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 투허츠 이승기 날라리 연기 윤제문의 등장도 두렵지 않았다

이승기가 과연 어떤 연기를 보여줄까 궁금했던 이들에게는 만족스러운 시작이었을 듯하네요. 입헌군주제라는 설정에서 왕제로 살아가는 인물을 그린 '더킹 투허츠'는 이승기와 하지원이 주연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시작 전부터 화제였지요. 하지원이야 이미 완성형 연기자라는 점에서 이견은 없었지만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이승기가 어떤 연기를 보여주느냐는 중요했어요. 

이승기 능글거림과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방송이 되기 전에 나온 내용만 보면 과연 어떤 재미를 줄지 의아스러웠지만 뚜껑이 열린 '더킹 투허츠'는 의외로 탄탄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고 있네요. 물론 이 중심에 이승기가 존재한다는 사실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요. 북한 장교와 남한 왕제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남과 북의 화해와 평화를 방해하는 집단들과 벌이는 싸움을 다루고 있는 이 드라마는 첫 회부터 대박이었어요. 

1, 2회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와 상황들을 전달하는 것이 기본이기에 그들이 과연 어떤 존재들인지 파악하는 것이 드라마를 보는데 중요하지요. 단연 돋보였던 존재는 역시 이승기였어요. 함께 출연하는 쟁쟁한 배우들과 비교하면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이승기는 그들에게는 연기에 관해서는 막내나 다름없는 존재였어요. 하지만 단순히 연기만 전념하지 않는다고 그를 함부로 폄하할 수 없는 이유는 그의 연기가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왕제라는 운명을 타고난 이재하를 연기하는 이승기는 완벽하게 그에게 빙의된 연기를 선보이고 있어요. 뻰질거리고 눈치 빠른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마치 이승기 본인의 성격이라도 되는 듯 능숙하게 보여주는 과정에서는 조금의 이질감도 생기지 않았지요. 더욱 하지원이라는 절대 강자와 만들어내는 호흡 역시 최강이었어요. 최고 배우들과 연기를 해왔던 베테랑 연기자인 하지원과 함께 등장하는 장면들에서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특유의 깐죽으로 오히려 하지원을 기죽이는 장면들은 이승기의 색다른 모습들을 경험하게 하지요.  

왕족으로 태어나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충실하기만 한 이재하는 형인 왕 재강과는 너무 다르지요. 천방지축에 아무런 고민 없이 그저 즐기는 삶을 사는 그의 모습에는 한량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릴 존재감이었지요. 한없이 가벼우면서도 왕족의 품위를 지키는 결코 쉽지 않은 역할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는 이승기의 연기는 이젠 완숙 단계로 넘어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했어요. 

아직 무게감 넘치는 연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다가오기는 하지요. 그동안 그가 출연했던 드라마를 보면 대부분 로맨틱 코미디였다는 점에서 그가 심각한 연기를 하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는 해요.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이런 심각한 연기 역시 소화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이승기 본인에게는 보다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되지요. 

뺀질거리기만 하고 현실의 문제를 골치아파하며 상관하지 않던 그가 변화해가는 과정은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지요. 백치 글래머를 졸아하는 철부지 왕제가 듬직한 한 여자의 남자이자 국가의 왕제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이승기의 역할은 무척이나 중요해요. 더욱 로코의 여왕인 하지원과 연기력 지존으로 평가받고 있는 윤제문과 직접 연기 대결을 벌여야 한다는 점은 이승기에게는 부담이자 중요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특별하지요. 

대 선배와 함께 연기를 하면서 그들에게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축복과도 같기 때문이에요. 여기에 이순재와 윤여정 등이 함께 한다는 점은 배우 이승기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지요. 한없이 가벼운 존재로 등장해 항아에게 겁먹더니 역전 상황이 되니 그녀를 놀리기에 정신이 없는 재하의 모습은 흥미롭기만 했지요. 이런 과정을 능숙하게 보여준 이승기의 모습에는 국민 남동생으로 불릴 만큼 반듯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요. 철저하게 극중 재하의 모습만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승기의 연기력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는 없지요.

2회에서 악의 중심인 윤제문이 등장하며 드라마는 더욱 흥미롭게 전개되기 시작했어요. 거대한 방산 업체 사장이 되기 위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등장한 그의 모습은 '뿌리깊은 나무'에서 보여준 악역을 넘어서는 독특함으로 다가왔어요. 사이코패스 연기를 아주 능숙하게 보여주는 윤제문을 보면서 '역시!'라는 감탄사를 흘릴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그의 등장은 '더킹 투허츠'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지요.

윤제문의 등장으로 인해 균형이 깨지는 것은 아닐까란 의구심도 들었지만 의외로 이승기의 탄탄한 연기는 균형을 맞출 수 있게 해주었어요. 첫 회부터 안정된 연기를 보여준 이승기는 윤제문이 등장한 상황에서도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이후 본격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그들의 연기 대결을 더욱 기대하게 했네요.

탁월한 두뇌를 가진 날라리 왕제에서 국가의 명운을 짊어진 중요한 존재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능숙하게 연기해가고 있는 이승기. 언제부터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이승기는 하지원이나 윤제문 등 최고의 연기자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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