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5. 07:05

송중기, 뿌리깊은 나무 통해 꽃미남 넘어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났다

송중기의 재발견이 확연하게 드러났던 것은 바로 화제의 드라마인 <뿌리깊은 나무>에요.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의 초반 인기를 이끈 것은 다름 아닌 세종 역할을 한 송중기였어요. 그저 잘생긴 배우 정도라면 인식되던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게 되었어요.

미완의 대기 송중기, 비로소 연기에 눈을 떴다




세종이 한글을 창제하고 반포하기 보름 전에 벌어진 살인 사건을 다루는 이 작품은 시작과 함께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많은 이들이 이 작품에 대해 호평을 하는 것은 일단 재미있다는 것이었어요. 재미가 없다면 당연히 화제를 받을 수밖에는 없지요.

기존에 봐왔던 세종대왕에 대한 이야기를 재해석하는 이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로워요. 시작과 함께 장혁이 보여준 멋진 액션도 압권이었지만 드라마 전체가 꽉 찬 듯한 느낌을 주는 완성도는 그 무엇보다도 흥미로웠지요. 워낙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다보니 배우들을 골라보는 재미 또한 대단했어요.

어쩌면 많은 이들이 송중기에 대해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던 듯해요. 하지만 그는 첫 등장과 함께 대중들의 시선을 완벽하게 제압하며 연기자 송중기를 시청자들에게 알렸어요. 송중기가 대중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게 해준 작품은 <성균관 스캔들>이었지요.

꽃미남 성균관생도인 구용하 역을 맡아 송중기라는 존재를 확실하게 심어준 그는 연기자로 한 발 내딛기 시작했지요.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그가 진정한 연기자로 올라 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송중기의 활약은 무척이나 보기 좋았지요.

그런 그가 <뿌리깊은 나무>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은 과연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어요. 여자보다 예쁜 외모로 곱상하기만 한 그가 과연 자신의 틀을 벗어내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그에게는 무척 중요했어요.

그저 예쁘기만 했던 이 미완의 대기가 이 작품을 통해 확실한 연기자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어요. 단순히 얼굴만 잘생긴 배우가 아니라 진정 자신이 무엇을 표현하는지 아는 배우가 되었다는 것은 대단하지요. 세밀한 감정 표현이 중요한 청년 세종의 역할은 결코 쉽지는 않았어요.

강력한 힘으로 권력을 잡은 아버지 태종에게 짓눌린 채 살아가는 왕 세종. 왕이지만 선왕의 의해 자신의 의사결정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 심약하지만 큰 뜻을 품은 야망을 가진 왕을 연기하는 것은 쟁쟁한 배우라고 해도 쉽지 않았어요.


<뿌리깊은 나무>를 흥미롭고 성공할 수 있게 만드는 절대적인 요소는 초반 성군이 될 수밖에 없는 세종의 모습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표현해주느냐에 달렸어요. 그렇기에 감정의 폭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살아나느냐는 무척이나 중요했어요.

어린 시절부터 삼촌들과 친척들이 아버지에 의해 죽어 가는 상황들은 어린 세종에게는 무척이나 힘들었을 거에요. 왕족이기는 하지만 선택받은 한 명을 제외하고는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은 세종이라고 다르지는 않았지요. 왕이 되고 나서도 여전히 강력한 파워를 가지고 있는 아버지 태종에게 주눅 들어 지내야만 했던 그가 아버지와는 다른 새로운 조선을 만들고 싶어 하는 세종의 모습은 무척이나 드라마틱한 존재였어요.

조선을 건국한지 26년이 된 상황에서 강력한 왕권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아닌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조선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어요. 이런 과정에서 아버지에게 대항하고 죽음 직전까지 몰리는 상황에서도 나약한 군주가 아닌 강인한 군주의 모습으로 변하는 과정은 대단했어요. 

마방진을 통해 강력한 군주의 모습을 이야기하던 태종에게 온 백성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군주가 되겠다는 세종의 대항은 그 자체로 대단한 반항이었지요. 한석규가 완성된 형태의 세종을 연기했다면 송중기는 성장하는 세종을 연기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중요했어요. 

성장이라는 것은 변화를 하고 있다는 뜻인데 그런 변화에는 자연스럽게 좋은 연기력이 필수일 수밖에 없어요. 좀처럼 쉽지 않은 연기를 그는 아주 섬세하지만 강렬하고 때로는 농을 칠 정도로 능숙하게 보여주었어요. 그는 세종을 연기하며 연기의 폭을 넓혀주었고 다양한 감정들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연기를 완벽하게 보여주었다는 것은 대단했어요.

그런 송중기의 탁월한 연기가 있었기에 한석규에 대한 시청자들의 감정 역시 자연스러웠던 듯해요. 송중기의 연기가 워낙 호평을 받다보니 정작 한석규가 염려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견들도 많았지만 한석규는 한석규였지요.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송중기와 한석규의 연기는 완벽에 가까웠어요.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외모만이 아니라 송중기가 진정한 배우임을 보여준 <뿌리깊은 나무>는 그가 연기자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주었어요. 이 작품을 통해 송중기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는 그저 얼굴만 잘 생긴 배우가 아니라 연기까지 잘하는 진정한 배우로 성장했음을 알려주었어요.

연기자 송중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해요. 연기보다는 외모만 돋보이던 존재에서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난 그의 다음 행보가 무척이나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