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21. 08:12

별그대 표절의혹 최고의 한 주 최악의 현실, 빠른 진실 찾기가 절실한 이유

시작과 함께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표절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만화가 강경옥은 자신의 작품인 '설희'의 기둥줄기를 그대로 표절했다고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렸습니다. 김수현과 전지현이 주연으로 출연하고 있는 '별그대'는 분명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미 쓴 글마다 큰 성공을 거두었던 박지은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과 새로운 발상이 만든 재미는 분명 많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김수현이 우주인이라는 발상과 400년 동안 마음에만 품고 있었던 사랑을 자신의 행성으로 떠나는 3개월 전 만나 사랑을 키워간다는 이야기는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여기에 작가 특유의 대사가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점에서 이번 표절 논란은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드라마의 표절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많은 드라마들이 소설과 만화 작가들에게 표절 시비가 붙었었고, 대부분 유사성을 찾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그저 성공한 드라마의 후광을 받기 위한 것으로 치부되고는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표절논란에서 쉽게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광해군 일지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사실이지만 그 사건에서 파생된 400년을 살아온 늙지 않은 사람이 현실에서 사는법과 인연의 이야기는 내가 만들어낸 설희의 원 구성안이다. 400년 전 UFO 사건은 나 말고도 보지는 않았지만 '기찰비록'(여기선 조선시대만 다룬 듯) 이란 데서도 다루었고 실제 사건이니 다른식으로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분위기(드라마는 로코물 내 것은 좀 시리어스물)와 남녀 역할만 다르고 밝혀지는 순서를 바꿨을 뿐 이야기의 기둥이 너무 비슷하다는 것은 맞다. 앞으로의 전개가 다를 수 있다느니 디테일한 부분이 다르다느니의 문제가 아니다. 제대로된 작가라면 스토리의 기둥이란 게 뭔지 알고 있을 거다"

"지금 이 상황에 광해군 일지 사건으로 400년간 살아온 설희의 이야기를 또 드라마로 만든다면 내가 표절한 게 되는 거냐. 도대체 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법적으로 다뤄야할 문제인지도 모르겠지만 오늘 아침에서야 알게 돼 일단 여기저기 자문도 받고 의견을 먼저 들어보려 한다. 입다물고 있는 것은 매체를 3번 옮겨가며 성실히 해온 내 작품과 '설희'의 독자분들에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2008년부터 시작된 '설희'를 그려온 만화가 김경옥은 자신의 블로그에 '별그대'와 관련된 표절 심경을 밝혔습니다. 400년을 살아온 늙지 않은 사람이 현실에서 사는 법과 인연이라는 기본적인 틀이 '별그대'와 유사하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조선시대 우주선이 등장했다는 것은 글에서도 알 수 있듯, 누군가의 상상력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런 사실을 활용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이를 통해 보여주는 이야기의 흐름이 같다면 이는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드라마 분위기와 남녀 역할과 밝혀지는 순서가 바뀌었을 뿐 이야기의 기둥이 너무 비슷하다면 이는 표절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겁니다.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표절의혹은 전혀 사실 무근이다. 이와 관련된 사안은 제작사 측이 알리기로 했다. 깊은 양해 부탁드린다"

방송을 하고 있는 SBS는 즉시 사실 무근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작품은 표절이 아니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작사 측이 관련된 사안들을 발표하기로 했다고만 하고 있습니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표절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당연한 발표로 보입니다. 

 

"만화가 강경옥의 '설희'의 존재에 대해서 알지 못했으며, 이와 관련된 사실을 확인 중이다"

"역사서에 기록된 것을 모티브로 했을 뿐 '설희' 속 인물은 인간이고 도민준은 외계인이다. 박지은 작가는 이 작품을 본 적도 없다. 명예훼손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SBS의 입장발표에 이어, 제작사 측에서도 표절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곧 공식입장을 발표할 것이며, 사태가 심각해지면 명예훼손으로 대응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박지은 작가는 이 작품을 본 적도 없고, 설정 자체도 인간과 외계인으로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역사서에 기록된 우주선을 모티브로 했을 뿐 김경옥 작가의 주장처럼 표절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김 작가의 주장처럼 기둥줄기가 너무 절묘하게 닮아있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히 제작사의 주장처럼 간단하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지금까지 주변에서 스토리 공방문제로 여러 잡음이 많고 그걸 해결하는 과정이 워낙 험난한 걸 봐왔다. 이겨도 져도 데미지는 많이 입고 작품생활에 지장이 온다. 거기다 법정은 이야기의 유사성을 가리는 것보다 그 일로 일어난 손해의 물리적 증거를 우선적으로 해서 자본이 대거 투입된 쪽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 글이 문제가 될지 모르지만 벌금 정도는 물더라도 정확히 짚고 싶다"

김경옥 작가는 이번 표절논란이 얼마나 힘든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미 스토리와 관련해 잡음들이 많았고, 그걸 해결하는 과정이 험난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침묵할 수 없었던 것은 자신의 작품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였을 듯합니다.

 

 

법정 싸움이 이야기의 유사성이 아닌 손해의 물리적 증거를 우선한다는 점에서 자신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역시 인정하고 있습니다. 거대 기획사와 유명 작가를 상대로 표절시비를 가려야 하는 만화작가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박지은 작가 본인은 아직 이 문제와 관련해 그 어떤 발언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작사에서 이와 관련해 조만간 공식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하지만, 표절 인정과 같은 이야기는 나올 수 없을 것은 분명합니다. 유사성과 관련해서는 해당 만화를 본적이 없다고 발표함으로서 이미 선을 그은 상황에서 박 작가의 공식입장 역시 크게 다를 것은 없어 보입니다. 

 

한 쪽의 주장만 나온 상황에서 '별그대'와 '설희'가 표절이다 아니다를 간단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겁니다. 박지은 작가가 유명작가이고 히트작가이기 때문에 표절은 아니다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표절을 이야기할 수도 없을 겁니다. 박 작가가 공식입장을 밝히고 이와 관련해 시시비비를 가려야만 풀릴 문제라는 점에서 빠른 진실 찾기가 절실해집니다. 결과적으로 피해는 시청자들의 몫이 되기 때문입니다. 누구의 말이 옳은지 알 수는 없지만, 이들의 주장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알 수는 없지만, 첫 주 최고의 주목을 받았던 '별그대'는 최악의 상황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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