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26. 08:01

구가의서 마지막회 이승기와 수지의 눈물 청혼과 422년만의 재회, 이런 감동은 없었다

조관웅의 지시로 쏜 총은 결국 여울이 맞고 말았습니다. 강치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총을 맞은 여울은 그것이 사랑이었습니다. 총에 맞아 힘겨워하는 상황에서도 자신을 떠나지 말라는 여울의 모습에 눈물을 흘리는 강치의 모습은 시청자들마저 눈물을 쏟게 만들었습니다. 

 

여울은 조관웅이 생포되는 현장에 자신도 함께 하고 싶다며 그 자리에 섰습니다. 하지만 지독한 운명은 이순신을 겨누던 총이 다시 강치로 향하며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차라지 여울이 총을 겨누고 있던 서 부관을 보지 못했다면, 절대 죽지 않는 강치는 다시 살아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그 사실을 눈치 챈 여울은 강치를 위해 스스로 총을 맞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좌수사 이순신과의 약조로 증오와 복수심으로 손에 피를 묻히지 않겠다는 약조는 지키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눈앞에서 여울이 총에 맞아 쓰러진 상황에서 서 부관을 죽이는 것만이 강치의 임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순신의 당부에도 멈추지 않던 강치는 여울의 부름에 모든 것은 정지되었습니다. 여울을 위해 인간이 되고 싶었던 강치에게 여울의 죽음은 그에게도 죽는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딸의 죽음을 앞두고 담평준은 무형도관 사제들과 함께 숲으로 도망친 조관웅을 잡기 위해 나섭니다. 법사에세 찾아간 강치는 여울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고 묻지만 그 어떤 방법으로도 그녀를 살릴 수 없다는 이야기만 듣게 됩니다. 뒤늦게 조관웅을 잡기 위해 나선 강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던 조관웅의 팔을 잘라내버린 강치는 조금이나마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느껴보라는 말을 남깁니다.

 

총상을 입고 며칠 살지 못하는 여울은 강치에게 세 가지 소원을 이야기합니다. 모두와 함께 식사를 하고 싶다는 여울의 소원에 따라 그들은 최후의 만찬을 즐깁니다. 행복한 분위기에서 서로의 과거를 이야기하던 상황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하는 여울로 인해 눈물바다로 변했습니다. 아버지에게 "죄송해요 아버지"라며 눈물을 흘리는 여울과 그런 딸을 바라보며 "너는 내게 최고의 기쁨이다 여울아"라며 딸을 손을 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평준의 모습은 지독한 슬픔으로 다가왔습니다. 

 

 

눈물을 흘리던 평준은 강치에게 여울을 부탁한다는 말을 남깁니다.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여울이 가장 사랑했던 강치와 함께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어떨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지독한 사랑이 그대로 전해질 정도로 평준의 진정성은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전해졌으니 말이지요. 

 

두 번째 소원으로 강치와 함께 산책을 가고 싶다는 여울은 맑은 물이 흐르는 곳에서 강치와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합니다. 왕거미 이야기를 하던 여울에게 강치는 자신과 혼인해 달라는 말을 합니다. 눈물의 청혼을 하는 강치에게 여울은 밥도 못하고, 바느질도 엉터리라고 합니다. 

 

하염없이 우는 강치를 보며 여울은 울지 말라 합니다. 강치에게 언제나 자신은 행복한 기억이고 싶다고 합니다. 눈물이 아니라 웃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여울의 마지막 소원은 강치만이 아니라 보고 있던 시청자들마저 울 수밖에 없도록 했습니다. 그런 여울을 바라보며 꼭 다시 만나자는 강치는 언제까지나 여울을 기다리겠다는 말을 남깁니다.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나눈 강치와 여울을 마지막 키스는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그래서 지독할 정도로 아팠습니다. 마지막 입맞춤과 함께 숨을 거둔 여울을 품에 안고 다시 만나게 되면 자신이 먼저 알아보겠다는 강치는 숨진 여울을 보며 할 수 있는 것은 통곡 외에는 없었습니다. 

 

여울의 죽음과 함께 강치의 시간도 멈춰버렸습니다. 강치는 인간이 되기를 포기하고 신수의 삶을 선택했습니다. 함께 늙어가고 싶은 여울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인간으로 살고 싶은 마음은 강치에게는 없었으니 말이지요. 그렇게 422년이 흐른 2013년 서울 강치는 여전히 과거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400년이 흐른 후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는 집사가 되어 있었고, 태서는 여전히 자신의 친구였습니다. 그렇게 과거 자신과 인연을 맺었던 이들은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 강치와 인연을 맺으며 살고 있었습니다. 행사장으로 이동하던 강치는 위기에 처한 여자를 구해줍니다. 여수댁을 위협하는 마봉출을 보며 이 신기한 상황에 재미있어 하던 강치는 운명적인 재회를 합니다. 

 

총을 겨누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이는 바로 여울이었습니다. 비록 과거의 모습과 복장이 다르기는 했지만, 그녀는 분명 여울이었습니다. 다른 이들은 비록 같은 얼굴을 하고 태어났지만 모두 다른 이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울은 400년이 흐른 뒤에도 같은 '여울'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아느냐며 자신을 알고 있느냐고 묻는 여울 뒤에는 400여 년 전과 같이 도화나무에 걸린 초승달이 존재했습니다. 422년 만에 재회한 강치와 여울의 운명은 다시 어떻게 될까요? 과거와 달리 강치는 인간이 되어 여울과 평생 함께 늙어가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승기는 '구가의서'를 통해 다시 한 번 최고의 존재감을 선보였습니다. 현대극과 사극을 넘나들고 가수와 연기자를 병행하는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뭘해도 할 수 있는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완벽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수지는 '구가의서'를 통해 연기자 배수지로서 보다 성장한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아무리 퓨전이라고 해도 쉽지 않았던 역할이지만 최선을 다한 배수지는 이제 여울이라는 이름이 익숙할 정도로 시청자들의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이승기와 수지의 슬프지만 결코 슬프지 않은 사랑은 422년이 흘러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이 지독한 운명은 슬픔과 기쁨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구가의서'를 통해 다시 한 번 지독한 존재감을 보인 이승기와 성장한 수지. 이들이 있어 행복했던 시간들은 긴 여운으로 한동안 힘들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이 지독한 사랑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프고 슬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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