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7. 13:02

김연아 우승 레미제라블로 만든 무결점 여왕의 재림보다 더욱 중요했던 가치

싱글에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1위를 차지했던 김연아가 프리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뽐냈습니다. 탁월한 연기력으로 심판들마저 머쓱하게 만든 김연아는 압도적인 점수로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2년의 공백을 우습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주겠다는 김연아의 바람과 약속은 멋지게 완료되었습니다.

 

김연아가 없던 자리에서 200점을 넘으며 1위를 차지했었던 마오의 기록을 우습게 넘겨버린 김연아는 상대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김연아의 상대는 오직 김연아 자신이라는 사실을 이번 ISU에서 다시 확인시켜주면서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는 당연하게 다가왔습니다.

 

무결점 연기로 피겨퀸의 위상을 스스로 알린 김연아 대단하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국제경기에 참가하지 않았던 김연아. 그 긴 공백기 동안 세계 여자 피겨는 마오와 코스트너 등 다양한 선수들의 전성시대였습니다. 절대적인 강자없이 비슷한 실력을 가진 이들이 경쟁을 벌이던 시대는 김연아가 복귀하며 다시 한 번 여왕 전성시대를 만들어냈습니다.

 

싱글 1위를 차지한 김연아가 이번 대회 우승은 당연하게 여겨졌습니다. 그만큼 그녀에 대한 피겨인들의 기대감이 대단했고, 실제 싱글에서 보여준 그녀의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연기는 상대를 찾기 힘들었으니 말입니다. 다른 선수들을 멀리서 지켜보던 심판들이 김연아에게는 고강도 현미경을 들이대며 그녀의 흠을 잡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다른 선수들에게는 흠이 될 수도 없었던 상황을 흠으로 잡아 점수를 깎아내기 여념이 없던 그들의 노력도 김연아의 탁월함을 누를 수는 없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심판들의 짠점수에 대해 비판을 가할 정도로 싱글 경기에서 보여준 김연아의 대단한 실력은 야박한 점수와 상관없이 수많은 피겨 팬들의 환호로 이어졌습니다.

 

싱글 1위에도 아쉬움을 토로했던 김연아는 프리에서 자신의 흠 잡기에 여념 없던 심판들을 민망하게 만들었습니다. 완벽한 연기로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단숨에 종합점수 200점을 훌쩍 넘으며 호랑이 없는 산에서 여우가 왕 노릇을 하던 시대를 종결시켰습니다.

 

벤쿠버 올림픽 당시 얻었던 228.56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총점 218.31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싱글 경기에서 야박한 점수만 없었다면 다시 한 번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는 대단한 성공을 거둘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웠습니다.

 

2009년 세계선수권 우승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세계 최고가 된 김연아에게 소치 올림픽은 가깝게 다가와 있습니다. 2010 벤쿠버 올림픽 우승 이후 더 이상 목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 많은 이들은 김연아의 은퇴를 예상했습니다. 올림픽 우승 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던 선배들의 모습만 봐도 김연아의 은퇴는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실제 ISU에서도 김연아는 탁월한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2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주었습니다. 2010년과 2011년 ISU에서 모두 190점대 점수로 2위에 머물렀던 김연아는 그렇게 국제대회에 참석하지 않고 팬들을 위한 공연만을 하면서 잠행을 시작했습니다. 일부에서는 김연아가 그렇게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쇼를 하는 프로로 전향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이들의 전망과는 달리, 김연아는 2012 NRW 트로피에 출전한 김연아는 같은 시기에 진행되었던 ISU 경기를 앞도하며 김연아의 존재감을 증명해주었습니다. 한 해를 마감하는 최고의 경기보다는 김연아가 출전하는 B급 대회에 세계 피겨인들의 눈이 집중된 것은 그녀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NRW에서 200점을 넘긴 김연아는 국내에서 개최된 전국남녀선수권대회에 출전해 210.77이라는 좋은 점수로 ISU 출전 준비를 마쳤습니다. 탁월한 연기력과 뛰어난 실력, 그리고 모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외모까지 갖춘 김연아. 이 모든 것을 더욱 대단하게 만든 꾸준히 연습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무결점의 결과물은 오늘의 김연아를 만들어냈습니다.

 

 

싱글에서 '뱀파이어와의 키스'로 전 세계 피겨 팬들을 황홀하게 만들었던, 김연아는 프리에서는 '레미제라블'로 세계인들에게 피겨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웅장한 선율에 맞춰 트리플 러치-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성공한 김연아에게 상대는 이미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쇼트프로그램서 롱에지로 감점됐던 트리플 플립마저 완벽하게 소화한 그녀에게 두려움은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시종일관 안정되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연기를 한 그녀는 한 폭의 그림이라 표현해도 좋을 듯했습니다.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트리플 살코, 트리플 러츠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군더더기 없는 김연아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어진 연속 점프도 완벽하게 해낸 김연아는 더블 악셀-더블 토룹-더블 룹 콤비네이션과 트리플 살코-더블 토룹도 흠잡을 데 없이 이어지며 상대마저 동경의 눈으로 그녀를 바라볼 수밖에 없게 만들었습니다. 시종일관 신중하지만 당당하게 자신의 연기에 집중했던 김연아는 연기를 마치며 쏟아지는 팬들의 기립 박수에 웃음으로 대신하며 여왕의 재림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가 프리스케이팅서 131.03점을 받아 총점 197.89점으로 2위에 올라섰고, 3위는 싱글에서 무기력했던 마오가 TES 65.96점, PCS 68.41점으로 134.37점을 받아 총점 196.47점으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점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마오가 이렇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이 의아할 정도로 마오에 대한 심판들의 좋은 점수는 당황스럽기만 했습니다. 

 

김연아는 이들 상대들이 기록한 190점대를 훌쩍 넘어서며 왜 그녀가 세계 최고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프리스케이팅서 기술점수(TES) 74.73점 예술점수(PCS) 73.61점을 받아 148.34점을 기록하며 상대 선수들과 월등한 점수 차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김연아의 우승도 대단히 값진 결과이지만 이보다 더욱 대단함으로 다가온 것은 김연아의 약속이었습니다. 김연아의 우승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올림픽 출전권 3장을 확보했습니다. 척박한 대한민국의 피겨를 최고로 이끈 김연아는 자신의 우승으로 어린 후배들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후배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 그는 역시 최고였습니다.

 

아사다 마오가 기록했던 205.45를 가볍게 넘어서며 218.31점이라는 압도적인 점수로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에게 적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벌여야 하는 고독한 승부가 결국 소치 올림픽에서 우승할 수 있는 열쇠라는 점은 안타깝기도 합니다. 절대 우위를 기록하며 가볍게 세계 최고의 자리로 돌아온 김연아의 전성시대는 여전히 유효할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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