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30. 10:02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 유재석의 눈물에 담긴 광복 70주년 의미

아프리카로 간 정준하가 진한 감동을 주더니, 이번 주에는 유재석이 미국에서 가족 상봉을 이끌었습니다. 칠레까지 날아간 박명수는 예능 감각을 잃지 않으며 몰카를 아들에게 선사하는 재미도 안겼습니다. 재미와 감동을 잃지 않은 '배달의 무도'는 역시 특별했습니다. 

 

입양된 딸이 임신을 했지만 미국과 한국이라는 그 긴 거리는 아무것도 전할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을 위해 유재석이 미국까지 날아갔습니다. 유재석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선영씨 가족, 그리고 뒤이어 등장한 그녀의 부모님과 언니는 감동이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입양시설에 의해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어린 선영은 그렇게 미국에서 양부모 밑에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고교졸업 후 군인이 된 그녀는 자신이 태어난 조국인 대한민국에 부임 받으며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뿌리를 찾기 시작했고, 입양시설의 도움을 받아 가족을 찾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가족 상봉은 이뤄졌지만 평생 미국에서 살아왔던 선영은 부모님과 제대로 대화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선영과 영어를 모르는 부모 사이에 대화는 몸짓과 눈빛이 전부였습니다. 그런 선영이 둘째를 임신했지만 먼 곳에서 사는 딸 뒷바라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엄마는 딸을 위해 많은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다른 이들처럼 무도 멤버가 홀로 가 따뜻한 밥과 마음을 전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무도가 준비한 특별한 만남이 준비되었기 때문이지요. 가보고 싶어도 너무 멀어 감히 용기도 낼 수 없었던 선영이 사는 미국으로 가족들이 함께 했습니다. 가족들이 자신의 집을 찾아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선영이 보인 반가운 눈물은 감동이었습니다.

 

어린 딸이 입양되어 그렇게 성장한지도 모른 채 살아왔던 엄마. 그 죄책감에 죄인처럼 살아왔던 엄마는 딸이 사는 집 앞에서 딸을 안고 서글피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임신한 딸에게 따뜻한 밤 한 끼라도 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그렇게 뜨거운 감동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에서 온 선영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 먼 곳에 살던 양아버지까지 그녀의 집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것은 절정에 다다랐습니다. 낳아준 부모와 키워준 부모. 생전 처음 만나는 이들 가족들 사이에는 선영이 있었으니 말이지요. 친정엄마가 정성껏 만들어준 밥상을 받은 그들은 행복해했습니다. 장모님의 밥상을 받고 낯설 수도 있는 식사를 양껏 하는 선영 남편의 모습은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사위의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렇게 입양이 되었던 이들은 많습니다. 그리고 현지 통역을 하던 여성의 남편 역시 입양아였다고 하지요. 통역을 하면서 더욱 서럽게 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찾고 싶어도 쉽게 찾아지지 않는 남편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선영씨 가족의 흐뭇한 만남 뒤 유재석은 한국 입양아 가족들과 만남의 자리도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강남스타일'에 자신이 출연했다며 춤까지 보여주는 모습은 모두를 자지러지게 했습니다. 자신이 입양한 아이들을 보다 잘 알고 키우기 위해 한국 문화를 배운다는 양부모들의 모습은 감사할 정도였습니다. 함께 김밥을 만들고 직접 먹으며 밥 한 끼가 전해주는 감동을 이어간 모습은 '배달의 무도'다웠습니다.

 

칠레까지 간 박명수의 깜짝 몰카에 이은 닭강정 만들기도 흥겨웠습니다. 예고편에서 싸우는 장면이 나와 당황하기는 했지만 그 모든 것이 몰카라는 것이 드러난 셈이지요. 부인이자 엄마가 정성스럽게 싸준 김치와 밑반찬을 두고 함께 식사를 하며 가족에 대한 가치를 생각해보는 그들의 모습 역시 뭉클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 방송도 감동과 재미를 함께 담았지만 다음 주는 더욱 뭉클함이 더할 것 같습니다. 아직 출발하지 않았던 형돈과 광희가 유럽으로 떠나고 하하는 일본으로 향했습니다. 예고편에 나왔던 하시마 섬과 벽에 각인 되어 있는 한글은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돌아가고 싶다'고 새겨진 바위 속 간절함은 일제 시대 강제징용 당한 한국인들의 애절함이었습니다. 하하가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유재석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죄송합니다. 너무 늦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답답함과 함께 화까지 치미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시마 섬은 올 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침략 전쟁의 전진기지였던 그곳에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죽어가야만 했던 한국인 징용자들의 피가 여전히 남겨진 그곳을 왜곡되어 관광지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치욕입니다.

친일파 청산은 없고 그 후손들이 현재의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런 상황은 당연해 보입니다. 광복 70주년 재벌 회장을 풀어주는데 급급한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무도가 하는 이 한심한 현실이 곧 아픔입니다.

 

유재석의 뜨거운 눈물 속에서는 대한민국 정부가 제대로 하지 못한 광복 70주년의 의미가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 뜨거운 눈물은 수많은 국민들이 함께 흘리는 고통의 눈물입니다. 70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친일을 하던 자들이 활기치고 살아가는 현실은 역설적으로 '배달의 무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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