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6. 09:13

무한도전 박명수 흉내 1인자 유재석의 존재감

이번 주 <무한도전 TV는 사랑을 싣고>는 지난주에 비해서는 조금은 아쉬웠네요. 아무래도 반복되는 패턴에 특별한 감흥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어요. 하지만 유재석의 존재감은 부족함을 채우고도 남을 정도로 풍족했네요.

유재석의 박명수 빙의 연기가 무도를 살렸다




추억 속 인물을 찾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던 <TV는 사랑을 싣고>는 한때 최고의 인기 방송이었어요. 유명 스타의 과거로 돌아가 그가 어떻게 살았었고 과거 친구와의 재회는 어떨까라는 기대감은 흥미로웠으니 말이에요.

이런 과거의 재미를 패러디한 무도의 'TV는 사랑을 싣고'도 많은 감동을 만들어주었어요. 정준하가 20여 년 전 삼수를 하던 시절 돈은 없고 배는 고프던 시절 중국집에서 음식을 먹고 그대로 도망쳤던 기억. 사죄를 하기 위해 찾아 나선 유재석의 활약과 이를 통해 찾아낸 중국집 주인은 마침내 정준하와 만남을 가지 게 되었어요.  

긴장하고 있다는 것이 그대로 드러나던 정준하에게 20여 년 만에 그의 앞에선 중국집 사장님은 '찾아줘서 고맙소'라는 말로 시청자들에게 까지 감동을 주기도 했어요. 돈 없던 시절 배고픈 아이들을 이해했던 중국집 사장님과 차마 찾아뵙지 못했던 정준하의 참회 등은 화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지요.

방송이후 직접 중국집 사장님이 운영하는 매장을 찾아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을 정도로 'TV는 사랑을 싣고'를 완벽하게 재현해냈지요. 이런 감동과 함께 아쉬움도 있었지요. 노홍철의 사심방송이 돋보였던 길의 첫사랑 찾기는 재미보다는 후폭풍이 아쉽게 다가왔어요.

일반인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사생활 침해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많은 문제를 야기 시키며 누구 잘못이냐는 근원적인 편 가르기가 이어지기도 했었죠. 일반인들을 그대로 공개한 제작진이 무조건 잘못이다 와 일반인이 등장했다고 무조건 신상에 집착하느냐 이는 모두 일부 네티즌의 문제다로 나뉘며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었죠.

지난주 이런 논란으로 시끄러워서 그런지 이번 주 방송은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문제가 되었던 일반인 여성도 길의 첫 사랑인 언니와 함께 스튜디오에 참가해 깨알 같은 재미를 안겨주기도 했어요. 이로서 누구 문제인지는 명확하게 정리가 된 셈이지요.

노홍철이 사심방송을 할 정도로 집착했던 그 여성은 스튜디오에 있던 꽃까지 급조해 사랑 고백을 했지만 퇴짜를 맞고 친구 하하까지 덩달아 고백하고 퇴자 맞는 상황 극은 재미있었네요. 원빈의 <아저씨>를 패러디한 '정형돈의 아저씨' 사람의 기억이 얼마나 편향되어져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가 될 듯하지요.

정형돈은 소소한 상황들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었지만 어린 소녀였던 주인공은 그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멋진 아저씨가 과연 정형돈인가라는 생각이 낯설음을 더욱 배가 시키는 상황이 곧 재미의 백미이기는 했지만 형돈으로서는 안타까운 재회가 아닐 수 없지요.

일곱 살이었던 그 어린 소녀와의 재회가 반가운 보다는 '친해지길 바래'로 변하는 상황은 그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상황이니 말이에요. 이런 조금은 아쉬운 무도에서 빛났던 것은 역시 유재석이었어요. 다시 한 번 박명수로 빙의된 유재석은 역시 최고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는 없었어요.

그 누구보다 명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재석의 재능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했지요. 명수의 첫 키스의 주인공 진이를 찾는 편에서 과거의 상황을 재현하는 모습은 유재석으로 인해 빅 웃음 전해주었어요. 말투하나 얼굴 표정 하나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재석으로 인해 웃지 않고는 볼 수 없는 상황은 연기를 하는 그들이나 시청자들이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조그마한 특징하나 놓치지 않고 그대로 재현한 재석으로 인해 항상 함께 생활하는 무도인들로서는 웃기지 않을 수 없었죠. 자신은 놓칠 수 있었던 특징들이 재석으로 인해 극대화되는 장면들은 주변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재미니 말이에요.

명수가 찾는 아니 명수는 싫지만 다른 모든 이들이 찾고 싶었던 진이 역을 소화해내며 재석과 뽀뽀까지 하는 장면은 주원이 오스카와 뽀뽀를 하는 장면과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흥미로운 키스 장면이었어요. 그 황홀한 표정까지 과하게 표현하는 재석으로 인해 빵 터질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지요.

유재석이 대단한 것은 진행 능력뿐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어떤 일이라도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에요. 명수가 된 재석은 철저하게 자신을 버리고 명수가 되어 웃음을 주기 위해 망가지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어요. 이런 재석의 모습은 밋밋할 수도 있는 무도를 흥미롭게 만들었지요.

정형돈의 원빈 흉내는 한계가 명확한 재현 극이었다면 유재석의 박명수 빙의는 완벽하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표정, 행동 하나하나가 리얼할 정도였어요. 이런 조그마한 차이는 결과적으로 완성도의 차이를 보여줄 수밖에는 없었어요. 정형돈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극에 최선을 다하기는 했지만 손발이 오글거리는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으니 말이에요.

다음 주 무한도전은 과거 몸 개그로 무도를 최고 시청률로 이끌었던 시절의 재현이 될 거 같아요. 스키 점프대에서 벌이는 그들의 활약이 어떤 재미로 다가올지 벌써부터 기대될 정도네요. 유재석의 완벽한 빙의 연기가 최고의 활약이었듯 다음 주 무도에서도 유재석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무척이나 궁금해지네요. 일인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님을 온 몸으로 보여주는 유재석은 역시 대단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