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3. 10:06

옥탑방 왕세자 진지함과 코믹을 종횡 무진하는 박유천의 연기 대박이다

박유천의 존재감이 그 어느 것보다 강렬한 '옥탑방 왕세자'는 첫 회에 이어 2회에서도 츄리닝 패션 하나만으로도 모두를 올 킬시킨 박유천이라는 존재감으로 채워졌네요. 빈의 죽음의 원인을 알기 위해 노력하다 300년 후의 세상으로 오게된 그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황당한 상황들을 코믹과 진지함으로 담아내고 있는 박유천의 연기력은 다시 한 번 검증을 받고 있는 셈이네요.

츄리닝마저 매력적인 박유천 코믹 연기도 지존이었다




박하의 옥탑방으로 타임 슬립을 한 이각과 삼복 3인의 등장은 서로 황당할 따름이지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서로 믿을 수 없어 하는 것은 당연했어요. 옥탑방에서 나와 서울 도심을 바라보며 경악해 하는 이각과 삼복 3인방의 표정과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환자 정도로 생각하는 박하의 모습은 이 드라마가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박하의 입장에서 보자면 말도 안 되는 복장과 어투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이들의 모습이 정상으로 보일 리가 없었지요. 물론 이각과 삼복 3인의 입장에서도 박하를 비롯한 자신이 보고 있는 상황들 모두가 정상일 수가 없었어요. 좀 전까지만 해도 조선의 왕세자였던 그가 알 수 없는 적에게 쫓겨 이상한 곳으로 오기는 했지만 이런 전체적인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당황스럽기만 하지요.

이 과정에서 보여 지는 황당한 상황은 '옥왕'의 재미를 극대화해주는 과정이지요. 너무나 진지해서 웃길 수밖에 없는 상황들은 그 어떤 코미디보다 흥미로운 상황극의 연속이었어요. 처음 보는 차와 그런 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 차로 가득한 서울 시내는 그들에게는 끔찍한 지옥도나 다름없었을 거에요. 이런 상황에서 연속해서 접할 수밖에 없는 경찰과 벌이는 엉뚱한 상황극은 결과적으로 박하와의 만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지요. 

이 진지해서 더욱 황당하기만 한 상황극의 백미는 역시나 가장 근엄해야만 하는 왕세자인 박유천의 연기였어요. 감히 누구도 함부로 근접하기도 힘든 위엄 있는 존재가 현실 세계로 와서는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전락해버린 상황 자체가 흥미로웠지요. 

낯선 거리를 떠돌다 편의점 앞에서 라면을 먹고 있는 여학생들을 보며 군침을 흘리는 왕세자와 무조건 자신에게 먹을 것을 달라는 그에게 황당해 하며 "헐"이라고 외치는 종업원에게 "헐값이 아니라~"라고 말하는 모습은 그의 답답함이 잘 드러났지요. 난생처음 경찰서 구치소에 갇힌 그들이 국밥을 먹고 있는 형사의 모습을 보고 모두 함께 군침을 흘리는 모습은 그저 만화의 한 장면 같았지요.

우여곡절 끝에 박하의 옥탑방으로 돌아와 그녀가 해준 오무라이스를 허겁지겁 먹는 그들의 모습은 코믹이 무엇인지를 그대로 보여주었지요. 물통을 처음 접해본 이들이 열기 위해 낑낑거리는 모습이나 현대 시점에 과거 조선 시대의 말투를 그대로 사용하는 박유천의 진지한 모습은 그래서 더욱 흥미롭기만 했네요. 


TV를 본 적도 없던 그들이 '활'이라는 영화에서 나온 활이 날아오는 장면에 기겁해 TV를 파괴하고 난장을 만들어 버리고 궁지에 몰려서도 박하의 호통에 당당하게(그녀에게는 뻔뻔한) 고개를 바짝 들고 어떻게 해줘야 되겠느냐고 말하는 그들이 형형색색 츄리닝으로 갈아입은 모습은 압권이었지요. 

왕의 어의를 입었을 때 근엄하게 보였던 박유천이 빨간색 츄리닝을 입고서도 그 위엄이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면 대단하지요. 긴 머리에 형형색색 츄리닝을 입고 박하에게 노동력을 요구당하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만화를 보는 듯했어요. 형형색색 츄리닝을 입고 줄맞춰서 행진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재미를 찾을 수 없다면 그게 이상할 정도니 말이지요.

빈과 닮은 박하의 언니인 세나를 발견하고 급하게 쫓아가다 유리문에 부딛쳐 쓰러지는 박유천과 잠 못 드는 밤 옥탑에서 박하와 소주에 생크림 안주를 나눠 마시는 장면은 최고의 커플로 꼽아도 좋을 정도로 잘 어울렸어요. 소주와 생크림의 조화가 생경하지만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과거에서 온 이각으로서는 생전 처음 접해보는 생크림이 황당했을 거에요. 그럼에도 현대적인 맛들에 쉽게 친해지는 그가 입 안 가득 생크림을 물고 있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했네요. 만원 지폐를 보면서 "전하"를 외치며 절을 하는 모습이나 생전 처음보는 상황들에 당황해하는 이각과 삼복 3인의 모습은 좌충우돌 흥미로운 모습의 전형이었어요.

자신과 인연을 끊자고 이야기 하던 언니 세나와 관계를 알지 못하고 언니의 부탁을 들어달라는 엄마의 전화를 받은 박하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데리고 재벌가의 집으로 향하지요. 현실에서 이각의 모습을 하고 살아가는 이의 집에 들어서 운명처럼 자신의 사진을 보고 기겁하는 이각과 그런 그를 발견하고 행복해하는 할머니로 인해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지요. 

엄청난 부를 물려받기 위해 태용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태무는 몇 년 만에 갑자기 살아 돌아온 이각의 모습을 보고 당황하는 모습에서 이후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지 기대하게 했지요. 억척배기로 등장해 멋지고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한지민과 악역을 멋지게 소화하고 있는 정유미의 모습도 정겨웠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맞이하는 상황에서 또 어떤 황당하고 재미있는 일이 이어질지 예측도 힘드네요. 웬만한 시트콤 이상으로 재미있는 '옥탑방 왕세자'는 이제 부터 시작이지요. 박유천의 천의 얼굴과 농익은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 시작한 '옥탑방 왕세자'는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더킹 투허츠'를 위협하는 강력한 존재로 자리 잡았네요. 그 중심에 박유천이 있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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