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25. 08:33

신의선물 오태경 잡은 조승우는 절대 무적 해결사 변신vs이보영은 민폐 캐릭터 구축

어린 딸 샛별이의 죽음 뒤에 얻어진 14일 전으로 돌아간 신의 선물은 흥미로웠습니다. 매 회 범인 찾기에 시청자들 역시 함께 한다는 사실은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바로 주인공인 이보영의 존재감은 아쉽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샛별이의 죽음을 한 번 경험했던 어머니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딸을 구하려 노력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보영의 무모해 보이는 행동 역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되고는 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들이 반복되고 더욱 강화되는 상황은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점점 불편해지고 있습니다.

 

유력한 범인 후보였던 문구점 주인 장문수의 집에 몰래 들어간 수현은 그곳에서 딸 샛별이 사진이 벽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놀랍니다. 뒤이어 들어온 문수를 피하기 위해 침대 밑으로 숨어 들어갔지만, 그곳에는 강아지 사체가 있었습니다. 경악스러운 상황에서 소리도 낼 수 없었던 그녀를 향해 점점 조여 오는 공포는 최악의 상황까지 이어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동찬과 함께 일하는 제니가 그의 집에 들어와 화장실을 핑계로 수현을 집밖으로 탈출시켜냅니다.

 

문수의 집을 본 후 수현의 생각은 확신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집을 감시하기 위해 차에서 지키던 동찬이 잠든 것을 본 수현은 복제된 열쇠를 가지고 문수의 집으로 향합니다. 물론 거짓말로 배달 전화를 하고 주도면밀하게 그의 집으로 다시 들어갔지만, 그곳은 전날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변해있었습니다. 아이들 사진은 모두 사라지고 여자들 사진만 가득한 그곳을 보고 수현이 놀란 것은 당연했습니다.

 

 

사진들 틈에서 어제 자신이 봤던 사진이 찢겨져 있는 것을 보고 거울을 열어 본 수현은 문수가 숨겨둔 비밀의 방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곳에는 샛별이의 입을 막았던 청 테이프와 락스 등이 가득했고, 구석에는 샛별이의 친구인 은주도 있었습니다. 며칠째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던 은주는 문수에게 붙잡혀 그곳에 감금되어 있었던 것이었지요. 모든 것을 해결한 듯 했지만, 이 모든 것을 예측한 범인 문수는 오히려 수현을 붙잡게 됩니다. 전날 이상한 상황을 보고 CCTV를 설치한 문수는 수현의 모든 것을 보고 있었지요.

 

동찬의 촉은 문수를 잡게 되었고, 그를 붙잡을 수 있게 되었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수현이 서둘러 이야기 한 모든 것들을 이용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문수는 영악하기만 했습니다. 아무런 생각도 없던 문수가 범인이라 확신하고 자신의 남편과의 관계를 이야기한 수현으로 인해 문수는 경찰들을 농락할 수 있게 되었지요.

 

수현이 서둘러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 없었다는 점에서 그녀의 호들갑은 결국 문수에게 도망갈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준 셈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해결하는 역할은 기동찬의 몫이었습니다. 촉이 좋은 그는 현직 경찰들을 농락하듯 뛰어난 존재감으로 사건을 해결해 갑니다.

 

 

문수와 관련된 문제 역시 동찬의 뛰어난 추리력이 만든 결과였습니다. 네미시스 문신을 한 범인이 누구인지 추적하기 위해 범죄자인 문수마저 농락하며 범인 찾기에 나선 동찬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냅니다. 문수가 과거 사건의 진범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고(몰래 카메라 통해), 문수가 알려준 것을 토대로 문신을 한 남자의 흔적을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문구점을 자주 찾았다는 사실은 그 주변에 있다는 의미이고 편한 복장을 하고 왔고, 망원 렌즈를 사갔다는 이야기를 종합해 동찬은 범인의 윤곽을 좁혀나갑니다. 그리고 자신도 하고 있지만 불륜을 캐는 존재가 바로 문신 남이 있는 곳이라 확신한 동찬은 수현과 함께 문제의 장소로 들어섭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범인은 잡지 못하고 의외의 진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의 후배인 민아를 임신시킨 존재가 같은 방송국 피디가 아닌 바로 자신의 남편인 지훈이라는 사실은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지훈에게 온 택배는 바로 이 사진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안 수현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자신이 믿고 샛별이를 맡겼던 민아가 가장 위험한 존재였다는 사실은 두렵게 다가옵니다. 수현의 불안처럼 민아는 샛별이를 끌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고, 그런 민아를 피해 도망치던 샛별이가 교통사고 위험에 취하게 되는 상황은 불안하게 합니다.

 

 

범인이라 추측했던 인물들이 모두 범인이 아니었습니다. 문구점 주인이 바로 범인이라고 예측하는 경우들이 초반부터 많이 나왔지만, 결국 그 역시 샛별이를 죽게 만든 주범은 아니라는 사실만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주범은 현재 등장하지 않았거나 결코 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중요한 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인권변호사라고 생각되던 수현의 남편이 불륜을 저질렀던 존재였고, 10년 전 사건을 잘못 판단한 문제의 검사였다는 사실만 명확해졌습니다. 문제는 과연 수현이 어떻게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일 겁니다. 이런 의문과 추측들은 결국 매 회 등장하는 범인 후보자들 중 하나가 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현재까지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국내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르 드라마라는 점에서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문제는 주인공인 이보영에 대한 캐릭터가 점점 민폐로 변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샛별이를 찾기 위해 무모해보일 정도로 뛰어다니는 그녀의 행동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무모함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상황들을 계속해서 만든다는 것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떨어트린 다는 사실은 문제입니다.

 

수현이 문제를 만들고, 동찬이 해결하는 상황은 무한 반복된다면 시청자들이 더는 흥미롭게 드라마를 보기 어렵게 될 겁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패턴에서 새로움을 찾기는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범인 찾기마저도 흥미를 잃게 된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이보영이 살아나야 '신의선물'이 더욱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폐 캐릭터를 벗어던지고 보다 정교한 존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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