 일반인이었다면 자살을 생각했을 수준이라는 말이 그녀가 경험했던 고통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할 뿐입니다.
그렇게 연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 그녀는 연기자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NG가 없는 배우로 유명한 김희애는 그건 당연한 사명감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NG는 자신만이 아니라 모두를 힘들게 만든다고 합니다. 밤샘 촬영이 일상이 되고 쪽대본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NG는 곧 큰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지요. 그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희애는 NG를 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습니다.
남들에게 피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싫다는 김희애는 그런 강렬한 직업정신이 현재의 그녀를 만들었다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투철한 직업정신과 연기에 대한 존경심을 가진 그녀가 현재까지 주인공으로서 지위를 누리고 여전히 강력한 매력으로 많은 이들을 사로잡는 것은 당연했기 때문입니다. 김희애라는 배우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 이번 주 '힐링캠프'는 참 흥미롭게 유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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