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3. 07:14

유재석 미친 존재감의 실체 보인 무도 달력 모델

국민 MC라는 칭호를 받는 다는 것은 영광이지만 그만큼 큰 부담이 아닐 수 없겠죠. 그런 부담 속에서도 묵묵하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유재석의 모습은 언제나 대단하네요. '무한도전 달력모델 특집'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그가 왜 1인자인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1인자 포스는 다른 게 아니다




무한도전의 달력 모델은 연중행사 중 가장 중요하고 값진 특집이에요. 이를 통해 달력을 제작하고 판매한 수익금을 모두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는 없지요. 1년 내내 그들은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5월과 6월 달력에 쓰일 사진 촬영을 한 멤버들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동물원으로 향했어요. 다양한 동물들과 멤버들의 유사성을 비교해 짝을 맺어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은 재미 자체였지요. 동물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노홍철은 거대한 기린과 함께 하는 자리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시간이 지나며 차츰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두려움을 숨기기에는 부족했지요. 이런 노홍철과는 달리 도니의 모습은 그가 왜 주목받고 있는지를 잘 알려주었어요. '동물원의 미친 존재감'으로 불리며 거대한 코끼리를 두려워하지 않고 품는 그의 모습에서는 동물에 대한 사랑이 그대로 묻어났어요.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하고 최선을 다하는 도니의 모습이 보기 좋았지요. 오랑우탄과 함께 하며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명수옹은 결과적으로 꼴지가 되어 스마일 배지를 받고는 난동을 부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 했죠.

무리수 길에게도 두려운 존재인 거북이와의 사진 찍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니었죠. 사진 자체로 보면 그리 뛰어나지는 않지만 절묘하게 찍힌 사진으로 인해 1위의 영광을 누리기는 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길이었어요. 아기 호랑이와 즐겁지만 무서운 한 때를 보낸 준하는 당시 쿨 한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재미있었네요.

펭귄들과 무리지어 사진을 찍는 하하의 모습은 심사위원들이 이야기를 하듯 어서 기운을 차려 과거의 하하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죠. 파충류를 좋아하는 이들도 많아졌지만 일반적으로 뱀은 두려운 존재일 수밖에 없지요. 워낙 물리면 죽는다는 선입견과 함께 차갑고 왠지 모를 거부감을 가지게 만드는 외모 등은 파충류에 쉽게 다가갈 수 없게 만들어요.

겁 많은 유재석에게 주어진 존재는 다름 아닌 비단뱀이었어요. 물론 독이 없어 피해를 주거나 하지는 않지만 뱀을 만진다는 것이 쉽지 않죠. 심사위원으로 함께 한 이혜영이 직접 시범을 보이기도 했지만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쉽게 다가가기는 어렵지요.

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연히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을 보이지만 몸이 자연스럽게 거부하는 행동을 보며 그가 얼마나 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했어요. 굳이 뱀을 선택해서 촬영을 시도하는지 그게 더 궁금할 정도로 집요하게 뱀과의 사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게 다가왔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촬영이 시작되면 정색을 하고 촬영에 임하는 유재석의 모습은 프로였어요.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편안해지며 자신보다는 뱀에게 안정을 취하도록 말을 거는 재석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만들었어요. 자신이 흥분하고 겁먹으면 뱀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안정을 찾으려는 모습은 그가 왜 1인자 소리를 듣는지 잘 알려주었어요.

그렇게 완성된 사진은 최고였지요. 심사위원들이 재미를 위해 길의 사진을 1위로 뽑기는 했지만 작품성 등을 놓고 봤을 때 재석과 비단뱀이 함께 한 사진은 너무 아름다웠지요. 색감의 조화나 평온한 얼굴과 노란색 비단뱀의 대비되면서도 어울리는 모습은 그의 노력의 결과물이었어요.

6월을 맞이해 준비된 '반전'이라는 주제를 소화하면서도 재석의 모습은 특별했네요. 누구나 꺼리는 김경진을 스스로 선택하는 모습에서 그의 1인자 정신은 빛이 났어요. 박명수 기획사 소속이지만 여전히 짐처럼 여겨지는 김경진은 누구도 선택하고 싶지 않은 존재였어요. 이런 상황을 너무 잘 아는 재석은 제일 먼저 나서 경진의 손을 잡는 모습에서 1인자가 가져야 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었지요.

그렇게 최악의 패를 가진 재석은 포탄이 터지는 등 실제를 방불케 하는 상황에서 최고의 모습을 선보였어요. 쓰러진 동료를 구하기 위한 그의 노력들을 담아내는 과정이 매력적으로 담긴 사진은 '반전'이라는 메시지에 가장 적합한 사진이 되었지요.

누구에게나 최악이라 여겨지던 김경진을 선택해 최고의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유재석의 능력이고 그의 존재감이었어요. 전체를 아우르며 스스로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가지고 있는 존재감이고 그런 존재감은 많은 이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모습이기도 하죠.

존재감이란 오랜 시간 꾸준하게 노력한 자에게서만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힘일 거에요. 10여 년의 무명생활을 이겨내고 최고가 된 이후에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유재석은 역시 최고의 존재감이 아닐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