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4. 16:25

이승기 하차 이유? 1박2일 하차 과연 욕먹을 일인가?

이승기의 <1박2일> 하차가 좀 더 구체화되며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네요. 일부에서는 현재의 이승기를 만들어준 <1박2일>을 배신하는 행위라고도 하고, 돈 벌만큼 번 이승기가 굳이 적은 돈을 받고 힘든 일을 할 이유가 있냐며 비난하기도 하네요. 과연 이승기의 하차는 욕먹을 짓인가요?

이승기의 1박2일 하차는 욕먹을 짓이 아니다




강호동을 제외한 그 누구라도 1박2일에서 하차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어요. 강호동을 제외한 이유는 강호동이라는 인물이 가지는 상징성이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기 때문이에요. 첫 시작부터 강호동의 1박2일이었기에 그가 빠진 <1박2일>은 제작진이나 시청자나 그 어느 쪽에서도 인정할 수 없을 테니 말이지요.

김C가 자진 하차하면 많은 이들은 아쉬워했어요. 물론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면서 많은 이들은 김C가 다시 합류하기를 바라기까지 했어요. 그럼에도 그의 의지를 존중하는 이유는 그가 하고자 하는 꿈을 응원하기 때문 일거에요.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그가 들어와 엄마 같은 포근함으로 강호동과 균형을 맞춰준다면 <1박2일>이 좀 더 완성도가 높아질 것임을 알고 있어요.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가 하고자 하는 음악에 대한 열정을 이해하는 것처럼 이승기의 이번 일본행도 즐겁게 받아들여야만 할 거라고 생각해요.

일부 언론에서는 별 볼일 없었던 이승기가 <1박2일>에 참여하고 국민 MC 강호동에 의해 현재의 이승기가 되었다는 논리를 펴기도 해요. 그런 이승기가 자신을 키워준 강호동과 <1박2일>을 버리고 떠나는 것은 배은망덕한 처사라고도 해요. 물론 일부 시청자들의 의견이라는 이유를 대기는 했지만 이는 기자의 의견을 보충하는 수준밖에는 안 되지요.

이런 기사와 달리 다른 기사에는 돈을 벌만큼 벌고 1,000억 원의 사나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이승기가 더 이상 힘들게 예능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그만 두려 한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해요. 보수 신문답게 거대한 방송사를 배신하는 일개 연예인을 폄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듬뿍 담긴 독설이 아닐 수 없지요.

이승기의 하차를 두고 이토록 오랜 시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이승기의 존재감이 크기 때문일 것에요. 만약 다른 이가 하차를 한다고 한다면 이토록 논란이 커질까 생각해보면 더욱 이승기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지요.

우선 제작진에서 강하게 '이승기의 하차는 있을 수 없다'고 하는 것만으로도 이승기가 <1박2일>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엿볼 수 있어요. 대체 가능한 스타가 들어서지 않는 한 이승기의 하차는 <1박2일>에 커다란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1박2일>에서는 지난해 MC몽이 퇴출당한 이후 추가 인원을 모색했어요. 그 주요 대상이 이상하게도 이승기와 이미지가 비슷한 인물이었다는 사실이 논란이 된 적이 있었지요. 가수로 시작해 연기까지 자신의 영역을 확장한 이승기와 같은 연예인들이 대상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과 팬들 사이에서는 중복되는 캐릭터는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첫 번째 거론되었지만 스케줄 문제로 섭외를 고사했던 윤계상은 이승기와 여러 부분에서 유사성을 보여주었지요. 기존의 멤버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여성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그의 모습은 이승기와 함께 하면 비슷한 이미지로 문제가 될 수도 있었어요.

윤계상이 고사한 이후 송창의가 물망에 올랐는데 그 역시 이승기처럼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이 역시 논란이 될 수밖에는 없었지요.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개그맨을 참여시켜야 전체적인 조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에서 이승기와 이미지가 겹치는 연예인을 섭외한 이유는 이승기의 대체 자를 물색했다고 볼 수 있어요. 

