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7. 15:37

런닝맨 리지 실종은 누구의 책임인가?

유재석이 왜 최고인지를 잘 보여주는 <런닝맨>의 선전은 대단하네요. 15%를 넘어서며 무너진 SBS 예능을 되살리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중심을 잡고 있는 유재석의 능력에 에이스 송지효의 의외의 발견은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되곤 하지요.

사라진 리지, 퇴출인가 휴식인가?




사투리돌이라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며 예능의 다크호스로 올랐었던 리지의 활약은 많은 이들이 기대했었어요. 그런 기대에 부응하듯 여러 예능에 출연해 리지만의 캐릭터로 많은 웃음을 주었던 그녀는 자연스럽게 <런닝맨>의 일원이 되었어요.

첫 예능이었던 <해피 투게더3>에서 예능의 끼를 끄집어내 주었던 유재석이 진행하는 <런닝맨>에 출연하는 것은 당연해 보였어요. 그 어느 곳에서보다 자신을 돋보이게 만들 수 있는 예능은 바로 유재석이 함께 하는 공간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문제는 리지가 <런닝맨>에 고정으로 출연하면서 부터였어요. 고정으로 출연하기 전부터 리지의 분량이 점점 줄어들며 그녀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방송에서 드러나지 않으며 많은 팬들에게 아쉬움을 안겨주었어요.

기존의 멤버들과는 달리 새롭게 투입된 멤버들은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는 없어요. 어느 방송이나 그 방송의 분위기라는 것은 존재하고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배려와 때론 지속적인 관심이 주어지지 않으면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요.

더욱 예능 초보에 가까운 리지가 고정으로 첫 출연하며 시작과 함께 폭발적인 예능 감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는 과도함일 뿐이지요. 시작과 함께 같이 한 것도 아니고 중간에 투입된 것일수록 문제는 심각해 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지요.

송지효가 예상과는 달리 뛰어난 예능감과 승부욕으로 <런닝맨> 최고의 존재가 되면서 리지의 투입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었어요. 여성 멤버가 지효 혼자인 상황에서 균형을 맞춰줄 수 있는 리지의 등장은 균형과 함께 경쟁 구도를 강력하게 해 <런닝맨>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 것으로 기대되었어요.

현장에서는 어떤지 알 수 없지만 방송에서 보여 진 리지의 모습은 '병풍'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어요. 열심히 하는 듯한 모습과는 달리 방송에서는 그녀가 출연했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민망한 모습은 아쉬움으로 다가왔어요.

리지가 예능에서 생각보다는 잘 하지 못해서 일수도 있어요. 예능에서 고정이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는 많은 것들을 요구하기 때문이지요. 더욱 팀워크가 중요한 집단 체제에서 뜬금없어 보이는 리지의 등장은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나기만 했어요. 개인 능력 못지않게 팀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서로를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측면에서 <런닝맨>가 리지는 서로가 잘 맞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리지를 두고 보자면 소속사의 행보 역시 아쉬움으로 남아요. 리지가 애프터스쿨의 멤버임을 모르는 이들은 없죠. 그룹 안의 유닛인 오렌지 캬라멜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도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문제는 신곡을 내고 열심히 활동하던 오캬에게 제동을 건건 다름 아닌 애프터스쿨이었어요.

중독성 강한 노래로 여전한 오캬의 매력을 선보이던 그들이 갑자기 활동을 중지하고 애프터스쿨 활동에 참여하면서 2주 정도의 공백은 둘 모두에게 한계로 돌아왔어요.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나름의 틈새시장을 노렸던 그들로서는 어설픈 전략으로 둘 모두 실패로 끝나고 말았어요.

공존하기가 힘든 둘의 활동은 날개를 달 수 있었던 오캬마저 날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거리는 결과만 나왔기 때문이지요. 이런 활동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리지의 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는 없었어요. 고정으로 확실하게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런닝맨>에서도 문제가 생기며 오캬나 애프터스쿨 모두에게도 아쉬움으로 다가왔어요.

방송사의 잘못이냐 소속사의 잘못이냐를 따지기 전에 리지 본인의 예능 부적응을 탓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할거에요.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능력으로 예능에서 돋보이는 존재가 되는 이들이 진정한 고수이기 때문이지요.

설 연휴 특집에서도 리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은 했지만 정작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어요. 특유의 환한 미소와 쾌활한 모습들은 보기 좋았지만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지난 설 특집들에 등장한 그를 보면 알 수 있지요.

연기자로서 예능에 익숙하지 않았던 송지효가 게스트로 출연해 고정이 되고 이제는 <런닝맨>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에이스가 되었던 것을 리지도 배워야만 해요. 그녀가 어떤 방식과 마음가짐으로 예능에 임하느냐는 중요하니 말이에요. 

매사 최선을 다하고 주변에서 그녀를 완성시켜주는 과정을 통해 현재의 <런닝맨> 지효가 되었듯 리지 역시 자신의 능력과 함께 주변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는 없었어요. 지효는 가능했는데 리지는 그럴 수 없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는 없네요. 

4주 연속 특별한 공지 없이 보이지 않는 리지로 인해 궁금증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담당 피디는 애프터스쿨의 일본 활동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빠졌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일본 활동을 앞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다양한 방송에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런닝맨>에서만 아무런 고지 없이 출연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이지요.

언제나 러닝맨 식구라고며 방송을 하고 싶으면 방송에 참여해도 된다는 식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완만한 표현으로 리지가 <런닝맨>에서는 하차했다고 봐야겠지요. 자신들이 생각하는 수준이 아니기에 그만 출연하라는 말은 못하고 리지가 출연하겠다고 하지 않는 한 당분간은 부를 이유도 없다는 담당 피디의 발언은 리지가 더 이상 고정이라고 볼 수 없는 이유겠지요.

리지를 더 이상 <런닝맨>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은 아쉬움이지만 부족했던 부분들을 만회해 예능에서도 멋진 모습 보일 수 있는 리지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역시 가수라는 직업이 우선이기에 가수라는 본분에 보다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외의 방송 활동에서도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라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