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19. 10:54

매직아이 종영 이효리의 5개월, 김구라의 우리는 좋았다에 담긴 의미

이효리를 앞세운 예능인 '매직아이'가 방송 5개월 만에 종영되었습니다. 착한 예능이라 불리던 '심장이 뛴다'를 강제 폐지하고 내세운 '매직아이'이지만 전작보다 낮은 시청률로 초라함만 가득 남기고 종영되었습니다. 이효리의 예능 복귀가 반갑기는 했지만, 방송 자체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흔들린 상황에서 좋은 결과는 나올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매직아이'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들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시청자들이 알지 못했습니다.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를 다루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렇고 그런 예능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는 없습니다.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강제 폐지되었던 '심장이 뛴다'보다 못한 시청률의 늪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시청률을 이유로 공익적인 성향이 강했던 '심장이 뛴다'를 폐지시키고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를 선택한 SBS는 자신들이 얼마나 한심한지만을 증명한 셈이 되었습니다. 시청률이 최고의 미덕으로 여긴 그들에게 이 방송의 몰락은 처참할 정도입니다. 대중적인 관심사도 존재하지 않고 오직 이효리에 대한 이야기만이 나오는 방송은 더는 시청자를 위한 방송이 아니었습니다.

 

종영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도 김구라는 "우리는 재미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절반의 성공이라고 본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자신들은 즐거웠으니 시청자들과 상관없이 절반의 성공이라는 말은 참 무책임하게 다가옵니다. 매 주 엄청난 큰돈을 받으며 자신들만 재미있었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방송은 방송을 진행하는 자들을 위한 게 아닙니다. 방송국에서 엄청난 돈을 주면서 그들에게 원하는 것은 단순히 출연자들이 엄청난 돈을 받고 그들만 즐겁기를 바라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에 걸 맞는 성과를 내는 것이 그들의 책임이니 말이지요. 하지만 문제는 시청자들에게 보다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자신들만 즐거웠다는 말은 황당함으로 다가옵니다.

 

연예인들 신변잡기에 집착하고 그런 그들과 친분 쌓기 하듯 방송을 하며 자신은 재미있었으니 그만이라는 식은 무책임하게 다가오니 말입니다. 제작진과 출연진이 고되고 힘들어도 시청자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방송이 되는 것이 정상이고 당연한 일입니다.

 

일부 기사를 보면 '매직아이'가 다른 예능과 다른 탁월한 방송이었다고 찬사를 보내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 탁월함이라는 기준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변별성이라고 주장하는 '취향의 발견'으로 기존의 예능과 다르다고 주장한다면 시청자들을 능욕하는 일이 될 겁니다.

 

기본적으로 '매직아이'는 시작부터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한 예능이었습니다. 이효리라는 인물 하나에 집중하고 그녀의 복귀에만 집착한 방송이 제대로 시청자들과 교감을 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이효리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가 곧 '매직아이'의 생명력인데 그럴만한 동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효리를 여전히 응원하고 사랑하는 팬들은 많습니다.

 

이효리를 응원하는 팬들이 많다고 하지만 과거와 달리 대중적인 존재감이 약해진 그녀만을 믿고 보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좋은 예능은 준비가 철저해야만 합니다. 왜 시청자들이 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으면 깊을수록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지요. 그런 점에서 '매직아이'는 시청자들에 대한 고민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악의 한 수는 김구라를 스튜디오까지 불러 이효리 옆에 앉혔다는 사실입니다. 중복도 이런 중복이 없을 정도로 여기 저기 출연하며 비슷한 이미지를 팔고 있는 김구라를 데리고 새로운 예능을 꿈꾸었다는 것부터가 난센스였습니다. 여기에 김구라와 세트처럼 다가오는 문희준까지 어느새 자리를 잡고 앉아 신선함보다는 고루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김구라를 현재의 자리에 있게 한 일등공신인 문희준. 이런 둘의 조합은 과거에 이미 충격요법으로 존재했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다시 이효리와 함께 나와 방송을 하는 모습은 참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강한 여자로 알려진 문소리까지 가세하며 제법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자신들의 신변잡기와 어설픈 시사 이야기는 '매직아이'에 대한 공감대와 흥미성만 잃게 만들었습니다.

이효리가 예능 MC로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은 그나마 '매직아이'가 건진 최고의 수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심장이 뛴다'를 강제 폐지하면서 밀어붙였던 이효리 카드만이 바로 반절의 성공일 겁니다. 다시 한 번 확인되었지만 김구라에 대한 존재감은 점점 희석되고, 그의 등장자체가 비호감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사실 역시 '매직아이'는 다시 일깨워준 듯합니다.

 

'우리는 좋았다'이 말 속에 담겨 있는 한심한 프로의식은 '매직아이'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지 못한 이유일 겁니다. 시청자들이 원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와 다르게 그저 연예인 동료들 불러 신변잡기와 그들의 놀이 문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인 '매직아이'의 수명은 의외로 길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공익을 버리고 망한 SBS 화요일 11시 대에 주말에 방송되던 '룸메이트2'가 자리한다니 여전히 시청률 고전은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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