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5. 07:18

K팝 스타를 최악의 생방송으로 만든 주범이 김나윤이 아닌 이유

거대 아이돌 기획사 3곳이 모여 자신들의 소속 연예인을 뽑는 과정을 담은 '케이팝 스타'는 많은 화제를 만들어냈었어요. 예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다른 오디션들과는 차원이 다른 참가자들로 인해 대단한 화제가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기대들은 첫 번째 생방송 무대에서 모두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네요.

최악의 생방송으로 만든 것은 김나윤 합격이 아닌 제작진들의 역량 문제




생방송 무대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렵고 떨리는 무대일 수밖에는 없어요. '슈스케'나 '위탄'을 봐도 대중들 앞에 서서 자신의 노래를 부르고 심사를 받는 과정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지요. 더욱 이것이 그대로 방송이 되어 전국의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다는 사실은 그 긴장감을 극대화시켜주기 때문이에요.

가장 늦게 시작된 오디션 프로그램이었지만 아이돌 거대 기획사인 SM, YG, JYP가 모여 상업방송인 SBS에서 가장 이기적인 오디션을 진행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어요. 거대 기획사가 유치하고 그들에 의해 가수로 데뷔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는 꿈과도 같은 오디션이 되었어요. 매번 그들이 개최하는 자체 오디션에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는 점에서 SBS로서는 합리적이며 당연한 선택이었고 최소한 생방송 전까지는 성공적이었어요.

 

수펄스가 보여준 환상적인 화음들은 많은 이들에게 오디션이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얼굴이 아닌 목소리만으로 최상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활약은 곧 '케이팝 스타'의 상징처럼 다가왔어요. 그리고 우승자 역시 그들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생방송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어요. 

철저하게 아이돌 기획사에서 데뷔를 하는 만큼 그들이 원하는 방식의 트레이닝과 선택방식을 그대로 재현해낸 이 오디션은 거대 기획사의 시스템을 엿볼 수 있는 재미를 주기도 했어요. 각자 다른 형식의 육성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그들이 자랑이라도 하듯 참가자들을 통해 눈요기를 하는 과정도 나름 재미를 보여주었어요.

최종 10인이 선택되는 과정에서도 의외의 모습들이 등장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무척이나 이기적인 모습임에도 수긍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국민들을 위한 오디션이 아닌 철저하게 거대 기획사 3사를 위한 오디션이기 때문이에요. 시청자들은 그들의 오디션을 참관하는 단순한 시청자라는 점에서 톱10 선정에도 시청자들의 호불호는 그저 외부인의 시선일 뿐이었지요.

문제는 첫 번째 생방송에서 보여준 그들의 모습이었어요. 과연 그들이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비교해 봤을 때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지는 의문이었어요. 오디션 과정에서 나왔던 다양한 장점들은 모두 사라지고 다른 오디션들을 능가하는 실력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한계를 드러냈어요. 

첫 번째 참가자인 백지웅부터 누구하나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이미쉘이나 이하이마저도 뚜렷한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경악스럽기까지 했어요. 과연 그들이 보여준 예선 실력은 거품 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였어요. 그나마 시원한 가창으로 주목을 받은 박지민이 호평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분명했지요. 물론 박진영이 이야기를 하듯 자신의 장점만을 보여주는 방식이 문제일 수도 있지만 매회 탈락자가 나오는 서바이벌에서 어설픈 실험보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부분을 보여주는 것은 당연하지요.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의외로 높은 점수를 준 심사위원들에 대한 신뢰도 역시 문제로 지적될 수밖에는 없었어요. 긴장감이 전혀 없는 무대는 자연스럽게 매력적일 수 없었어요. 무대 역시 특별한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어설픈 진행 모습도 다른 오디션과 비교될 수밖에는 없었어요. '위탄'을 최악의 오디션으로 불렀던 이들에게도 생방송 무대를 보고는 '위탄'이 상당히 실력 좋은 참가자들이 모인 것이다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케이팝 스타'는 분명한 한계를 보여주었어요.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노래들이 그만그만한 모습으로 이어지고 심사위원들의 평가 역시 기술적인 전문성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결국 무슨 소리인지 모호하기만 한 상황에서 이 오디션이 과연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만들었어요.

많은 이들이 문제로 지적하는 김나윤은 오늘 무대에서 치어리딩을 보여주며 노래를 불렀지만 뭐하나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지요. 그럼에도 심사위원들은 이하이와 같은 점수를 줬다는 점에서 문제의 핵심이 존재하지요. 그들의 눈에 김나윤이 스타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과 시청자들이 느끼는 괴리감이 무척이나 컸다는 점이에요. 이런 괴리감은 이승훈에서 극대화되었지요. 

