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6. 12:16

무한도전 우토로 역사 교과서보다 강렬했던 광복 70년의 현장

무한도전이 이번 방송에서도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아픈 역사의 한 자락을 강렬하게 끄집어냈습니다. 잊고 있었다는 말도 죄송할 정도로 아무것도 몰랐던 많은 시청자들에게 우토로 마을의 현실은 너무나 참혹하고 부끄럽고 미안했습니다. 

아프리카부터 남극과 가장 가까운 칠레까지 무한도전의 '배달의 무도'는 감동과 재미를 함께 실어 날랐습니다. 집밥의 소중함과 사랑을 담은 이들의 배달은 왜 우리가 무한도전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너무 멀어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소중한 가족들의 행복을 전달하는 무도 멤버들의 맹활약은 시청자들에게도 큰 감동이었습니다.

 

다른 멤버들과 달리 아시아에 당첨되어 행복해하던 하하는 공항에서도 의외의 상황에 행복했습니다. 물론 자신이 아닌 샤이니의 출국을 보러 온 팬들이지만 마치 자신을 위한 무대라도 되는 듯 즐거워하는 하하의 모습은 일본에 도착하면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목적지인 우토로에 들어서면서 웃음보다는 상황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내 한국인들의 거주지 중 하나인 우토로는 다른 곳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자위대 군부대와 근접한 그곳은 허름한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하하가 그곳을 찾은 것은 2년 후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올 해 91세인 강경란 할머니는 일본에 의해 강제 동원된 노동자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입니다. 8살의 어린 나이에 강제로 그곳으로 끌려간 부모를 따라 갔던 강경란 할머니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고향인 사천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가족이 모두 떠나온 고향에는 돌아갈 곳도 없었기 때문이지요. 고국으로 돌아갈 돈도 없이 강제 노동을 하며 기거하던 우토로에 터전을 잡고 살아야 했던 슬픈 역사는 처참할 정도였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1년 군 비행장을 짓기 위해 끌려왔던 그들은 전쟁이 끝난 후 그렇게 버려졌습니다. 강제 노동을 하면서 제대로 노동비도 받지 못한 채 버려진 그들은 우토로에서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에서는 그곳에 대한 그 어떤 지원도 하지 않았습니다.

 

수도 시설도 없어 우물에서 물을 길어 먹어야 했고, 비만 오면 낮은 지대인 그곳은 침수되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비행장을 짓기 위해 바닥을 깎아야 했고, 그렇게 낮아진 그곳에서 그들은 80년 가까이 살아왔습니다. 물이 넘쳐 화장실까지 범람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살아왔던 그들은 1989년 닛산이 주민들 몰래 땅을 매각하며 강제 퇴거될 상황에 놓였다고 합니다. 그들이 나서서 반발했지만 일본의 최고재판소는 닛산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2000년 강제 퇴거 명령이 법적으로 정해진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우토로 마을 살리기에 나섰습니다. 많은 사회 인사들과 국민들이 하나 되어 모금 운동에 나섰고, 당시 집권하고 있던 노무현 정부 역시 30억을 지원해 강제로 빼앗긴 땅 1/3을 다시 살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찾아내기는 했지만 그곳에 대한 지원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2년 후에는 그 곳을 다시 비워줘야 한다고 합니다.

 

대체 주거지로 옮기게 되기는 하지만 평생을 함께 살아왔던 우토로 마을 사람들은 결국 그곳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그곳을 고향 삼아 살았던 이들은 이제 완전히 우토로에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런 그들을 위해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정성스러운 음식을 준비하고 하하는 할머니들을 위한 스카프와 할아버지를 위한 모자까지 준비했습니다.

 

정성을 다해 식사를 준비하고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조금이라도 마음을 전달하려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입국 심사를 하는데 2시간이 걸렸다는 유재석은 뒤늦게 도착해 식혜를 대접하며 우토로의 현실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입국 심사를 2시간이나 하는 저의는 분명해 보입니다. 자신들의 정치적인 생각과 다르면 입국 거부까지 하는 현재의 일본을 생각해보면 유재석의 2시간은 그나마 다행이었으니 말이지요.

 

이제 곧 사라질 마을을 위해 무도는 우토로에 거주하는 마을 주민들의 추억을 담아냈습니다. 떠나야 하지만 떠날 수 없는 그들의 마음을 담은 사진. 가족의 추억을 위해 돌아가는 아버지와 어머니 사진을 들고 나온 우토로 주민들의 모습은 감동을 넘어 오열을 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강정란 할머니를 위해 동영상과 사진은 추억을 되살리게 했습니다. 이제는 가보려 해도 갈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동영상과 사진 속 고향을 바라보며 눈물을 훔치는 강정란 할머니의 모습은 광복 70주년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할머니의 이별을 해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 쉽게 발을 떼지 못하고 오열하던 유재석과 하하의 모습은 시청자들도 같았을 겁니다.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합니다. 너무 늦게 찾아왔습니다"고 말하는 유재석의 사죄는 그들을 방치한 대한민국 정부와 악랄한 일본이 해야 할 사과였습니다.

자신들을 잊지 않고 찾아주고 따뜻한 밥까지 준비한 그들을 위해 우토로 마을 분은 정성을 담은 도시락을 건넸습니다. 그 도시락을 이동하는 차량에서 먹으며 눈물을 억지로 참는 유재석의 모습에서 그 슬픔이 얼마나 강렬하게 이어지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과거를 잊은 국민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 이유는 우리가 바로 미래가 없는 국민들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친일파의 세상에서 우리의 역사는 왜곡되고 잊혀져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토로 마을은 우리에게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를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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