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1. 07:26

김태희의 고가 출연료와 현빈의 비교되는 무료 출연

'스타들의 가치를 증명해주는 것은 CF 숫자와 고가의 출연료이다.' 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우리 시대 스타 구별법은 무척이나 단순해요. 광고에 자주 나오는 이와 드라마와 영화 등에 출연하며 억 소리 나는 출연료를 받으면 그를 최고의 스타라고 부르고는 하지요.

회당 1억설 도는 김태희와 무료 출연한 현빈의 아름다움





김태희의 망가짐으로 <마이 프린세스>는 의외의 선전을 하며 MBC가 2년여 겪고 있는 수목 드라마 저주에서 풀려나고 있어요. 만화 같은 이야기에 엉뚱함으로 다가온 김태희의 힘은 방학을 맞이한 겨울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중이에요.

그동안 김태희에게서 볼 수 없었던 망가짐은 '마프'가 수목 드라마에서 선전할 수 있는 가장 큰 동력이었어요. 철저하게 식상한 이야기에 특별할 것 없는 내용에 볼 것이라고는 매회 의외의 변신을 보여주는 김태희가 전부였으니 말이에요. 

'마프'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김태희의 존재감과 2년여를 힘겹게 최악의 시청률에 빠져있어야 했던 MBC로서는 그녀가 영웅 잔 다르크 정도는 되어 보일 듯하네요. 어쩌면 그런 김태희이기도 회당 1억 원을 받는 다는 이야기에 큰 거부감을 안 보이는지도 모르지요.

이런 설을 뒷받침해주는 이야기를 한 건 다름 아닌 '마프' 외주 제작사 사장의 인터뷰였어요. 16부작 제작비 70억에 35억이 출연자들의 출연료라고 밝혔어요. 여기에 덧붙여 김태희와 송승헌을 위한 출연료가 20억 5천만 원이라는 충격적인 발언까지 이어졌지요. 그러며 단순히 한국 시장이 아닌 세계 시장을 생각한 지급이라는 자신만의 포부를 밝혔어요.

이를 취재한 기자는 큰 배포라고 기사를 썼고 당연히 논란이 일자 급히 20억 5천중에는 회당 출연하는 주요 배우들의 출연료까지 포함된 금액이라고 정정을 했어요. 그의 말대로라면 김태희와 송승헌은 회당 6천만 원이라는 엄청난 출연료를 챙기고 있다는 결론이었어요.

<아이리스>에서 이병헌이 회당 1억을 받았다고 하죠. 당시 김태희가 회당 1500만원+알파를 받았다고 하니 '마프'에서 6천이 넘는 금액에 많은 이들이 수긍하고 공격을 했던 이유이기도 하지요. 과연 그녀의 연기가 6천만 원의 가치를 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에는 역시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네요.

로맨틱 코미디에서 그 정도의 망가짐은 누구나 가능하고 충분히 인기 요인이 되지요. 물론 김태희라는 존재가 망가졌다는 것이 커다란 프리미엄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회당 6천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보여 지네요. 이후 논란을 걱정해 급히 수정해 두 주연배우의 출연료는 10억 5천이라고 정정하기는 했지만 3천에서 6천 사이의 회당 출연료를 받는 것은 분명해보이네요.

도저히 늘지 않는 송승헌의 연기는 사망 급이고 그나마 망가짐으로 자신의 주가를 근근하게 알리는 김태희의 재롱에 많은 이들은 박수를 보내지만 과연 그들이 투자대비 수익이라는 측면에서 적절한 결과를 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네요.

이런 어마어마한 금액을 받은 이들과 비교되는 스타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돋보이는 것 같아요. 현빈은 임수정과 출연한 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에 출연하며 출연료를 전혀 받지 않았어요. 둘 다 영화 출연료가 기본 억 소리 나는 배우들인 것을 생각해보면 그들의 결단은 대단하지요.

"배우 뿐 아니라 모든 스태프들 역시 노개런티로 이 영화에 함께하게 됐다. 모두들 영화를 사랑하는 같은 마음으로 동참했다"
"한국영화의 다양성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많은분들이 계시는데 제작환경이 좋아지고 있지 않아서 안타깝다. 그분들의 열정에 힘입어 참여하게 됐고,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참여할 것이다. 어느 때보다 행복하게 작업했다"


총 제작비 20억을 들인 이 영화에 그들이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어메이징한 이야기이지요. 그런 상황에서 그들은 한국 영화의 다양화와 발전을 위해 자신들의 몫을 모두 기부하며 출연을 감행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어요.

임수정은 출연료를 안 받는 것도 모자라 스테프들의 간식과 회식을 직접 챙기며 연출부 노릇까지 했다는 이야기에는 감동까지 받게 되지요. 현빈이 이야기를 했듯 무료로 출연한 게 대단한 것은 아니라는 이 남자의 대범함은 많은 이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도록 해요.

김태희가 회당 1억을 받는 게 나쁜 것은 아니라고 봐요. 자신의 가치만큼 평가를 받고 활동하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니 말이에요. 그런 당연함보다는 자본이 우선이 시대에 이를 역행하는 현빈과 임수정이 아름다운 이유는 특별함 때문이지요.

스타를 출연료로 측정한다면 현빈과 임수정은 무명 배우도 안 되는 존재였어요.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영화에 대한 열정과 그들에게 환호하는 대중들을 바라보면 그들은 이미 가장 돋보이는 별이었어요. 돈보다 열정이 돋보이는 영화였다는 현빈의 수줍은 고백은 그가 어떤 배우인지를 알게 해주네요.

상식적인 일을 하는 자신이 대단한 게 아니라는 현빈의 행동들은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하지 못하는 세상에서는 특별할 수밖에는 없네요. 무료로 출연하고 해병대에 지원하는 등 그가 보여주는 행동들이 자신이 생각했을 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인데 이를 바라보는 대중들이 너무 과도하게 평가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모습이 특별한 것은 전혀 그렇지 못한 환경에 익숙하기 때문이에요.

어디서나 빛이 나는 별은 방향을 잃은 여행자에게는 길잡이 노릇을 해준다고도 하지요. 그런 것처럼 현빈이 요즘 보여주는 모습은 누군가에게는 삶의 지침처럼 다가오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