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26. 10:04

손연재 악플이 황당하고 처량하게 다가오는 이유

리듬체조 선수인 손연재가 '승승장구'에 출연했네요. '런닝맨'을 시작으로 '무한도전'을 거쳐, '승승장구'까지 출연하며 진정한 스포츠 스타로 거듭난 그녀에게 여전히 악플이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아쉽기만 합니다. 이런 악플들의 시작이 손연재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닌 그녀가 속해 있는 소속사에 대한 반감으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더욱 황당함으로 다가오지요.

 

김연아 선수의 소속사였던 IB 스포츠에 대한 반감이 고스란히 그 회사 소속인 손연재에게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이지요. 손연재 선수가 노력도 하지 않고 이런 성과를 거뒀다거나, 그녀가 비난을 받을 정도로 잘못을 했다면 악플이 쏟아지는 것은 스스로 감내해야만 하는 부분 일거에요. 하지만 손연재를 무조건 비난하는 이들의 태반이 김연아를 힘들게 했던 IB에 대한 반감으로 생긴 악플이라는 사실은 경악스럽게 하네요.

 

김연아마저 비난에 휩싸이게 하는 그릇된 팬심 모두를 망친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꾸준하게 손연재를 비난하는 무리들의 습성은 감히 김연아와 비교 대상이라도 되는 선수냐를 그 근거로 따지고 있네요. 세계 최고의 선수와 메달 하나 딴 적이 없는 선수를 동등하게 비교한다는 사실은 어불성설이라는 이야기이지요. 메달의 유무만 따지고 본다면 비교 대상이 아니지요. 김연아가 일군 대단한 성과를 폄하하거나 거짓이라고 몰아세우는 이들이 없다는 점에서 김연아 선수가 뛰어난 존재라는 사실은 그렇게 외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니 말이지요.

 

문제는 김연아 선수와 이별한 IB에 대한 반감으로 손연재를 비난하는 것이라면 이는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지요. 척박한 환경에서 어린 시절부터 힘들게 노력해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섰던 것은 IB가 만든 것이 아니라 손연재 선수가 홀로(가족의 힘이 있었지만) 만들어낸 성취라는 점에서 위대하기까지 하니 말이에요.

 

김연아가 어린 시절부터 피겨에서 두각을 보였듯, 손연재 선수도 어린 시절부터 리듬체조에서 주목을 받았던 선수였어요. 두 선수 모두 국내에서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기량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둘의 재능과 노력을 함부로 폄하할 수 있는 이는 없었을 거에요.

 

그렇다고 피겨와 리듬체조라는 서로 다른 종목을 하나로 연결해 수치로 계산하듯 누가 더 잘났다고 비교하는 것 역시 우매한 일일 수밖에는 없지요. 앞서간 김연아 선수가 대한민국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고, 세계 최고가 되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 말이에요. 그에 비하면 손연재 선수는 이제 시작인 선수에 불과하지요.

 

동구권 선수들의 전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리듬체조에서 올림픽 5위에 입성한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악플러들에게는 아주 쉬운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쉬운 일을 왜 국내 선수는 물론 아시아 선수들도 하지 못하는지 의아하기만 하네요. 체조에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세계적인 선수들이 넘쳐나는 중국마저 이번 올림픽에서 왜 결선에도 진출을 하지 못했을까요? 왜 손연재 선수만이 아시아 선수로 유일하게 출전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그건 손연재 선수가 그만큼 노력을 했고, 그 노력의 대가가 올림픽 5위로 나온 것이지요.

 

IB스포츠가 국내 스포츠 매니지먼트의 큰 손으로 등장한 것은 오래되었지요. 그리고 기존의 틀을 바꾸며 엄청난 자본의 힘으로 중계권을 독식하며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어요. 이 과정에서 그들의 돈 놀이는 결과적으로 중계권료 인상을 급격하게 올려놓으며 한국 시장을 눈먼 장님으로 만든 것만으로도 그들은 비난 받아 마땅하지요.

 

김연아 선수가 그런 IB스포츠와 2007년 계약을 맺고 다양한 CF와 함께 전지훈련 등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는 사실도 부정하기는 힘듭니다. 개인적으로 해결해야만 했던 많은 일들을 매니지먼트를 받으며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중요했으니 말이지요. 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있었고, 결과적으로 헤어질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지만 중요한 시점 서로의 이익을 위해 손을 잡은 것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김연아가 그랬듯 손연재 선수도 보다 나은 조건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리듬체조를 위해 2010년 IB스포츠와 계약을 맺었지요. 그 상황이 김연아가 떠나고 손연재가 들어서며 마치 대타의 느낌을 가질 수도 있었겠지만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하는 입장에서 손연재라는 선수가 주는 메리트는 놓칠 수 없는 존재감이었지요. 그리고 그녀를 다양한 방식으로 노출하고 지원하며 자신들에게 이로운 방식으로 활용(선수에게 부담이 안 되는 상황)하는 것은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김연아나 손연재 모두 자신이 보다 발전하기 위해 전문 매니지먼트 회사를 찾았고 모두 소기의 성과를 얻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 과정에서 김연아 선수는 IB스포츠와 분쟁이 일어났고, 김연아 가족들이 자체 회사를 차려 독립하며 현재까지 서로 비난하는 관계가 되었다는 사실은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제는 IB스포츠의 문제를 손연재로까지 확대재생산하는 이들의 문제입니다. 김연아 선수가 느끼고 불평부당하다고 생각했던 문제가 김연아의 문제가 아니었듯, 지금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문제 역시 손연재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이지요. 

 

손연재를 알리기 위해 열심히 언플을 하는 것이 손연재가 그렇게 해달라고 해서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김연아를 손연재와 함께 언급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는 이들에게는 여자 스포츠 스타는 김연아가 유일해야만 한다는 논리나 다름없는 요구일 것입니다. 

 

언론이나 대중들은 언제나 새로운 스타들을 찾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스타가 발굴되고 각광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는 자신이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지요.  

 

올댓스포츠와 IB스포츠로 양분되어 누가 더 언플을 하고 비난을 하는지 대결이라도 하는 듯한 모습은 둘 다에 크게 관심 없는 이들이 봤을 때는 당혹스럽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물론 IB스포츠의 작태를 옹호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있기에 손연재를 활용하는 방식 역시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비난이 왜 IB스포츠가 아닌, 손연재에게 집중되어야 하는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손연재를 비난하면서 과도한 언플이 곧 모든 것을 망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런 비난의 근거는 고스란히 김연아 선수를 향한 비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은 명백합니다. 김연아 선수나 손연재 선수를 모두 사랑하는 많은 팬들로서는 일부에서 노골적으로 행하고 있는 소속사들에 대한 비방이 선수들에게 번져나가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을 거에요.

 

소속사들은 철저하게 수익을 위해 움직이는 회사이고, 선수들은 자신들의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전부이지요. 그런 선수들에게 소속사의 문제를 근거로 비난을 하는 것은 옳은 행동이라고 볼 수는 없네요. 어린 시절부터 노력해 현재에 자리까지 올라선 대단한 선수들을 못 잡아먹어 안달인 상황은 어떻게 봐도 이상할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지요. 과연 그런 비난과 비방이 무엇을 위함인지 알 수가 없어 황당하고 처량하게 다가오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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