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1. 07:17

2012 MAMA 싸이가 살리고 유승준이 MAMA를 망쳤다

CJ가 심혈을 기울여 기획하고 운영하는 MAMA가 이번 해에는 홍콩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아시아 음악 축제로 이제는 최고의 전문성과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안착이 되었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더욱 올 해에는 세계적인 스타가 된 싸이까지 함께 하며 MAMA는 더욱 큰 행사가 되었습니다.

 

성룡과 싸이, 그리고 B.o.B까지 등장한 MAMA는 분명 글로벌한 재미를 보여준 것은 사실이네요. 문제는 여전히 국내에서 논란이 많은 유승준을 등장시켰다는 것이지요. 중요한 상황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은 MAMA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합니다.

 

싸이를 위한 축제? 유승준을 위한 축제?

 

 

 

 

 

벌써 14회가 된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는 전 세계로 생중계와 녹화 방송이 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매년 아시아 음악 시상식을 진행하는 이 행사는 개최지를 한국이 아닌, 아시아 각국으로 가져가며 그 인지도를 더욱 상승시켰습니다.

 

 

케이 팝이 아시아 전역을 휩쓸면서 MAMA의 아시아 투어 같은 시상식은 더욱 큰 의미를 가지게 되었지요. 개최되는 도시에서는 분명하게 그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케이 팝 스타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올 해 개최된 홍콩에서도 케이 팝 스타들의 등장에 시상식 장이 광란의 장소로 변했다는 점에서 MAMA의 독특한 마케팅은 성공이라고 볼 수 있네요.

 

MAMA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자금력이 만든 결과물이지요. 14년 동안 행사를 진행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던 MAMA가 위기를 극복하고 현재의 성과를 올린 것은 CJ가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재벌가답게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으며 MAMA 키우기에 나섰던 그들이 SM과의 관계를 개선하며 소시와 슈주 등이 참가하며 명실상부 케이 팝을 갈구하는 이들이 모두 지켜보는 행사로 거듭났어요.

 

부정하려 해도 할 수 없는 것은 소시와 슈주의 인기가 아시아 전역에서 대단하다는 점에서 그들이 빠진 시상식은 언제나 반쪽짜리 같은 느낌을 줄 수밖에는 없었지요. 스스로 아시아 최고의 시상식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대형 기획사 아이돌들도 참가하지 않는 시상식이라면 문제가 있으니 말입니다.

 

재미있게도 JYJ의 분쟁과 함께 SM의 엠넷과의 화해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당시 이들의 행보에 비난이 쏟아진 것도 흥미롭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MAMA는 최소한 거대 기획사로 불리는 SM, YG, JYP 등이 모두 참여하는 행사가 되었고, 케이 팝 스타들이 모두 등장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받았습니다.

 

 

케이 팝 스타들을 보고 싶어 하던 수많은 아시아 팬들은 매년 개최지가 바뀌며 진행되는 이 행사에 주목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자국에서 개최가 되면 케이 팝 스타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니 말입니다. 이렇게 개최국에 케이 팝 프리미엄을 부여하며 본격적인 성공가도를 달리던 MAMA는 홍콩에서 그 가치를 더욱 크게 상승시켰습니다.

 

드라마와 영화 동시 대박으로 다시 한 번 그 존재감을 살린 송중기가 MAMA 진행자로 나서 장국영을 추모하는 무대로 시작된 '2012 MAMA'는 흥미로웠네요. 송중기라는 절대 강자가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 있었지만, 이젠 고인이 된 홍콩이 낳은 세계적인 스타인 장국영을 기리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오프닝을 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포미닛 현아와 비스트의 장현승이 트러블메이커를 부르며 지난 해 시상식에서 보여준 무대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네요. 현아는 싸이의 공연에서 직접 출연해 MV에서 보여주었던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함께 해 주목을 받기도 했지요. 포스트 싸이로 지목되고 있는 현아라는 점에서 그녀가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지도 궁금해졌습니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에픽하이의 무대는 정말 공연다운 공연이었습니다. 올 최고의 신인이라 불리는 이하이가 에픽하이와 함께 불렀던 '춥다'를 위해 MAMA에 출연했다는 사실도 반가웠지요. 하지만 무대에서 이하이의 모습은 많이 떨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조금은 아쉬운 무대를 보여주었으니 말이지요.

