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23. 07:21

정글의 법칙 갈라파고스 비난에도 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주었다

김병만을 최고의 존재감으로 만들어준 '정글의 법칙'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비난의 근거를 제공한 제작진들로서는 대중들의 비난을 탓할 수도 없습니다. 아무리 그럴듯한 미사어구를 사용해도 잘못은 쉽게 사라질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정법을 보면서도 아쉬운 것은 과거처럼 자연스럽게 극에 빠져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병만과 다른 부족원들의 활약들이 매력적이고 재미있던 과거와 달리, 그들의 행동들이 형식적으로 다가오니 말입니다. 그런 괴리감은 끝없이 이어질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정법을 볼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갈라파고스는 잘 보여주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딱딱함을 없앤 정글의 법칙이 주는 재미

 

 

 

 

정글과 오지에 대한 다양한 다큐멘터리는 많습니다. 지오그래픽 방송에서 24시간 자연 다큐멘터리를 방송하는 시대에 정글의 법칙이 이들과 같을 이유는 없을 겁니다. 여행 전문 채널에서는 여행에 다양한 팁과 방식, 그리고 여정들을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방송을 하는 시대에 정글의 법칙이 가지는 장점은 분명 존재합니다.

 

갈라파고스라는 자연 그대로 간직된 공간에 들어선 그들에게는 수많은 악재만 존재해있었습니다. 불도 피울 수 없고, 동물들을 만져서도 안 되며, 간단하게라도 집을 지을 수도 없는 환경은 그들에게는 힘겨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법이 예능이고 예능을 통해 자연의 가치를 보여주는 방송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갈라파고스는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논란이 심각하게 불거진 후 달라진 것은 바로 제작진들의 배려라는 덕목이 커졌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과장된 표현으로 조작 논란에 더욱 큰 문제를 야기 시켰던 제작진들은 최대한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들을 동원했습니다. 자막 처리에서도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은 그나마 반가웠습니다.

 

갈라파고스 국립공원 직원들이 24시간 그들과 함께 하며 문제가 벌어질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차단했다는 사실도 중요합니다. 그 전에는 철저하게 이 직원들의 존재를 없애고 이들의 활약만 보여주는데 집중했던 것과 달리, 논란이 불거진 후에는 부쩍 이런 형식들을 자연스럽게 삽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입니다. 

 

우리가 보는 정글의 법칙은 자연 탐사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그리고 오지에서 생존하는 생존 프로그램도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생존 전문가처럼 위기에 처한 개인이 살아남는 방법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방송과 정법은 전혀 다릅니다. 정법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가치, 여기에 그 안에서 살아가는 방법들을 예능적 감각으로 재미있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정법이 가지는 가치는 분명 다릅니다. 

 

소라와 물고기 등 갈파파고스 국립공원 직원들이 인정한 먹을거리를 잡아 식사 준비를 하는 병만족과 국립공원 근처 사유지에서 과일들을 구하는 과정 등은 흥미로웠습니다. 소라와 고기들을 잡아 요리를 해야 하는 그들에게 난재는 불이었습니다. 태양열을 이용한 조리를 하려던 김병만은 해가 뜨지 않는 날씨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차선을 선택합니다.

 

조명기 사용을 통해 라면을 끓여먹었던 그들은 다시 한 번 조명기를 이용해 식사를 준비합니다. 뜨거운 조명기를 이용해 고기를 튀기는 그들에게는 갈라파고스의 규제 역시 힘겹고 어렵지 않게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사유지에서는 다양한 열매들을 따고 먹어도 된다는 점에서 주인과 함께 열매를 구하는 그들의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논란이 없었다면 좀 더 색다른 방식으로 이 과정을 보여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그런 식으로 바라봤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지요. 수많은 열매들을 보며 열광하는 그들이 주인과 함께 다양한 갈라파고스 열매를 먹는 과정은 예능다웠습니다. 너무 신 레몬을 먹으며 보이는 표정 연기에 이어 솔미가 보여주는 원숭이 연기는 모두를 경악하게 했습니다.

 

바나나를 이야기하면 되지만 어느새 바디 랭귀지에 익숙해진 그들은 애써 바나나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스스로 원숭이가 되어 바나나를 표현하려는 솔미의 행동은 그래서 재미있었습니다. 조명기를 이용한 갈라파고스의 만찬은 그들이 만들어낸 최고의 성찬이었다는 점에서 보는 시청자들마저 입맛을 다지게 했습니다.

 

갈라파고스의 바다 속과 그곳에서만 산다는 자이언트 거북을 탐사하는 그들의 모습은 왜 갈라파고스에 그들이 왔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수중탐사를 하러 1시간 반이나 걸려 다이빙 포인트에 도착한 병만족은 흥분하고 있었습니다. 병만과 정철, 그리고 성훈이 합류한 다이빙 팀은 갈라파고스 바다 속에서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만끽했습니다.

 

자연이 줄 수 있는 수많은 가치들이 모두 들어가 있는 그 바다는 수많은 어류들이 그들을 맞이했습니다. 바다표범과 함께 수영을 하고 아름답기만 한 갈라파고스 바다에서 다이빙을 즐기는 그들의 모습은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거대한 자이언트 거북을 바라보며 경이로워하는 솔미가 이끄는 정법 팀의 모습 역시 바다와 다른 흥미로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다큐가 아닌 예능이라는 점에서 보다 자세한 설명이 첨부되지는 않았지만, 시청자들을 대신해 갈라파고스의 자연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글의 법칙을 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국제적 멸종위기에 처한 자이언트 거북과 갈라파고스의 아름다운 바다 속 보물들은 정글의 법칙을 봐야만 하는 이유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미 엎어진 물을 쓸어 담지는 못하지만, 지난 잘못들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미 드러난 제작 방식의 문제들을 시청자들도 잘 알고 있기에 정법이 보여줄 수 있는 가치는 갈라파고스에서 보여준 그들의 모습일 겁니다. 자연 그대로를 존중하고 자연과 하나가 되어 다큐보다는 재미있게 그 모든 것을 간접체험 해줄 수 있다면 시청자들은 정글의 법칙을 버리지는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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