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2. 07:40

슈퍼스타 K 2, 투표 비공개는 위화감 아닌 조작 증거?

슈퍼스타 K 2가 마지막으로 향해가며 흥미는 줄어가고 의문만 커가는 것은 문제이지요. 초반 투표가 공개되는 것은 당연했고 민감하고 그만큼 공정성이 중요한 시점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결과만을 공개하겠다는 오만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오만한 슈퍼스타 K, 공정성은 저 멀리 날려 보냈나?



1위와 꼴찌의 표차가 크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제작진의 말은, 투표는 하지만 정답은 자신들만 알고 있겠다는 오만을 넘어 허탈하기까지 하네요. 모든 것을 결정하는 70% 중 10%만 일반 공개하고 나머지 60%는 자신들만 알겠다는 심보는 공정성은 영원히 있을 수 없음을 토로한 것과 다름없네요.

심사위원들의 평가와 사전 인터넷 투표 10% 즉 40%는 당락을 결정할 수는 없어요. 나머지 60%에 의해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장 실력과 상관없이 당락이 결정되던 상황들에 의문을 가지는 것이었어요.

당락을 결정지을 수밖에 없는 중요한 지표를 모두 숨긴 채 현장에서의 실력도 무시되는 상황에서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들의 결과를 믿을 수 있다는 말인가요? 논란만 부추기며 공정성은 시작과 함께 사라져버린 상황에서 무슨 근거로 공정한 방식으로 오디션이 진행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요?

"그간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오해가 생기는 와중에도 생방송 문자투표를 개개인별로 공개하지 않는 것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화감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사전 인터넷 투표와 여러 가지 정황상 그들이 완벽하게 사회와 격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위화감 조성이라는 말은 변명으로 밖에는 들리지 않아요. 현장에서 자신의 투표가 많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남겨진 이들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될 수밖에는 없다는 생각은 누구의 주장인가요?

모든 이들에게 위화감을 조성시키는 오디션을 진행하면서 정작 중요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당사자들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기 위함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일 뿐이에요.

"자체적으로 투표를 집계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업체를 통해 투표가 산정이 되고 집계자료를 보내주면 그것을 그대로 점수로 환산해서 반영하는 시스템이다. 조작은 있을 수 없다"


외부 업체를 통해 집계되는 만큼 조작은 있을 수 없다는 그들의 발언은 폴 포츠를 뽑겠다며 아이돌을 선발하는 방식과 별반 다름없어 보이네요. 시스템 조작은 너무나 쉽고 그런 조작 가능성을 단순히 자신의 말만 믿어야 한다는 것으로 상쇄시키려는 엠넷의 행동들은 더욱 '슈퍼스타 K'를 공정성이 결여된 의도적인 쇼로 폄하시키고만 있네요.

기획사를 대신해 오디션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진 이들을 알아서 기획사들을 데려가는 방식으로 '슈퍼스타 K'가 굳어진다면 아이돌 위주의 대한민국에서는 진정한 뮤지션을 찾는 일들은 더욱 힘들어질 듯하네요.

본선에 오르지 못했던 정윤돈이 실력이 모자람에도 불구하고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악동클럽'을 이용해 '슈퍼스타 K'를 위한 희생양으로 삼은 것은 그들이 공정하지 못한 방송을 위한 방송만을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할 거에요.

"제작진이 당장의 시청률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방송이 끝난 뒤에도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한다"


정윤돈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야기를 했듯 쇼를 위한 방송이 아니라 진정 그들이 가능성 있는 가수를 만들기 위한 오디션을 진행했다면 방송 이후에도 그들이 가수가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봐요.

지난 해 우승자인 서인국은 '슈퍼스타 K 2'는 보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다시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참가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그저 방송을 위한 방송만 하는 그들의 한계를 잘 보여주었어요. 


정윤돈 처럼 존박 역시 그들이 이야기하는 추천인 제도를 통해 슈스케에 참여한 것으로 볼 수 있겠지요. 정윤돈에게도 본선 진출을 확신하고 그렇게 진행된 상황에서 자신의 앨범 발매를 이유로 고사했다는 인터뷰는 '슈퍼스타 K'가 더 이상 공정한 방식으로 숨겨진 보석을 찾아내는 방송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거 같네요.

"처음 섭외를 받았을 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떨어지면 저한테 타격이 굉장히 크잖아요. 반신반의해서 출연했는데, 대중들은 제가 낙방한 걸로 알더라고요. 억울했죠"

"전 정윤돈이라는 이름을 알리고 싶어서 나갔는데, 제작진 측은 악동클럽 시절을 회상하는 멤버 중 한 명을 소개하고 싶었던 거죠. 제작진은 저를 이용해서 이슈를 만들고 싶었던 거예요. 제가 방송에 희생됐다고 할까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했던 제가 또 다시 오디션에 응시한다는 사실 자체가 특이하잖아요."

"저는 오디션 말고도 사전 인터뷰를 길게 찍었어요. 제 하루일과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하지만 짜깁기 된 편집분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어요. 마치 제가 악동클럽의 인기를 잊지 못해 그때로 다시 돌아가길 바라는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으로 나왔어요."


자신이 원서를 쓰지도 않았고 오랜 시간 출연을 종용했던 엠넷과 슈퍼위크 참여가 확정된 상황에서 앨범 발매로 인해 고사했던 것이 탈락이라는 말로 자신을 힘들게 했던 사실들은 정윤돈을 더욱 힘들게 했겠지요. 방송을 위해 희생을 강요하면서도 정작 그런 참가자에 대한 배려는 전무하니 말이지요.

수많은 조작설과 공정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슈퍼스타 K 2'는 누가 우승자가 되 든 논란만 계속될 수밖에는 없게 되었어요. 과연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해 봐야할 시기가 아닐까요? <아메리칸 아이돌>에서는 공개하는 투표수를 위화감 조성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옹졸한 변명으로 밖에는 안 들리니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