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26. 07:30

남격 윤형빈vs무도 하하 같은 결혼 극단적 차이 예능의 품격을 이야기 하다

최근 결혼식을 올린 윤형빈과 정경미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둘의 혼수 장만을 위해 특별하게 의미를 두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의 행위는 시청자들의 호된 질책으로 이어졌습니다. 사는 게 힘들어 결혼도 포기하는 세대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그들이 보인 행위는 당혹스러웠으니 말입니다. 

 

하하 결혼을 기념해 무한도전은 앞서 축하하는 의미의 특집을 꾸몄습니다. 축의금을 내는 게임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엄청난 금액들이 오고갔지만 마지막 반전 메시지는 왜 무한도전이 그렇게 사랑받는 프로그램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같은 결혼 극단적인 차이 예능의 품격을 이야기 하다




결혼이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값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처럼 결혼이라는 것 자체가 힘겹게 다가오는 상황에서는 결혼식 자체가 그만큼 더욱 소중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오랜 연인 관계를 청산하고 결혼을 다짐한 윤형빈과 정경미 커플 역시 그렇기에 축하해줘야만 하는 대상입니다.

 

문제는 너무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과유불급 진리를 남자의 자격은 잊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같은 멤버 중 가장 어린 윤형빈이 결혼을 한다는데 얼마나 기뻤을까요? 그런 기쁨을 전달하기 위해 그를 위한 특집 방송을 하고 그를 위해 결혼 선물을 사주는 행위 자체가 비난받을 일은 아닐 겁니다. 문제는 과연 그런 형식이 방송으로 적합했느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청년 실업이 장기화되고 결혼마저 사치가 되어버린 시대에 남격이 보여준 행위는 배신감이나 우롱 정도로 다가왔습니다. 결혼을 어렵게 해도 함께 살아가는 생활 자체가 전쟁과 다름없는 이들에게 윤형빈을 위한 고가 살림 장만 프로그램은 분노를 불러오도록 유도했습니다.

 

일요일 오후 채널을 남격에 맞춘 시청자들은 당황스러운 상황들을 목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윤형빈의 결혼을 축하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대형마트에서 촬영을 한 그들의 행위는 당황스러웠으니 말입니다. 출연자들의 카드를 압수해 게임을 하고 그 게임의 승패에 따라 고가의 결혼 선물을 사주는 방식은 그들에게만 행복한 과정이었습니다.

 

게임에서 진 이윤석은 98만 원 상당의 고급 소파를 사줘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이경규가 250만 원짜리 커피머신을, 김태원은 160만 원 상당의 김치 냉장고를 구매해줘야만 하는 상황은 그저 웃고 넘기거나 선후배들의 결혼 선물 증정 정도로 인지하기에는 부담스러웠습니다.

 

친한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이를 위한 살림을 선물하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은 자주 있는 일들이기에 당연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들의 선물이 너무 고가라는 사실입니다. 소파야 100만 원 남짓 하는 비용이 사치처럼 다가오지만 그래도 인정할 수 있다고 해도, 커피머신을 250만 원이나 주고 사는 행위는 답답함으로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결혼 역시 호화스럽게 치른 그들에게 그 정도의 선물은 당연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들 세계에서는 그 정도는 너무 가볍고 저렴한 방식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를 그대로 프로그램으로 제작해 방송했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윤형빈의 결혼을 테마로 특집을 만든 그들이 과연 이런 식의 방송을 해야만 했는지가 의문이니 말입니다. 

"사실 처음부터 비난의 소지를 예상 못 한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비난하는 분들이 계실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팀 막내의 결혼에 대한 형들의 축하의 마음을 유쾌하고 담고 싶은 마음에 촬영했다"

"팀의 막내가 결혼했다. 형들이 축의금 주는 대신 좋은 취지로 선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본인들이 그런 제품을 고를 줄 몰랐지만 멤버들은 유쾌하게 촬영했다. 시청자 여러분도 넓은 마음으로 지켜봐 달라"

논란이 확산되자 남격 피디는 처음에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지만, 방송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팀 막내의 결혼이라는 점에서 촬영을 강행했다고 합니다. 본인들이 고가 제품을 고를 줄 몰랐지만 모두가 유쾌하게 촬영했다며 모든 문제는 고가를 고른 윤형빈과 정경미의 문제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고가 상품을 고른 이들이 문제이지 막내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한 방송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것 자체가 문제일리는 없을 겁니다. 축하를 해주기 위한 자리를 마련해주었더니 탐욕스럽게 자신의 잇속을 챙긴 윤형빈과 정경미가 문제일 테니 말입니다. 그들의 결혼은 축하하지만 남격의 프로그램은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남격이 이 방송을 만들기 전에 분명 무한도전의 하하 결혼식 편을 참고했을 듯합니다. 참고는 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방송을 보면서 결혼과 관련해 프로그램을 제작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결혼을 축하하는 멤버들의 마음을 담는 형식은 가져갔지만 정작 중요했던 프로그램의 가치를 훔쳐가지는 못했습니다.

 

지난 해 12월 방송된 내용을 기억하는 이들은 많을 겁니다. 하하와 별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축의금 레이스를 펼치는 과정은 흥미로웠으니 말입니다. 다양한 형식의 게임들을 통해 축의금이 쌓이는 방식은 멤버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그 단위가 수십이나 수백만 원이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게임이 끝나갈 즈음 유재석에게 쌓인 금액은 6000이 훨씬 넘는 액수였습니다.

 

아무리 후배 하하가 결혼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축의금을 내야만 하는 무도 멤버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욱 방송을 통해 이런 거액을 축의금으로 낸다는 사실은 문제가 될 수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문제는 마지막 반전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멤버 개인들이 가지고 있던 수치들은 원이 아닌, kg이었습니다. 멤버들이 게임을 통해 얻은 수치는 쌀로 불우이웃에게 기부하는 반전이었습니다. 6500kg이 넘는 규모를 할당받은 유재석은 그제 서야 크게 웃으며 얼마든지 기부하겠다고 밝히는 모습에서 무도의 건강함에 박수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개인의 욕심이 아닌 많은 이들에게 결혼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려는 하하나 무도 멤버들의 마음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결혼을 축하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했음에도 그들이 줄곧 지향하고 있는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은 무한도전은 역시 무한도전이었습니다.

 

예능에도 품격은 존재하나 봅니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제작해도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윤형빈은 고가의 결혼 선물을 받았지만, 그 보다 더욱 심란한 비난을 받아야만 합니다. 하하는 비록 자신이 받은 것은 전혀 없지만 자신의 결혼을 기념해 고가의 쌀을 무도의 이름으로 기부하며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게 바로 예능의 품격 차이일 겁니다. 그 차이는 쉽게 변할 수 없다는 점에서 무한도전의 가치는 더욱 빛날 수밖에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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