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이 넘게 진행된 'K팝스타3'가 버나드 박의 최종 우승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결승에 올라선 버나드 박과 샘김의 대결은 둘 다 탈락 후보에 여러 번 올랐었다 기사회생을 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서 결승까지 올라선 둘은 그 자체가 인간승리이기도 했습니다.
여성 출연자가 'K팝스타'에서 강세를 보이던 것과 달리, 시즌3에서는 재미교포인 버나드 박과 샘김이 결승 무대에 올라서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이들에 대해 이변이라고 이야기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몇 번의 탈락 고비에 있었던 인물들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구제 받을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고, 그 기회를 통해 항상 다음 라운드에 올랐던 이들이 다른 우승 후보자들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선 것 자체가 또 다른 기적과 같았습니다.
결승 무대에서 지정곡과 자유곡으로 꾸며진 두 곡의 합산과 시청자 투표가 합해진 점수로 결정이 나는 결승 무대는 둘의 대단한 경합으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웠습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이들의 무대는 결승이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노래 실력만 가지고는 따질 수 없는 확실한 존재감을 보인 이들 중 누군가 하나를 꼽는다는 사실이 더욱 힘들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최종 우승은 버나드 박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출연과 함께 노골적으로 좋아한다는 표현을 했던 박진영의 JYP를 선택했습니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자신을 가장 좋아했고, 정성을 들였던 박진영을 선택해 그에게 노래를 좀 더 배우고 보다 완성된 가수로서 성공하고 싶은 버나드가 성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풍족하지 못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한국행을 걱정해야만 했던 버나드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과감하게 한국행을 선택한 그는 결국 '케이팝스타3'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탈락의 고비까지 넘겨가며 결승에 오른 그는 결국 마지막 한 명이 되었고, 결승 무대임에도 함께 하지 못한 부모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는 버나드의 모습은 애틋함까지 느끼게 될 정도였습니다.
결승 무대에 올랐음에도 아들의 결승 무대에 함께 하지 못한 버나드 박 부모는 안타깝기는 하지만, 아들의 우승에 누구보다 감동스럽고 행복했을 듯합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 힘든 여정을 선택했고, 그곳에서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냈으니 말이지요.
사실 버나드 박과 샘김 중 누가 우승을 해도 상관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빅뱅의 '거짓말'을 완전히 샘김의 스타일로 편곡해 부른 그의 노래는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최고였습니다. 양현석이 스스로 가장 어려운 편곡이 '거짓말'이라고 할 정도로 어려운 곡을 이제 17살인 샘김이 이렇게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곡으로 만들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미국에서 생활하는 버나드로서는 한국어가 가장 어려운 과제였고, 그런 그가 유재하의 '사랑했기 때문에'는 감동이었습니다. 마지막 가사 실수로 흔들리기는 했지만 분명한 사실은 버나드 박의 성장이 돋보였다는 점은 당연했습니다. 가요로 승부했던 이들의 대결은 두 번째 대결인 자유곡 선택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스팅의 '잉글리쉬 맨 인 뉴욕'을 함춘호의 기타로 연주를 하면서 노래를 하는 샘김은 말이 필요 없을 최고였습니다. 이렇게 어린 아이가 이토록 완벽하게 연주를 하고 노래를 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경이로웠기 때문이지요. 심사위원 중 박진영 홀로 99점을 주고 두 심사위원들이 모두 100점을 주며 299점을 받은 샘김은 오늘 최고였습니다.
버나드 박은 자신의 마지막 곡으로 알 켈리의 '아이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를 선택했습니다. 현재의 자신과 너무나 닮아 있는 가사와 그를 가장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원곡의 힘은 버나드를 위한 곡이었습니다. 하지만 무리한 연습으로 인해 목이 쉰 버나드가 자신의 능력을 완벽하게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우승자로서 결격 사유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결승에 오른 둘의 노래는 누가 우승자가 되어도 상관없을 정도로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들의 노래가 끝난 후 특별 무대는 다양한 형식으로 시청자들과 현장에 있던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심사위원으로 나왔었던 보아까지 출연해 노래를 불러주는 모습에서는 훈훈함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특별무대의 최고는 유희열과 홍정희의 공연이었습니다.
'케이팝스타3'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유희열의 오열 장면에서 떠나 보내야만했던 제자 홍정희에게 자신이 피아노를 치고 너는 노래를 부르게 될 거라는 약속이 마침내 현실이 되는 상황은 감동 그 이상이었습니다. 실의에 차 있을 수도 있는 제자를 위해 직접 피아노 반주를 쳐주는 유희열의 모습은 그 어떤 것보다 감동스러운 장면이었습니다. 스승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패티김의 '이별'을 부르는 이들의 모습은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버나드는 스스로 자신을 '버빠'라고 자부하던 박진영의 소속사를 선택했습니다. 준우승을 한 샘김이 어디를 선택할지 모르지만 YG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도 합니다. '투애니원'의 다나를 무척이나 좋아하던 샘김과 그의 능력에 대해 누구보다 좋아했던 양현석을 생각해보면 많이 탐을 낼 듯합니다. 버나드 박이 유희열을 선택했다면 파격으로 다가왔겠지만, 안정적인 선택은 한편으로는 당연하기도 했습니다.
워낙 쟁쟁한 스타 후보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우승이라는 프리미엄보다는 이후 어떤 준비를 통해 프로 무대에 올라설 수 있을지가 중요할 듯합니다. 샘김이 YG로 향한다면 '케이팝스타'는 YG와 JYP의 끈질긴 승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안테나뮤직이 아이돌 기획사와 다르다는 점에서 어떤 횡보를 보일지 알 수는 없지만, '케이팝스타'가 끝나자마자 이들의 진검승부를 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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