노래는 못하지만 참신한 퍼포먼스로 생방송 무대에 서게 된 그는 '서태지와 아이들' 무대를 선보였지만 춤도 노래도 참신함도 없는 최악의 모습이었어요. 아이들 학예회보다 못한 모습으로 심사위원들에게 최하의 점수를 받았지만 사전 투표와 시청자 참여로 다음 단계에 진출했다는 것은 이 오디션 역시 앞선 오디션의 단점들이 그대로 전달되며 정상적인 모습으로 마무리되기는 힘들 것으로 여겨졌어요. 

김나윤도 노래를 못했지만 최소한 이승훈보다는 잘했다는 점에서 첫 번째 탈락자였던 이정미는 아쉽기만 하지요. 성대 결절이 있어 정상적으로 노래를 못 불렀다고는 하지만 사전투표 5위였던 이정미가 10위였던 김나윤에게 밀려 탈락했다는 것은 시청자 투표에서 밀렸다는 이야기로만 설명이 가능할 듯하지요. 이승훈이 2위를 했지만 사전 투표가 10% 밖에 반영이 안 된다는 점에서 절대적인 당락은 바로 모바일 투표에서 결정이 났기 때문이에요.

시청자들이 느끼기에 김나윤이 이하이와 같은 점수를 받을 정도로 잘 했느냐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는 없었어요. 이승훈이 최악의 평가를 받은 것은 너무 당연했지만 이미 팬덤을 형성한 이상 일정 부분 지속적으로 탈락의 위기를 넘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불리한 것은 여성 참가자들이지요. 더욱 김나윤의 경우 예선 과정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며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으며 첫 번째 탈락자로 지목되었다는 점에서 분명 의외이기는 했지요. 

사전투표에서 10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그녀의 합격은 의외일 수밖에는 없었어요. 하지만 문제는 이정미와 김나윤을 마지막 순간까지 남기며 논란을 부추겼어요. 정확하게 하지만 이정미와 이승훈을 마지막에 남기고 탈락자를 선택해야만 했지만 다섯 명씩 묶어 탈락과 합격을 나눈 이상한 방식으로 인해 가장 논란이 컸던 이승훈은 쉽게 합격자 부류에 들어서며 이상한 논란만 만들어버렸지요.

심사위원들이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이 탈락하게 되었다며 이정미의 탈락을 아쉬워했는데 그렇다면 그들은 과연 김나윤이 탈락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심사위원들은 의외로 김나윤에게 후한 평가를 했고 당연히 합격점수를 받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최악의 평가를 받은 이승훈이 사전투표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는 점에서 모바일 투표에서 심사위원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승훈이 합격자가 되었다는 것이 정확한 결과겠지요. 

하지만 김나윤과 이정미가 마지막에 남겨지며 둘이 최하의 점수로 경쟁을 했다고 보여 지며 심사위원들의 모든 발언의 주인공이 김나윤이 되었다는 사실은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어요. 공개된 점수인 사전심사에서 10위를 차지했지만 이는 10%밖에 반영이 안 되기에 큰 영향은 없었어요. 심사위원 점수에서 이하이와 함께 공동 5위를 한만큼 합격 가능성은 높았던 김나윤이기에 비록 모바일 투표에서 최하의 점수를 받았다 해도 살아남을 수는 있었지요.

이승윤의 경우 1위 박지민과 비교해 35점 차이를 보이며 최하위를 차지했음에도 모바일 투표와 사전 투표의 고득점으로 합격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이 의외라고 평가한 것은 김나윤과 이정미의 대결구도가 아닌 이승윤과 이정미의 대결구도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겠지요. 그럼에도 이 둘을 마지막 자리에 올린 것은 트러블메이커가 되어버린 김나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보일 뿐이네요. 

최악의 생방송을 만든 것은 고만고만한 참가자들의 어설픈 실력과 함께 심사위원들의 매력 없는 심사평, 부실한 무대(보여 지는 모든 것)의 한계, 어색한 진행과 다른 오디션에 비해 부족한 사운드 등 총체적인 난국으로 이어진 모든 것이었어요. '슈스케'나 '위탄'을 넘어서기에는 분명한 한계를 드러낸 생방송 무대가 과연 다음 주 얼마나 개선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상당히 실망할 수밖에 없는 것 역시 어쩔 수가 없네요. 

김나윤에 대한 미움이 지속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제작진들의 의도적인 농락은 그녀에게는 절망이지만, 일부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에게는 좋은 먹잇감이 되어 'K팝 스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최악으로 다가오네요. 최악의 상황으로 만든 것은 심사위원들은 이해하기 힘든 점수들과 어설픈 제작진들의 한계, 그리고 모바일 투표로 인해 탈락자 선정을 잘못한 시청자 모두에게 있을 뿐 김나윤에게만 모든 죄를 물어서는 안 될 거에요. 그저 마녀사냥 할 대상을 골라 욕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왕따 문화는 이제는 지양되어야 할 문화이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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