이는 이미 제작진과 이승기 측에서 하차를 염두에 둔 논의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점이기에 중요해요. 일부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1박2일>을 하차하는 이승기 측이 잘못이라고 하는 상황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조율을 해왔던 문제라면 이는 입장이 180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미 2011년 2월부터 일본 활동을 염두에 두고 일본 파트너 계약을 하고 <1박2일> 제작진들과도 구두 약속이 되어 있었다면 이는 이승기 측의 잘못이 아니라 제작진들의 잘못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에요. 새로운 멤버가 적응할 수 있는 시간까지 고려된 상황에서 새 멤버를 섭외하지 못한 것은 제작진들의 문제일 수밖에는 없어요. 

물론 MC몽의 퇴출로 인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고 새로운 멤버 영입이 힘겨운 상황에서 이승기의 일본행이 논란이 될 수는 있어요. 다섯 명이 겨우 조화를 이루며 여전한 <1박2일>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이승기가 빠진다면 MC 몽 퇴출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제작진들과 논의가 되었던 일이라면 이승기 측에서도 곤란한 상황이 아닐 수 없어요. 일본 활동을 위해 일본 기획사와 계약까지 하고 일본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스케줄까지 나온 상황에서 마냥 기다리며 일본 활동을 미룰 수는 없기 때문이에요. 

이승기의 하차는 어떤 기자의 의견처럼 수입에 비해 과도한 노동을 하기 싫어하기 때문은 아니에요. 자신에게 기회를 준 <1박2일>과 강호동을 배신하는 행위는 더더욱 아니에요. 누구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꿈이란 것은 존재하지요. 각자의 꿈은 모두 다를 수밖에는 없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꿈을 위해 달려가는 것을 탓할 수는 없어요.

이승기가 현재처럼 <1박2일>과 <강심장>에 출연하며 스케줄 조정해 연기자와 가수로 활동하면 지금의 인기를 그대로 유지하며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거에요. 국내 광고 시장에서도 2년 넘게 광고주가 뽑은 최고의 연예인으로 뽑힐 정도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그가 굳이 일본을 선택할 이유는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다 넓은 시장에 대한 도전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해요. 연예인으로서 국내 활동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넓은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도전하는 것은 당연할거에요. 이승기로서는 보장된 국내 프로그램을 버리면서까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일본 시장을 선택하는 것은 무모한 도전일 수밖에는 없어요.

일본에도 어느 정도의 팬층이 구축되어 있고 이승기 역시 몇 년 전부터 일본어를 열심히 배워왔기에 도전 자체가 힘겹지는 않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뚜껑을 열기 전과 직접 일본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후는 전혀 다를 수가 있어요.

승승장구하며 일본 시장마저 차지한 자랑스러운 이승기가 될 수도 있고 찻잔속의 태풍처럼 몇몇 일본인들의 사랑만 받은 채 초라하게 귀국할 수도 있을 거에요. 이승기로서도 이번 일본 진출은 모험일 수밖에는 없어요.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자신의 꿈을 쫓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려는 청년에게 든든한 지원은 하지 못할망정 일본 가기 전에 군대나 가라, 돈 좀 더 벌어보려고 일본 가느냐. 키워줬더니 좀 컸다고 배은망덕하게 떠나느냐는 등 비난만 일삼는 언론들과 일부 시청자들의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 프로그램에나 위기는 찾아오기 마련이에요. 그런 위기를 해쳐나가 최고가 되는 것도 그들의 몫일 수밖에는 없지요. 이미 오래 전부터 하차 논의가 되어왔고 시기만 남은 상황이었다면 이승기의 하차는 문제가 될 게 없어요. 다만 제작진이 대비할 시간도 없이 갑작스러운 하차 통보를 했다면 이승기는 당연하게 비난 받아 마땅해요. 하지만 긴밀하게 논의를 해왔던 일이라면 기분 좋게 이승기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줘야만 할거에요.

안락한 삶과 보장된 인기를 뒤로 하고 좀 더 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이승기에 중요한 것은 배신자 논리를 끄집어내며 비난하기 보다는 그의 쉽지 않은 도전에 힘이 될 수 있는 응원이 필요한 시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