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30. 08:12

박칼린 남격 합창단 거부가 대단한 이유

박칼린이 자신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주었던 <남자의 자격> 합창단2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네요. '남격'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합창단 시즌 2를 준비해왔고 이런 논의는 팬들 사이에서도 환호와 우려가 교차하기도 했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박칼린의 거부가 주목받는 이유가 뭘까요?

떠날 때를 아는 것은 아름답다




자신이 있어야 할 때와 떠나야 할 때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무척이나 힘겨운 일이에요. 천하의 김건모도 단 한 번의 실수로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것을 잃어버릴 정도로 선택이란 항상 양날의 검과도 같은 존재이지요. 지나간 일에 만약이라는 말은 무의미하기는 하지만 김건모가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했다면 <나는 가수다>는 상당히 매력적인 방송으로 자리 잡았을 거에요.

 

물론 최고 가수들의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은 만족했고 그런 마음들은 음원 공개 후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어졌어요. 음악전문방송들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가수다>는 그나마 진정한 가수들의 무대를 볼 수 있는 예능이라도 지켜지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바람이 아니었다면 예능 역사상 최악으로 낙인찍힐 뻔 했지요.

십여 년을 일반인과 전문가 모두 최고의 가수로 꼽았던 김건모가 탈락의 위기에 처했다는 것도 그랬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과 부추김 등 극적인 무언가를 원했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잘못된 선택은 무두를 실망시켜버렸어요.

2010년 <남자의 자격>은 합창단으로 화려하게 꽃을 피웠어요. 다양한 이들이 각자의 목소리로 하나의 노래를 부르는 과정은 감동 그 이상이었지요. 이를 통해 다양한 스타들이 탄생했고 그 중심에는 박칼린이라는 존재가 있었어요.

뮤지컬를 좋아하시는 이들에게는 박칼린이라는 존재가 남다를 수밖에는 없었겠지만 일반인들에게 그녀는 낯선 존재일 뿐이었어요. 한국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다양한 문화들을 모두 접하며 자란 그녀에게 음악이란 숙명이었을 지도 모르지요. 

일반인에게 낯설었던 그녀가 <남자의 자격>에서 진행한 '합창단'의 총 지휘를 맡으며 대중들에게 '박칼린 신드롬'이 일게 했어요. 그녀가 보여준 카리스마는 기존의 여성 지도자에게서 볼 수 없었던 강렬함이 있었어요.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그녀의 모습은 왜 그녀가 최고일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었지요. 

<남자의 자격>에 있어서 '합창단'은 중요한 터닝 포인트로 작용했어요. 만약 '합창단'이 없었다면 현재와 같은 인기를 얻었을 수 있었을까 란 생각이 들 정도로 '남격'으로서도 합창은 특별한 체험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이런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던 콘셉트를 이어가고 싶은 것은 제작진으로서는 당연한 일이었어요.

그리고 그 중심에 박칼린이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도 당연하지요. '합창단 시즌 2'를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당연하게도 박칼린의 입장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었어요. 그동안 공식적인 입장을 표하지 않았던 그녀는 최근 심사위원을 맡게 된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 제작 발표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어요.

"남격(합창단)2에 관한 얘기는 아직 듣지못했다. '코리아 갓 탤런트'는 오래전부터 준비했기 때문에 이것에 몰두 해야 한다"
"'남격(합창단)' 시즌 1을 통해 많은 사랑을 주셨다. 너무 고맙고 많은 것을 느꼈던 한 해였다. '남격2'에 대한 제안은 사실 없었고 하는 줄도 몰랐다. 지금은 이번 프로그램에 온 마음을 정성을 다해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격2'가 나온다면 그 아름다운 추억을 내가 한다기 보다 다른 분들이 바통 터치를 받아서 또 다른 색깔의 다른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진정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한 여름에 다 나눴고 더 좋은게 새로 나오리라 기대된다"

그녀는 명확하게 '남격 합창단 시즌 2'에 참여할 수 없다는 마음을 정했어요. 제작진에게 언급을 받은 적도 없었고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녀의 표현으로 '합창단 시즌2'는 힘들 것으로 보이지요. 기본적인 성공이 보장된 프로그램을 마다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기를 원하는 그녀의 선택은 환영받을 일이지요.


"박칼린 선생님과 관련해서는 노코멘트 하겠다"
"합창단 시즌2 제작이 논의중인 것은 맞다. 최근 새멤버 투입 등 일정이 빡빡해 진행이 더딘 것은 사실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잡힌 것은 없다. 조만간 본격 주친될 것"
"사실상 박칼린 감독이 합류하지 않는다면 시즌2 의미가 없다. 최대한 함께 합류하는 쪽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

'남격' 담당 피디는 박칼린과 관련된 이야기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어요. '합창단 시즌 2'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 실체를 드러내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네요. 예능국장의 입장은 현장 피디와는 달리, 박칼린 감독이 합류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표현으로 그녀에 대해 다시 한 번 합류를 독려하려고 하네요.

박칼린의 이야기처럼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고 다른 이에게 기회를 줌으로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는 '합창단 시즌 2'가 되기를 바라네요. 집요함으로 그녀를 흔들어 어쩔 수 없이 '합창단 시즌2'의 감독으로 함께 하게 한다면 득보다는 실이 더욱 많을 듯하지요.

박칼린 역시 자신이 밝힌 것처럼 과거의 성과를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고 다른 이들이 만드는 새로운 '합창단'을 즐겁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네요.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자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하듯 주춤거리고 뒤돌아보는 것만큼 추한 모습은 없을 테니 말이지요.

각 개인의 삶을 통해서 봐도 박칼린의 선택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쉽게 알 수 있지요.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된 상황에서 과감하게 거부하고 새로운 가치를 찾아 떠나는 그녀의 모습은 진정 최고네요.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녀가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