 

 

'춥다' 노래가 끝나고 등장하지 않던 에픽하이는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는 모습으로 등장했네요. '돈 헤이트 미'가 적힌 박스를 뒤집어 쓴 영화 뒤에 조명이 밝혀지며 등장한 그들은 '배트맨' 시리즈의 악당의 모습을 하고 등장했어요. 타블로가 조커로 미쓰라가 베인, DJ투컷이 투페이스로 분장한 모습은 최강이었습니다. 완벽에 가까운 분장과 이를 통해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 에픽하이는 여전히 넘치는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국내에 오디션 열풍을 몰고 왔던 '슈스케4'의 우승자인 로이킴이 MAMA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는 모습도 반가웠습니다. 전통이 되어버린 '슈스케' 우승자 무대를 보는 것도 MAMA만의 재미이니 말입니다. 전과 달리, '슈스케'의 참여 비중이 낮아진 것은 그만큼 대단한 케이 팝 스타들이 등장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겁니다.

 

시상식이 시작되자마자 임달화의 당황스러운 시상으로 싸이가 수상을 하며 MAMA는 싸이 축제로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대상이 세 가지로 분류되어 시상이 되었지만, 사실 그 세 가지를 모두 싸이가 받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싸이의 인기는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네요.

 

타임지가 올 해의 인물로 싸이를 후보로 올린 것은 그만큼 그의 성공이 대단하다고 평가하기 때문이겠지요. 사회 전반에 큰 공헌을 하거나 이슈가 되었던 인물이 타임지의 올 해의 인물에 선정된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유명인사들 중에서 싸이가 경쟁을 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그의 인기는 증명된 셈입니다.

 

대상을 SM과 YG의 슈주와 빅뱅이 사이좋게 나눠가지는 모습에서 MAMA의 한계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어느 한 쪽에 상을 몰아줄 수도 없고, 적절하게 배분을 해야만 하는 시상식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으니 말이지요. 그저 취지에 걸 맞는 시상이라면 싸이의 독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물론 그런 시상식이 되면 누군가는 행복하겠지만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진다는 점에서 나름 다양하게 상을 나눠준 것을 비난하기는 힘들지만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시상자들도 많았다는 점에서 이번 MAMA는 아쉬웠습니다.

 

 

홍콩에서 시상식을 진행한 만큼 그 도시를 상징하는 존재인 성룡의 등장은 당연했습니다. 성룡의 새 영화를 홍보하면서 MAMA 시상식까지 연결하는 과정은 서로에게 윈 윈이 되는 행사였습니다. 이런 성룡의 등장으로 인해 유승준이 방송에 출연한 것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성룡 기획사의 소속 연예인인 유승준이 성룡과 함께 패키지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유승준이 등장하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은 아니었습니다. 2002년 병역 논란으로 국내 입국이 금지된 이가 10년 만에 시상식에 등장해 주목을 받는 상황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일부에서는 10년이나 지났는데 이제는 용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기도 하지만 그가 보인 배신감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낯설게만 다가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주기적으로 유승준 기사를 내보내며 여론을 확인하고는 하지만, 매번 부정적인 여론이 주가 된다는 점에서 유승준의 복귀는 힘들 뿐입니다.

 

서인영과 B.o.B가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가진 '에어플레인'과 케이윌과 함께 한 '낫씽 온 유'는 MAMA이기에 볼 수 있었던 글로벌한 무대였습니다. 미국 힙합 뮤지션들의 등장이 하나의 행사처럼 된 MAMA라는 점에서 B.o.B의 무대는 반갑고 흥미로웠습니다.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8의 준 우승자였던 아담 램버트가 무대에 올라 열창을 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오디션 출신으로 세계적인 팝스타가 된 그의 무대는 MAMA만이 보여줄 수 있는 글로벌함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네요.

 

싸이의 '강남스타일' 공연은 행사장에 모인 관객과 스타들 모두를 흥분시킨 무대였습니다. 37개의 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간중간 펼쳐진 공연들은 그런 지루함들을 잊을 수 있게 해주었지요. 케이 팝 스타들의 연이은 공연과 중화권 가수들의 공연들이 하나가 되고 미국 팝 스타들이 축하 공연을 하는 모습들은 MAMA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자 재미였습니다.

 

이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수상자로 나선 가수들과 팬들을 모두 열광하게 했고, 마지막 장면에서 유재석을 패러디한 댄서들과 함께 대규모 말춤 퍼포먼스는 모두를 흥분하게 했습니다. 싸이가 올해의 노래상을 수상한 것은 당연했습니다. 가수와 앨범상을 빅뱅과 슈주가 나눠가지기는 했지만, 싸이이 대상 3개를 모두 가져가도 이상할 것이 없는 2012년이었습니다.

 

논란이 되었던 아이유는 여자 가수상을 받고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남자 신인상을 받은 버스커 버스커 역시 참석을 하지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그들이 내세우는 규모만큼이나 풍성한 행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MAMA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커져 보였네요. 싸이가 분위기를 띄우고 열광으로 이끌었지만 유승준의 등장으로 논란만 만든 MAMA는 아쉬움과 흥분이 교차된 시상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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