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21. 12:12

김경란 라디오스타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환하게 반겨준 아버지 감동이었다

프리 선언을 한 4명의 아나운서가 등장한 라디오스타는 흥미로웠습니다. 누구보다 입담이 좋은 아나운서들이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던 그 시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 것은 바로 김경란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출연자들이 예능에 적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것을 생각하면 그녀의 모습은 예능에는 부적합해 보였습니다.

윤영미와 김성경이 최대한 예능 출연에 적극적인 모습과 달리, 가장 어린 후배이기도 한 김경란의 활약은 미미했습니다. 선배들 앞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한 한계를 보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꾸미지 않은 진솔한 그녀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보다 건강한 삶을 위해 KBS를 떠난 김경란이 아름답다

 



아나운서라는 이미지는 반듯함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뛰어난 외모까지 갖춰야 하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선망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런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뛰어들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프리 아나운서들이 등장한 라디오스타는 흥미로웠습니다.

 

왕종명, 윤영미, 김성경, 김경란이라는 조합은 결코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프리 선언을 한 아나운서들이지만 결코 대중적으로 큰 호감을 불러오는 게스트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들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역시 라디오스타는 이제 어떤 게스트가 나와도 최소한의 능력은 보일 수 있다는 사실만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강호동이라는 절대 강자가 새로운 예능을 선보였지만, 3% 시청률로 굴욕을 당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대단한 존재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핫한 스타들이 아닌 게스트를 데리고도 최고의 재미를 이끌어내는 라디오스타는 이제는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예능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배우 김성령의 동생으로 더욱 유명한 김성경은 미스 코리아에 배우인 언니의 그늘에 묻힌 자신의 모습을 답답해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비교당할 수밖에 없었던 언니와의 관계는 그녀에게는 큰 트라우마였을 테니 말입니다. SBS 아나운서로 간판인 8시 뉴스까지 진행할 정도로 자신의 위치에서 성공했던 아나운서인 김성경에게 언니인 김성령은 애증의 관계였습니다.

 

자신과 언니의 관계가 좋지 않아 연락도 자주 하지 않는다며 솔직하게 밝히는 모습은 라디오스타이기에 가능했습니다. 라스 특유의 도발적이고 농익은 농담들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자연스럽게 털어놓은 김성경에게 라스는 특별한 방송이었을 듯합니다. SBS의 간판 아나운서였지만 대중적인 인지도가 약했던 그녀에게 예능인 라스는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듯합니다.

 

김성경이 배우 김성령의 동생이 아닌 아나운서 김성경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각인시켰으니 말입니다. 돌싱이라는 사실과 16살이나 된 아들을 둔 엄마라는 사실을 몰랐던 이들에게 라스는 김성경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아픔. 이런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유학을 보냈지만, 그런 아들이 살갑게 다가오지 않는 모습이 아픈 그녀는 엄마였습니다.

 

작정하고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윤영미의 도발적인 발언들은 김구라를 연상시킬 정도였습니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낯설게 보일 정도로 수위를 넘나드는 그녀의 발언들은 라디오스타다운 분위기를 이끌게 도와주었습니다. 조금은 과한 발언들도 나오기는 했지만, 라디오스타이기에 웃어넘길 수 있었다는 점 역시 라스가 가진 장점이었습니다.

 

프리 아나운서들의 다양한 이야기들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김경란의 터닝 포인트 발언이었습니다. 물론 아직 미혼인 그녀에 대한 아쉬움은 자연스럽게 영국 이야기로 모아졌습니다. 그녀가 진행하던 '스펀지'에서 재미로 봤던 '천국에서 온 편지'에서 2012년 김경란 아나운서의 인연을 런던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 결과를 토대로 김경란이 2012년 런던에 갔다 왔는지 질문하는 과정과 런던에서 겪었던 허무한 경험담은 소소한 재미였습니다.

 

자극적이지만 선을 넘어서지 않는 수준에서 농익은 이야기들이 넘쳐나던 라디오스타에서 빛났던 것은 바로 김경란이 경험한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습니다. KBS 아나운서라는 안정된 직장을 버릴 정도의 경험은 바로 엄청난 지진을 당한 아이티 방문이었습니다.

 

아이티에 갔던 순간들을 기억하며 이야기하는 그녀의 표정 속에는 그날의 상황들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생생했습니다. 지진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도시. 그곳에는 흙도 나무도 모두 정상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텐트를 치고 살아가는 그들은 멀쩡한 건물이 있어도 들어가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진의 고통은 그들에게는 엄청난 트라우마로 다가왔으니 말이지요.

 

그런 고통스러운 그들을 돕던 김경란은 아이들이 자신에게 다가와 조금씩 장난을 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며 순간적으로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봉사를 하면서 그동안 자신이 경험하지도 못했던 특별한 감동을 경험했던 그녀는 봉사하는 삶이 자신이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삶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김경란이 KBS를 나서는 선택에 그녀의 아버지의 모습은 감동스럽게 다가왔습니다. 그냥 있으면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딸의 선택을 선뜻 반기며 식사를 사겠다는 김경란의 아버지는 그녀 못지않게 대단한 존재였습니다. 딸이 봉사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삶을 다짐하는 모습을 보며, 당당한 딸의 앞날에 응원을 보낸 그녀의 아버지는 대단했습니다.  

최근에는 남수단에 봉사활동을 나가고 있다는 그녀는 자신의 봉사 활동이 얼마나 행복을 주는지 이야기해주는 그 모습에서 시청자들 역시 충분히 그 행복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김경란의 이야기를 듣고 즉석에서 봉사활동에 참가하겠다는 유세윤의 모습은 어쩌면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동이었을 겁니다.

 

김경란의 아름다운 봉사 활동은 그녀의 아버지의 든든한 후원이 아니면 힘들지도 모릅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업을 그만두는 상황에서 우려와 걱정보다는 봉사를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삶을 사는 딸을 응원하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있었기에 김경란도 그런 삶을 살 수 있었을 듯합니다. 망가진 아나운서들의 이야기 속에 담겨진 건강하고 훈훈한 김경란의 터닝 포인트는 그녀의 아버지와 함께 많은 이들에게 훈훈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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