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피우고, 도박에 빠져 가정을 버렸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죽을 정도로 미워서 인연을 끊어버린 딸. 뒤늦게 개과천선해 딸의 행복을 비는 아버지의 모습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물론 과거의 잘못이 그저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동정을 받을 수는 없을 겁니다.
자신의 가정을 속이고 부잣집 남자와 결혼한 딸. 그런 딸의 결혼식을 몰래 훔쳐보며 남몰래 오열해야만 했던 아버지의 뒤늦은 부정은 당연히 존중받아야만 할 것입니다. 비록 서영이가 아버지를 부정할 정도로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는 하지만 부정마저 버린 파렴치한은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더욱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고 있는 아버지는 당연히 존중받아야 할 존재입니다.
무조건적인 내리사랑을 보이는 천호진, 진정한 감동 배우이다
11회에서 홀로 등산을 가는 이유가 드러났지요. 매주 정해진 요일에 홀로 등산을 떠나는 이유가 바로 딸 서영이를 멀리서나마 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기 때문이지요. 도박에 미쳐 딸의 수업료까지 날렸던 아버지. 힘겨운 삶을 더욱 힘겹게 했던 부실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로 인해 힘겨운 삶을 살아야만 했던 서영의 분노는 당연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계급이 정해지는 사회에서 자신의 노력으로 그 계급을 넘어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요.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위험한 아르바이트도 해야 했고, 누구보다 공부에 집작해야만 했던 서영이. 그런 서영이에게 아버지 삼재는 항상 미안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IMF이후 몰락한 가장으로 자신의 잘못보다는 사회를 탓하며 스스로 자멸했던 아버지 삼재.
그런 삼재의 자리를 채워내며 두 아이를 키워낸 어머니는 갑작스러운 심장병을 앓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다 사망하고 맙니다. 그 죽음은 아버지 삼재와 딸 서영을 영원히 멀어지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습니다. 이미 극단적으로 틀어진 관계는 자신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어머니의 죽음으로 폭발하게 된 것이지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새로운 사람이 되어 살아가는 삼재이지만 쉽게 딸에게 다가설 수는 없습니다. 자신이 좀 만 잘났다면 큰일을 하고도 남았을 딸 서영과 아들 상우. 이들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줄 수 있다는 삼재의 부정은 부인의 죽음 이후 제대로 살아나기 시작했네요. 딸이 시집을 가는 장면을 몰래 지켜보며 화장실에서 소리를 참아내며 통곡을 해야만 했던 자신을 되돌아보는 삼재는 슬프기만 합니다.
딸이 자신을 부정하고 모든 것을 속인 채 결혼을 하는 상황도 그리고 자신을 찾지 않는 것도 삼재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고, 그런 잘못으로 인해 틀어진 관계를 다시 딸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IMF 실직 후 모든 잘못을 사회 탓으로 돌린 채 방탕하게 살았던 과거, 분노만이 존재한 채 가족을 멀리했던 삼재에게는 어쩌면 이런 현실이 자신의 과오 때문에 만들어진 업보라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서영과 달리, 자신의 환경을 탓하지 않고 밝게 자란 아들 상우. 이제는 어엿한 의사가 되어 여자 친구를 소개하겠다고 합니다. 의대를 졸업하고 레지던트 2년 차인 상우가 자신의 여자 친구를 집으로 데려오겠다는 말에 누구보다 기쁜 삼재는 세상을 모두 가진 듯 행복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 여자 친구가 다름 아닌 서영의 남편 동생이라는 사실은 그들을 슬프게 만들 수밖에는 없지요.
상우를 사랑하는 미경은 자신의 재벌 딸임을 숨긴 채 만남을 가져갑니다. 자신이 위너스 그룹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조바심이 나면서도 자신에게 찾아온 사랑을 거부하지 못하는 미경. 하지만 그들은 맺어질 수 없는 운명이라는 점에서 안타깝기만 합니다. 미경의 첫사랑인 경호의 등장은 곧 이들의 사랑에 균열을 만들어내고 서영과도 엮이게 되면서 슬픈 사랑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자신을 숨긴 채 새로운 삶을 살아가던 서영은 점점 자신을 알아보는 이들과 마주하며 위기를 맞을 수밖에는 없게 됩니다. 자신이 맡은 사건을 통해 아버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된 그녀에게 이런 변화는 깊은 고민과 선택을 강요하게 되겠지요.
딸과 관련된 기사를 모두 모아두는 아버지 삼재는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아침 일찍 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딸이 자신 때문에 시댁에서 쫓겨나는 꿈은 삼재를 불안하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아무리 갚아도 끝이 없을 것 같은 딸에 대한 사랑은 결국 사건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아침 운동을 하러 나온 사위가 교통사고 위기에 처한 순간 몸을 던져 대신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지요. 운명처럼 사위의 목숨을 살려낸 아버지 삼재. 필연적으로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삼재와 서영의 모습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상황들을 만들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세 집안을 통해 아버지의 역할과 부모와 자식의 관계들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는 '내딸 서영이'는 삼재 역할로 등장한 천호진의 탁월한 연기력으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네요. 딸의 결혼식에 당당하게 손을 잡고 들어서지도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며 오열을 하던 아버지.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며 멀리서 딸의 행복에 감사하던 아버지가 사위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던져버리는 장면은 뭉클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틀어졌던 아버지 삼재와 딸 서영이 어떻게 화해하고 서로를 사랑하게 될지 궁금해지는 '내딸 서영이'는 흥미롭기만 하네요. 천호진의 탁월한 연기가 연일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은 그의 연기가 우리 아버지의 모습과 너무 닮았기 때문일 겁니다. 작아지고 약해진 아버지. 하지만 그 누구보다 강하게 자식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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