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12. 07:06

노홍철, 무도와 손스타 바보 만든 고학력자 발언

<무한도전-프로 레슬링>이 10회로 기획되었다고 하지요. 이제 2회를 했으니 아주 먼길을 가야 하는 그들이기에 지켜보는 시청자로서는 기대가 정말 크네요. 어제 방송되었던 무도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족구에서 말도 안되는 실력으로 바보되어버린 홍철이 기세 좋게 날린 한 방이 전진의 얼굴이 맞는 장면은 자막으로도 이야기를 했지만 그들의 족구 대회 사상 최고의 장면이었죠.

왜 고학력자가 필요했을까?



말도 안되는 도전을 시작한 그들이 결코 쉬운 길을 갈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지요. 과거 에어로빅을 하고, 댄스 스포츠에 봅슬레이까지 예능에서 무슨 그런 도전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지만 매번 최선을 다해 도전하는 그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답고 감동적이었어요.

그렇기에 이번 그들의 레슬링 도전도 무척 기대되는 이유가 되겠죠. 레슬링 역시 다른 종목과 다름없이 다양한 고급 기술들이 필수인 종목이에요. 우선 링위에 올라가 상대와 맞설 수 있는 체력은 당연하구요. 상대와 싸울때 필요한 기술이 없다면 링 위에 올라설 수도 없기에 그들에게는 고난의 연속일 수밖에 없는 도전이 시청자 입장에서도 걱정이 되더군요.

명수옹이 그들의 협회인 WM7의 초대 협회장이 되어 권력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무척이나 재미있었죠. 철저하게 이기적인 캐릭터를 가져가는 명수옹이 민서 돌잔치에 유일하게 오지 않은 준하를 괴롭히는 장면은 철저하게 계산된 동작들이라 웃기기만 하더군요.

이런 모습을 보고 가학적이고 명수옹이 나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사라이 있다는 유머 센스 제로이거나 무도를 전혀 본적없던 사람, 혹은 명수옹의 캐릭터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겠죠. 서로 용인하는 선까지 괴롭히는 상황극은 '수와하' 시절부터 꾸준하게 잡혀온 캐릭터라 반복적으로 보여준 명수옹의 코믹은 자막으로도 설명했듯 심형래 시절 이후 처음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였네요.

도전을 하겠다고는 했는데 장난삼아 했던 레슬링이 만만찮음은 단 한번의 운동만으로도 그들은 느끼고 있었죠. 그래서 그들을 전문적으로 지도해줄 사부를 찾는 것은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노홍철은 대뜸 체리필터의 드러머 손스타를 추천했지요.

낮에는 연주하고 밤에는 레슬링을 한다는 그의 말에 반신반의했지만 직접 만나본 손스타는 진짜 레슬링 마니아였어요. 프로 레슬링이 좋아 꾸준하게 연습하고 경기 보러다니는 그는 실려도 만만찮았죠. 명수옹을 상대로 보여주는 기술들은 그들에게는 안성마춤인 스승으로 보였어요.

삼국지에서 나왔던 삼고초려를 패러디한 무한도전의 손스타 삼초고려는 빵빵터지게 하는 자막의 힘이였죠. 그렇게 정규 녹화날이 아닌 날 짬을 내 모인 그들은 열심히 기본을 익히는데 열중했지요. 이제는 사용하면 안되는 '쩌리짱'이 전혀 문제가 없는 단어라는 설명과 함께 별명 하나가 한 사람을 얼마나 대단한 존재로 만드는지 정준하를 통해 잘 보여주었죠.

아마도 쩌리짱이라는 별명을 방통위에서 가져간 이후부터 다시 하락세를 보이는 것을 보면 별명의 힘이 무척이나 컸나봐요. 어제 방송되었던 내용들은 하나도 빼놓지 못할 정도로 재미있는 것 투성이었어요. 워낙 무도를 좋아하다보니 더 흥겨웠는지 모르겠지만 산에서 모여 족구를 하고 실전 훈련을 하는 과정 모두가 빅재미를 안겨주어 행복했었어요.

하지만 단 하나 아쉬웠던 건 손스타를 만나러 가는 과정 중 노홍철이 이야기한 발언이네요. "그 형이 브레인이다. 고학력자다"는 발언과 함께 다른 멤버는 학교 선생님이었다는 발언들은 체리필터처럼 음악하는 사람들이 그런 학력을 소지하지 않았을 것이란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가하는거 같아 씁쓸했네요.

더욱 손스타의 레슬링과 고학력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체리필터 음악과 고학력은 무슨 관련이 있나요? 레슬링이나 음악도 시험을 봐야지만 링위에 오르고 무대에 설 수 있는 건가요? 그건 아니겠지요. 더욱 노홍철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으로 대학을 마친 멤버가 없는 상황에서 그의 발언은 순간 침묵을 가져오고 민망한 시간들을 가질 수밖에는 없었죠.

편들던 유재석 마저 발끈한 명수옹이 '너도 졸업하지 못해 고졸'이라며 타박을 받아야 했으니 말이죠. 노홍철이 꺼낸 고학력 발언으로 차안은 순식간에 쑥대밭이 되어버렸지요. 노홍철이 의도적으로 학력 지상주의를 조장하는지는 모르겠네요. 그가 평소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기에 방송에서 보여진 그 장면만 가지고 그의 성향을 말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그가 무심코 던진 그 발언들은 학력 지상주의를 고취하는 것과 다름없었어요. 고학력자이니 레슬링도 잘한다. 고학력자는 음악도 다르다는 식의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무척이나 실망일 수밖에는 없죠. 운동이나 음악 등의 일을 하는 이들이 보여지는 학력보다는 실력을 우선시 하는 경우들이 많기에 그들에게 학력은 형식에 불과하지요.
 
교편을 잡으려는 이들에게는 그에 필요한 학벌이 요구되기는 하지만, 학력보다는 실력이 우선되는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일을 하는 이들에게 학력은 무의미함에도 불구하고 강조라도 하듯 외쳐대는 노홍철의 '고학력자!'는 짜증을 불러왔어요. 정말 맛있는 음식을 잘 먹었는데 마지막에 봐서는 안될 것을 본 것처럼 찝찝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던 고학력 발언은 애써 만들어 놓은 무도에 상처만 남긴거 같아 안타깝기만 하네요. 

편견과 부조리를 깨고 흔드는 무도에서 장난스럽게 나눴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고학력을 조장하는 듯한 모습은 무도이기에 어울리지 않았어요. 이보다 더욱 문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손스타를 바라보는 시각이 모두 긍정적일 수는 없다는 것이죠. 누군가는 고학력 뮤지션이라 팬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음악성이 아닌 학력이 무슨 벼슬이냐고 색안경을 찾을 수도 있으니 말이죠.

우리사회에서 편견을 불러오고 간극을 만들 수 있는 발언들은 삼가는 것이 중요하죠. 더욱 절대적인 마니아 층이 있는 무도에서 그런 발언은 그저 웃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무도이기에 더욱 씁쓸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