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27. 15:16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이정현이 찬사 받는 진짜 이유

유아인의 남우주연상 소식으로 후끈했던 청룡영화제이지만 의외의 수상자인 이정현에 대한 관심이 폭풍처럼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영화들이 나오고 소위 말하는 대박을 이룬 영화들이 가득한 상황에서 이정현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총 제작비가 겨우 3억인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 출연한 이정현은 아무런 돈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정현 정도면 최소한 1억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천만 원의 출연료를 받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니 말입니다. 그런 그녀가 저예산 영화에 무보수로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게 다가옵니다.

 

청룡영화제 시상식을 봤던 이들이라면 의외의 수상소식에 놀라던 이정현의 모습은 보는 이들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았고 천만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남여주연상 후보에 오른 상황에서 3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영화의 여주인공이 수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의 비용을 들인 영화이기는 하지만 평가는 최고였습니다. 그만큼 완성도가 뛰어났다는 반증이니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어쩌면 이정현의 여우주연상 수상이 이상할 것까지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이정현의 수상을 의외로 생각하는 것은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대규모 영화 시상식에서 나올 수 없는 수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정현이 맹활약을 했었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 대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시작이었습니다. 벤쿠버 국제영화제 용호상 부문, 런던, 파리 한국영화제, 스톡홀룸 영화제, 대만 금마장 영화제, 홍콩 아시안영화제, 폴란드 바르샤바 영화제 등에 초청을 받았다고 합니다. 

 

경쟁섹션이 없는 런던과 파리 영화제를 제외하고는 모두 경쟁섹션 후보에 올랐다고 합니다. 벤쿠버 영화제 당시에는 전석 만석을 기록하는 등 큰 관심과 호평을 받았다고 하지요. 국내에서도 저예산 영화치고는 좋은 기록을 보이기는 했지만 천만 영화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주목을 받기는 어려웠습니다.

 

"영화의 총 예산이 3억입니다. 이정현은 노개런티로 출연했습니다. 우리가 제작비를 아끼려고 스태프들이 집에서 아침을 먹고 왔습니다. 그걸 보고 이정현이 기름값도 안 받고, 아침도 챙겨주시더라. 아마 이정현은 영화 촬영하면서 마이너스가 됐을 겁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안국진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당시 이정현이 영화에 노개런티로 출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정현은 중국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만큼 그녀를 노개런티로 영화에 출연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녀 스스로 결정하지 않는 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지요.

 

제작비가 없는 상황에서 스태프들이 집에서 아침을 먹고 영화를 찍으러 왔다고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이정현이 기름값도 안 받고, 아침까지 챙겨줬다고 합니다. 출연료도 안 받고 고마워서 주던 기름값까지 거절하며 스태프들에게 아침까지 챙겨줬던 이정현의 놀라운 모습이 곧 수상으로 이어졌다고 보입니다.

 

"촬영 스태프 거의 다 재능기부를 하는 영화였다. 촬영 현장도 좋았고 사람들도 다 좋았다. 돈은 크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명량' 같은 상업 영화는 개런티를 많이 받을 수 있지만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정말 행복하게 촬영한 것 같다"

 

노개런티로 출연하고 스태프들의 밥까지 챙겨주던 이정현은 그것도 모자라 개념 발언까지 보여주었습니다. 돈이 중요한게 아니라 행복하게 함께 영화를 찍었던 것이 좋았다는 이정현은 천상 배우였습니다. 그런 그녀는 자신이 출연했었던 천만 영화인 '명량' 같은 상업 영화 개런티는 많이 받을 수 있지만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영화는 그렇지 않다고 확실한 구분을 지어주었습니다.

출연료도 없고 기름값도 자신이 그리고 스태프들의 식사까지 챙겨야 했지만 이정현은 행복한 촬영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런 그녀가 청룡영화제라는 큰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느낀 감정은 그저 자신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해서 기쁜 것은 아니었을 듯합니다.

 

서로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영화를 촬영을 했던 것이 떠올랐을 듯합니다. 돈과도 상관없이 오직 영화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애정으로 만들어낸 영화. 그렇게 완성된 영화가 이런 식으로 평가 받았다는 것에 기뻤을 듯합니다. 이정현의 이 순순함이 청룡영화제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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