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6. 08:16

응답하라 1997 서인국과 정은지vs아름다운 그대에게 설리와 민호, 확연하게 갈린 존재감

서인국과 정은지 주연의 '응답하라 1997'이 연일 화제이네요. 비록 일주일에 한 번 방송되고 있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그 어떤 드라마와 비교해도 상대가 안 될 정도라는 점에서 신드롬을 넘어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는 느낌이지요. 같은 아이돌 출신이 등장하는 '아름다운 그대에게'와 비교해 봐도 '응칠'의 존재감은 최고일 수밖에는 없네요.

 

시청률 4%와 5%의 차이, 아이돌도 레벨은 존재하고 있었다

 

 

 

 

 

SM 드라마라고도 불리는 일본 만화 원작을 드라마로 제작한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시작부터 현재까지 발연기와 민망한 이야기로 비난을 받고 있네요. 논란의 대상도 안 될 정도로 대중의 관심이 없는 이 드라마와 달리, 같은 아이돌이 출연하는 '응답하라 1997'은 탁월한 연기력에 완성도 높은 이야기로 연일 호평이 이어지고 있네요.

 

사활을 걸듯 시작한 SM 드라마이지만 결과는 역시나 였습니다. 연기력이 안 되는 아이돌을 그저 SM 소속이라는 이유로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전략은 전혀 통할 수 없음이 그동안의 드라마 참패에서 드러났고 이번에도 변화는 없었습니다. 

설리와 민호를 전면에 내세우고, 제시카, 크리스탈, 태연, 온유, 다나 등 SM 소속 연예인들이 동원된 이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절망적입니다. 물론 10대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하지만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SM 연예인들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시청률은 4%대까지 떨어지며 상승세를 엿보기에는 힘들기만 합니다. '각시탈'이 이번 주 종방이라고 하지만 다음 드라마 역시 만만찮다는 점에서 이 상황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없어 보이네요. 일본 만화 원작에 일본과 대만에서 이미 드라마로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라는 점은 '꽃보다 남자'와 유사합니다. 물론 이 드라마 역시 '꽃보다 남자'를 만든 전기상 피디가 연출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 보겠다는 의지는 돋보이지만 철지난 유행을 추종하는 듯 허무하기만 하네요. 

 

많은 이들이 '응답하라 1997'에 열광하는 이유는 명확하지요.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지도 않고, 아이돌 출신의 연기 초보들이 등장하는 등 문제점은 '아그대'보다도 더 컸지만 우선 이야기가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점은 중요하지요.

 

특정 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드라마가 아니라 누구라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의 틀은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지요. 만화 원작이라고 하지만 그 오글거림이 극에 달하고, 원작을 변형해 그나마 원작이 주는 재미마저 반감되고 있는 '아그대'는 우선 이야기의 재미마저 뒤쳐질 수밖에는 없었어요. 여기에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바로 연기력의 차이지요.

 

서인국과 정은지가 호흡을 맞추는 '응칠'과 설리와 민호가 함께 하는 '아그대'의 결정적인 차이는 연기력의 문제라고 볼 수밖에는 없지요. 나름 SM 소속으로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그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분명 우려 반 기대 반이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많은 이들이 기대보다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는 점은 연기의 문제였습니다. 

 

'꽃보다 남자'와 동일하게 일본 만화 원작으로 꽃미남, 미녀들을 내세워 인기 몰이를 하겠다는 안일한 기획은 철저하게 거부감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2009년(이민호, 김현중, 김범, 김준이라는 F4와 비교가 안 되지만)과 달리 최근의 흐름은 그저 얼굴과 기획사만 내세우는 전략으로 성공하기는 힘들다는 교훈을 남겨주는 듯하네요.

 

'응칠'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뛰어난 외모를 지니고 있다고는 볼 수 없지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들도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점들은 많을 수밖에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이야기와 딱 맞아 떨어지는 완벽한 연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점은 중요하지요. 기존의 어떤 드라마와 비교해도 이야기의 재미와 연기력 등 무엇 하나 뒤쳐질 것이 없는 '응칠'의 성공은 그저 거대 기획사의 힘을 믿는, 혹은 유명한 원작을 통해 그저 얼굴 마담들만 내세우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안일함은 이제 통하기 힘들다는 진리를 보여준 듯도 하네요.

 

OST의 경우도 마찬가지지요. SM 소속 가수들을 모두 총출동시켜 OST를 발매하고 있지만 대중들의 호응은 미온적이기만 하네요. 이와 달리, '응칠' 속에 등장하는 음악들은 연일 화제를 낳고 있어요. 90년대 당시 유행하던 음악들이 다시 한 번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게 다가오지요. 

 

서인국과 정은지가 함께 부르는 '올 포 유'와 '우리 사랑 이대로'가 음원 공개와 함께 음원차트 올 킬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응칠'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네요. 그저 이름으로만 보면 '아그대'에 출연하는 배우들이나, OST가 모든 것을 장악하는 것이 정답이겠지만 현실은 냉정했습니다. 

 

'응칠'과 '아그대'의 시청률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케이블과 지상파라는 차이를 생각해보면 이는 완벽한 역전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케이블이라는 핸디캡으로 인해 분명한 한계를 보이고 있지만, 지상파 수치로 전환하면 20%이상 30%에 근접하는 시청률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4%와 5%이지만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네요. 

 

물론 모든 것이 시청률로 평가될 수는 없어요. 아무리 잘 만든 드라마라 해도 시청률이 저조하게 나올 수는 있는 것이니 말이지요. 드라마의 완성도와 시청률이 동급일 수는 없다는 점에서 시청률로 드라마를 평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거에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그대'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와 관심도가 현격하게 떨어지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분명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아그대'가 일본 만화 원작이라는 점에서 일본 수출과 SM 팬들이 많은 중화권 수출을 생각하면 사실상 성공적인 드라마라 자평할 수는 있을 겁니다. 한류 스타들이 그러하듯, 아이돌들을 추종하는 이들에게 드라마의 완성도와 연기는 상관없이 오직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는 있을 테니 말이지요.

 

이런 점에서 '응칠'은 '아그대'보다 해외 시장 개척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돈 잘 벌었다고 좋은 작품이라는 기준이 성립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이런 내용만으로 두 드라마를 평가할 수도 없겠지요. 이야기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가 시청자들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응칠'과 '아그대'에 대한 평가는 분명하게 갈릴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서인국과 정은지vs설리와 민호'의 대결은 이미 서인국과 정은지의 완승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인지도는 SM 소속 연예인들과 비교해 크게 낮았지만, '응답하라 1997'에서 보여준 탁월한 연기력으로 이미 그들의 인지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성패는 이런 결과도 만들어주고 있는 듯하네요.

 

그저 이름과 얼굴만 내세워 인기몰이를 하려던 드라마는 분명한 한계를 드러내고 표류 중이고, 낯설었던 이들이 대거 등장했던 드라마는 뛰어난 완성도와 열연이 하나가 되어 그 모든 우려를 잠식하고 최고의 드라마로 우뚝 서게 되었네요. 시청률이나 돈으로 규정할 수 없는 분명한 한계는 확연하게 갈린 존재감으로 정리될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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