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14. 13:01

원더걸스 MR제거 논란, 예정된 수순이었다?

원더걸스가 오랜만에 국내 복귀를 알리며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MR제거 영상은 충격이었네요. 전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도 힘든 거친 숨소리에 범벅이 된 노래는 노래라고 부를 수도 없을 정도였어요. 이런 영상을 보고 옹호하는 측과 비난하는 측이 나뉘며 공방을 벌이는 상황에서 문제의 핵심은 과데 포장된 원걸에 있을 듯하네요.

타이밍도 못 맞추고 논란의 중심에 선 원걸 아쉽다




원걸은 한 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걸 그룹이었어요. 소녀시대와 쌍벽을 이루며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그들이 소시와는 너무 다른 행보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욱 크네요. 소시가 더욱 강력한 팀워크를 자랑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젠 낯설어 보이기까지 하는 원걸의 모습은 극과 극을 보는 듯하네요.

 

가장 화려하던 시점 미국 진출을 목표로 국내 활동을 접고 미국으로 향했던 그들의 복귀는 금의환향은 아니었네요. 그녀들에 대한 기대 심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미 한 물간 퇴물이라고까지 비하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급격하게 변하는 시장에서 그녀들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라는 것이 그리 넓지는 않았기 때문이에요.

아이돌 팬덤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고 할 정도로 자신 스타들을 보호하고 아끼는 모습들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단한데 원걸이 돌아온다고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이들은 그녀들을 복귀를 학수고대했던 팬들을 제외하고는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움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여기에 프로듀서를 한 박진영에 대한 반발은 그녀들의 복귀를 아쉽게 했어요. 어느 때나 다름없이 과한 칭찬을 하는 박진영의 모습이 프로듀서의 입장에서는 당연하지만 일반 대중들에게는 자화자찬으로 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더욱 원걸을 좋아하다 등을 진 이들의 대부분은 박진영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라는 점에서 그의 과도한 칭찬은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 이번 앨범 발매에도 고스란히 담겨졌네요.  

"선예야, 예은아 '두고두고' 계속 반복해서 듣고있어. 정말 잘 불렀어. 2년 전에 써놓고 내 맘에 들게 부르는 가수가 없을 것 같아 아무도 안주고 있던 곡을 자신있게 뺏어가더니 작곡가를 행복하게 해주는구나. 짜식들…진짜…예쁜 놈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칭찬은 자연스럽게 '어디 보자'는 식의 반발로 이어졌어요. 이런 반감은 자연스럽게 안티 그룹들을 형성하게 만들 수밖에는 없었지요. 자신의 스타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아끼는 스타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인 이들까지도 다시 돌아온 원걸에 우호적일 수는 없었지요. 마치 연합 전술을 펴듯 그들은 공공의 적처럼 여겨지며 비난의 화살을 받아야 한다는 것 역시 어쩌면 원걸의 숙명이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일 KBS '연애가 중계'를 통해 공개된 MR 제거 영상은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어요. 도대체 뭐가 발전했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기괴한 노래는 경악스러운 수준이었으니 말이에요. MR 제거가 처음도 아니고 거의 대부분의 가수들이 앨범을 내고 활동을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것이 MR 제거라는 점에서 이는 특별한 것도 아니었어요. 물론 다른 가수들과 함께 묶어 라이브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기사가 아닌 원걸 단독으로 다룬 것이었다는 논란이 될 수밖에는 없었을 거에요.

하지만 문제는 원걸이 과연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혹은 박진영이 그렇게 찬사를 보낼 정도로 실력을 갖춘 걸 그룹이냐는 문제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MR제거 영상이 부당하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대중들은 원걸이 과거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발전하지 못한 그룹이라는 확인을 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나 가치를 가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지요. 흑인 음악을 지향하는 JYP이지만 원걸은 복고 이미지를 바탕으로 이지 팝을 부르는 걸 그룹일 뿐이었지요. 이를 과대 포장하는 과정과 실제 실력의 차이가 너무 크게 난다는 점에서 비난이 더욱 거센 이유 일거에요.

숨기고 싶은 치부가 드러난 것 같은 MR 제거 영상이 원걸 팬들에게는 당혹스럽고 황당한 일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역시 숨길 수 없는 사실이라는 점에서 그저 분노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이미 MR 제거를 통해 노래 잘 하는 이들과 못 하는 이들이 극명하게 나뉘고 있는 상황에서 원걸만이 보호되어야 할 존재들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개인적으로도 원걸이 좀 더 성숙되고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돌아오기를 바랐지만 그녀들의 모습은 그리 신선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았어요. 과거의 원걸을 다시 국내 무대에서 볼 수 있었다는 반가움은 들었지만 여전히 과거의 원걸에서 달라진 것 없어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아쉽기만 했네요. 최근 다른 걸 그룹들과 비교해봤을 때 과연 그들이 그들을 능가하는 수준인가라는 생각을 해보면 쉽게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원걸의 한계는 명확해지는 듯하네요.

원걸은 더 이상 과거 귀여움을 앞세워 대중들을 사로잡던 시절의 모습은 아니에요. 반복적이고 단순한 안무를 무기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기에는 시간이 많이 흘렀고, 실력 있는 그룹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시장에서 그들에게도 안전지대는 더 이상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거에요.

원걸 MR 제거 영상에 대해 방송을 한 방송국에 비난을 하기보다, 사전에 충실하게 준비를 하지 못한 원걸을 비판해야만 할 거에요. 미국 진출을 노리고 오랜 시간 미국에서 생활하며 음악적 진보가 없었다면 많은 안티들이 이야기를 하듯 그들의 미국행은 완벽한 실패라도 밖에는 볼 수 없기 때문이에요. 지금이라도 좀 더 연습해서 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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