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10. 07:05

백지영 울린 유성은 임진호 듀엣 배틀, 엠보코 가치를 보여 주었다

'엠넷 보이스 코리아'가 회를 거듭 할수록 재미있어 지네요. 블라인드 오디션을 마치고 각자 자신이 선택한 참가자들을 데리고 본격적인 배틀 경연이 시작된 5화는 그 긴장감이 그 어떤 오디션 이상이었다는 점에서 대박 가능성을 보여주었네요. 노래 하나로 승부를 벌이는 그들의 경연은 그렇기에 더욱 흥미롭기만 했어요.

백지영을 울린 환상적인 보이스를 가진 유성은과 임진호, 그들이 엠보코다




'더 보이스'가 전 세계적으로 환영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오직 노래를 잘하는 이들만을 선택한다는 점이었어요. 다른 오디션의 경우 여러 가지 경우의 수와 가치들이 노래를 넘어서서 결정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보컬리스트를 뽑는 경연들은 아니지요. 현재 진행되는 다양한 오디션의 경우 대부분 아이돌 시장에 들어설 수 있는 존재들을 뽑는 형식에 불과한 상황이에요.

가장 늦게 시작한 SBS의 'K팝 스타'는 노골적으로 거대 기획사 3곳을 위한 오디션을 방송으로 제작할 정도로 그들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했지요. '슈스케'가 아이돌과 보컬리스트의 경계에서 움직인다면 '위탄'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지요. 그런 점에서 아무런 눈치 보지 않고 노골적으로 아이돌 선발대회를 하는 'K팝 스타'의 인기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문제는 생방송 무대를 가진 첫 경연에서 그들의 실력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져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며 많은 시청자들이 실망을 했다는 점이에요. 비주얼과 다양한 수사로 버무려진 예선과는 달리, 생방송 무대에서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학예회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혹평을 들었다는 점에서 그들이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이 참 멀다는 생각을 하게 했네요.

이런 오디션들과 달리, 오직 목소리의 힘과 매력만을 듣고 뽑는 '엠보코'는 매력적일 수밖에는 없어요. 그 어떤 자료도 전해주지 않은 채 심지어 돌아서서 노래만 듣고 평가를 한다는 설정은 대단하지요. 외모나 배경에 의해 선택되어지는 것을 방지한 채 오직 보컬리스트로서 가치를 가진 이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취지는 환영받을 수밖에는 없었어요. 

'엠보코'가 오직 노래 잘 하는 이들을 위한 무대라는 점은 출연자들의 면면에서도 그대로 드러나지요. 그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본적이 없는 독특한 존재들부터 외모에서 콤플렉스를 가질 수 있었던 이들 역시 용기를 내서 출연을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엠보코'는 이미 성공이지요. 

신승훈, 백지영, 길, 강타가 심사위원이면서 멘토 역할을 해서 자신의 팀원을 선택(각 12명씩)한 후 자신이 선택한 팀원들을 배틀 대결을 통해 생방송 무대에 세우는 형식은 흥미로웠어요. 예선에서 이미 매력적인 보이스를 가진 참가자들이 화제의 중심이 되었어요. 전직 가수, 보컬 트레이너, 코러스 가수까지 그동안 주목 받을 수 없었던 수많은 이들이 '엠보코'에 등장했고 그들은 오직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통해 인정을 받는 과정은 그대로 감동이었어요. 


장재호, 손승연, 황예린, 강미진, 유성은, 허공, 임진호, 배근석, 지세희, 우혜미, 하예나, 장은아, 최준영 등 출연자들의 모습은 그 자체가 감동이었어요. 가수로 데뷔를 했지만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그저 그렇게 사장되고 말았던 전직 가수.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그 꿈을 이루기 힘들었던 청춘. 가정 형편이 어려워 가수의 꿈을 접고 택배 일을 해야만 했던 참가자. 가수의 뒤에서 코러스를 해주며 가수의 꿈을 키워왔던 이들 등 그들의 모습은 그 자체가 감동이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도록 해주었어요.

노래로만 따진다면 그 어떤 오디션과도 비교불가일 정도로 출연자들의 출중한 실력은 왜 이렇게 노래 잘하는 이들이 주목을 받을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였지요. 아이돌 전성시대 소외받은 진정한 보컬리스트들이 얼마나 많은 지는 '엠보코'를 보면서 더욱 간절하게 느낄 수 있었네요.

5화 본격적인 배틀이 진행되며 그 잔인한 방식에 아쉽기도 하지만, 정면 승부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흥미롭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대단한 이들이 그렇게 탈락을 해야 한다는 점이 아쉬울 정도였어요. 걸그룹을 꿈꾸었던 황예린과 거대한 체구를 가진 장재호가 함께 부른 듀엣 곡 '안부'는 환상의 하모니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기에 부족함이 없었어요. 

누가 더 잘했다고 쉽게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던 이들의 노래였지만 룰은 둘 중의 하나만을 선택해야만 했고 황예린은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어요. 달콤하고 매력적인 시작은 지독한 배틀 레이스를 더욱 지독한 재미로 만들어주었어요. 지세희와 오경석이 벌인 록 배틀은 아쉬움들이 많았어요. 다른 팀들도 그렇듯 누구를 뽑는 게 정답인지 알 수가 없었으니 말이지요.

4차원 우혜미와 정소연의 대결 역시 진정한 보컬리스트 경연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조화롭게 선택된 곡을 매력적으로 담아내서 모두를 놀라게 했던 그들에게도 어김없이 둘 중의 하나라는 가혹함은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어요. 개인적으로 많이 기대하고 있는 유성은과 임진호의 배틀 대결은 5화의 하이라이트였어요. 보컬 트레이너인 임진호는 영화 OST 등에 참여한 가수이지요. 유성은은 코러스로서 가수의 꿈을 꾸었던 휴학생이에요. 유성은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그녀가 부른 이효리의 '텐 미닛'은 '엠보코' 최고 중 하나였으니 말이에요.

이런 실력이 그저 한 곡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주제곡으로 주어진 이은하의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미소처럼'은 감성적인 보이스의 임진호와 팜므파탈이 느껴지는 강렬한 보이스의 유성은이 하나의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주며 코치인 백지영을 울게 만들었어요. 너무 완벽한 노래를 불러준 이들 중 하나를 탈락시켜야 한다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니 말이지요.

너무나 매력적인 보이스와 사연들을 가지고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고 노래를 하는 그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마저 흔들어 놓을 정도였으니 그들을 선택하고 가르쳤던 코치 백지영으로서는 더욱 감동스럽게 마음 아플 수밖에는 없었을 듯하지요. 앞으로 그 잔인한 배틀로 인해 유사한 안타까움과 아쉬움들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안타까울 정도였네요.

어쩌면 백지영 코치의 눈물은 함께 시청을 했던 모든 이들의 감정과 동급이었을 거에요. '엠보코'가 아니라면 만들어질 수 없는 감동 코드는 이렇게 노래로 듣는 이들의 마음에도 깊이 있게 다가오는 것을 보면 백지영 코치의 눈물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듯하지요. 너무 잘해서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다는 백지영 코치의 말처럼 '엠보코'에서 대결을 하는 이들의 모습은 이렇게 감동스럽게 다가오기만 하네요.

다른 오디션이라면 결코 만들어질 수 없는 이 감동스러운 장면은 오직 보컬리스트를 찾는 '엠보코'이기에 가능한 감동이었어요. 이 매력적인 오디션이 아이돌만이 대접받는 가요계에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지도 궁금해지네요.

 



                                       내용이 마음에 드신다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 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으셔도 추천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