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16. 08:25

김부선 난방비리 아직 끝나지 않은 투쟁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

김부선이 최근 주말 드라마 '모던 파머' 제작발표회에 참석했습니다. 난방비 논란으로 화제가 되었던 그녀가 주말 드라마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의 관심은 컸습니다. 난방비 폭로로 인해 큰 관심을 받은 그녀라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그녀가 출연하는 드라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말 드라마에 출연하며 안정을 찾고 연기자로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게 된 것은 다행입니다. 연기자는 연기로 자신을 알리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부선의 경우 난방열사라는 표현이 어울렸고, 여전히 그녀를 따라다니는 이 별명들이 부끄럽지 않은 이유는 분명합니다.

 

불의를 보고도 참지 않고 제대로 밝히기 위해 노력한 그녀의 행동은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이 외롭고 힘들었던 투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잊어서는 안 될 겁니다. 김부선의 외로운 투쟁은 많이 알려져 있듯, 2년 전부터 꾸준하게 이어져 왔습니다. 그녀는 방송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난방비 비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었기 때문이지요.

 

당시는 그저 그런 이야기 정도로 생각하던 이들은 그녀가 공개한 충격적인 내용에 모두 황당해했습니다. 난방비 0원인 가구 수가 엄청나게 나온 상황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누군가는 40만원이 넘는 엄청난 비용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0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은 누구나 비난을 할 수밖에는 없는 문제였습니다.

 

같은 아파트에서 비슷하게 살아가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월 40만 원이 넘는 난방비를 내는 동안 0원을 내는 이들도 있다는 사실은 황당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수년 동안 이어져 왔었다는 점에서 충격이었습니다. 전국에 중앙난방이 되는 아파트들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김부선의 고발은 당연히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부선의 이런 힘겨운 투쟁과 용감한 폭로는 사회에 큰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자신들이 사는 곳에서도 이런 비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많은 이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비리가 있는지 조사를 하고 살펴보는 일들이 늘어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반가웠습니다.

 

전국 방방곳곳에서 중앙난방을 하는 곳들 중에는 실제 0원으로 기록된 집들이 제법 많았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 이런 비리가 얼마나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게 했습니다. 비단 난방비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생활 비리는 우리 스스로 알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김부선의 용기에서 얻을 수 있었습니다.

 

김부선과 같은 이들이 많았다면 이미 아파트에서 일상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수많은 비리들이 많이 줄었을 겁니다. 수많은 비리의 온상인 아파트촌의 이 심각한 비리들은 어쩌면 김부선으로 인해 조금씩 하지만 강력하게 변화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부당함을 부당하다고 이야기하지 못하고, 그저 귀찮다는 이유로 비리는 눈감고 살아왔던 우리에게 김부선의 용기는 부끄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방관과 방치가 보다 큰 비리의 시작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우리 주변의 비리를 우리 스스로 찾아내고 바꾸려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김부선은 잘 보여주었습니다.

 

문제는 그런 김부선을 힘들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입니다. 그녀가 잘못한 것은 없습니다. 철저하게 잘못된 현실의 문제를 지적하고 그런 과정에서 상대방과 물리적인 충돌이 일어났다는 이유로 그녀를 비난할 수는 없을 겁니다. 더욱 종편과 일부 방송에 김부선을 오히려 가해자이자 부도덕한 존재로 몰아가는 식의 방송들은 이 사회가 얼마나 썪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최근에도 문제의 부녀회장이 김부선을 다시 폭행 혐의로 고발했지만, 조사결과 무혐의로 판정이 났습니다. 김부선도 0원으로 기록되어 돈을 내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그녀를 추적하고 사진으로 찍는 등 미친 짓으로 일관하는 모습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안경이 벗겨졌다는 이유로 김부선을 폭행죄로 고발한 한심한 일을 봐도 김부선이 여전히 얼마나 힘들게 투쟁을 하고 있는지 알게 합니다.

 

어느 순간 김부선 이야기는 사라졌습니다. 난방비리에 대한 이야기 역시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하기만 합니다. 모든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바로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잊혀지는 것은 더 큰 비리와 문제를 만드는 이유가 될 뿐입니다.  

 

난방비리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무엇이 잘못인지를 명확하게 밝혀내지 않는다면 유사한 일은 무한 반복될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으니 말이지요. 세월호 참사가 일어 난지 벌써 반년이 지났지만 그 거대한 참사도 잊혀지고, 잊으라고 강요하는 분위기입니다.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고, 참사 직후 사회적 개혁이 일어날 것 처럼 이야기하던 호들갑은 그때뿐이었습니다.

 

여전히 이 사회는 안전불감증과 부도덕함으로 인해 유사한 지속되고 있고, 그런 반복은 결국 우리 모두가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신호이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김부선의 투쟁을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바로 잡을 수 있을 때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차가운 겨울이 다가오는 이때. 우리가 김부선의 투쟁을 잊지 않는다면 분명 유사한 비리로 인해 피해를 받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 우리 스스로 사회의 감시자가 되지 않으면 결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도덕함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우리는 결코 김부선을 잊어서는 안 될 겁니다. 사회 곳곳에서 외롭게 투쟁하는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그 문제들을 풀어야만 하는 이유를 그녀는 잘 보여주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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