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13. 09:02

닥터진 사랑하는 이를 위해 죽음을 택한 김재중, 남긴 것은 무엇인가?

해피엔딩으로 끝난 <닥터진>에서 가장 슬픈 사랑을 해야만 했던 경탁.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이 사랑했던 유일한 존재인 영래를 위해 죽음을 감수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아버지의 죽음에 뜨거운 눈물로 시청자들마저 울컥하게 했던 경탁이 죽는 순간까지도 영래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장면은 그의 존재가치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김재중, 그는 이제 배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국내에서 두 번째 드라마에 출연한 김재중에게 <닥터진>은 중요한 작품으로 남을 듯합니다. 결코 쉽지 않은 사극에 도전한 것도 그렇지만, 이 작품을 통해 진정한 연기자로 인정을 받았으니 말입니다. 일본에서 먼저 드라마 데뷔를 하고 국내에서는 <보스를 지켜라>를 통해 처음 선보였던 김재중의 연기는 <닥터진>을 통해 완숙해진 모습으로 변모했습니다.

 

송승헌과 이범수, 박민영과 이소연, 진이한과 김응수 등 쟁쟁한 선배 연기자들과 연기를 해야만 했던 김재중으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연기였을 듯합니다. 젊은 배우들이야 그만그만하다고 하지만 연기만으로 평생을 살아왔던 중견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보스를 지켜라>에서는 지성과 최강희, 왕지혜라는 젊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더욱 현대극이라는 점과 정통 연기라기보다는 코믹에 가까운 이야기였다는 점에서 차라리 적응하기는 더욱 쉬웠을 듯합니다. 조금은 과장된 연기를 해도 극의 흐름상 충분히 이해될 수도 있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사극이란 결코 만만한 연기가 아니지요.

 

많은 배우들이 사극을 힘겨워하는 이유가 단순히 분장이 많고 대사가 익숙하지 않아서는 아니에요. 사극에 맞는 연기 톤과 절도 있는 연기력이 생명이라는 점에서 쉽게 연기에 도전하기 쉽지 않다고 하지요. 그런 점에서 김재중의 사극 도전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어요.

 

우선 외모가 너무 도시적이라는 점에서 사극에 과연 어울릴까라는 이야기들도 많았지만 첫 회부터 종사관으로서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며 그런 우려를 종식시켰지요. 극 초반 조금은 과한 듯한 모습으로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완벽하게 김경탁에 빙의된 연기를 펼치기 시작한 김재중에게 사극은 힘겨운 도전은 아니었습니다.

 

귀족 집안의 아들이기는 하지만 서출이라는 사회적 약점은 그를 힘들게 만들었지요. 어린 시절부터 따돌림을 받았던 그를 같은 인간으로 인정해준 고마운 존재들인 영휘와 영래 남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그들에게 깊은 우정과 사랑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했어요. 그리고 그들의 집안에 몰락한 상황에서도 영래를 자신의 부인으로 삼으려는 노력은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했지요.

 

그녀의 대한 사랑과 함께 몰락한 양반 가문의 힘겨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경탁은 세도가 집안의 며느리로 다시 안정된 삶을 살게 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기도 했지요. 물론 현대에서 갑자기 과거로 돌아간 진혁으로 인해 모든 것을 틀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경탁은 영래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 상황까지 되고 말았지요.  역사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경탁의 죽음은 어느 정도 예견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역사 속 실존 인물을 함부로 다룰 수 없다는 점에서 경탁은 <닥터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존재였다는 점에서 중요했어요.

경탁이라는 인물이 등장해 좀 더 세밀한 이야기들이 만들어질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극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닥터진>에 경탁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어쩔 뻔 했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더욱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타인에게 건네줘야만 하는 슬픈 운명을 연기하는 그는 속으로 삭히고 밖으로 표출하며 감정 연기를 하는 모습은 대단함으로 다가왔어요.

 

<닥터진>은 주인공인 진혁이 위기상황에서 현대로 돌아가 죽은 줄 알았던 미나를 다시 살려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로 마무리되었어요. 어느 정도 예정된 해피엔딩이라 특별한 감흥을 얻어내기는 힘든 결말이었어요. 더욱 연장을 하면서까지 무엇을 보여주려고 했는지 모호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큰 감흥이나 매력으로 다가온 드라마는 아니었지요.

 

하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김재중이라는 아이돌 출신 배우가 확실하게 연기자로 이름을 세길 수 있었다는 점은 중요하지요. 아이돌 출신으로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 단점을 부단한 노력으로 채워나갔다는 점은 중요하지요. 촬영하는 세 달 동안 집에 들어간 횟수가 채 10일이 안 된다는 점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닥터진>에 집중했는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대단한 연기력을 가진 김응수와 많은 장면을 소화해야만 했다는 점에서 김재중의 부담은 더욱 컸을 듯합니다. 이미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기력을 선보인 그와 호흡을 맞추고 연기를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김응수의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은 김재중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잘 드러난 대목이었습니다. 

춘홍으로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이소연 역시 왜 많은 이들이 김재중을 좋아하는지 연기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고백할 정도로 김재중에게 <닥터진>은 소중한 작품으로 기억될 듯합니다. 베테랑 연기자들에게도 쉽지 않은 사극에 도전을 했고, 이를 통해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었다는 점은 이후 연기에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연기에 최고의 연기력을 보이는 대선배들과 함께 호흡하며 연기가 무엇인지 스스로 체득할 수 있었다는 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성과였을 듯합니다.

 

극중에서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과감하게 죽음을 선택한 김경탁이지만 현실에서는 연기마저 완벽해지는 김재중이 되어버렸습니다. 이후 영화 촬영도 예정되어 있는 김재중이 얼마나 성장한 연기자로 관객들과 다시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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