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29. 15:26

권상우, 대물 위한 사과 반갑지 않다

권상우가 공개적인 석상에서 사과를 했네요. 사과 자체가 나쁘지는 않지만 '대물' 방영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제작 보고회에서 하는 그의 사과는 가식으로 다가올 뿐이네요. 그동안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인 사과와 입장 표명 없었던 그의 공개 사과는 반갑지 않네요.

대물, 흥행을 위한 사과는 악어의 눈물이다




그의 사과가 환영 받을 수 없는 이유는 가식적으로 보이기 때문이에요. 음주 운전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뺑소니 사고를 내고 도주한 사건은 사건이 벌어진지 10여일이 지난 후에 MBC 뉴스 보도로 인해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철저하게 감추던 사건이 드러나며 권상우에 대한 비난은 대단했지요.

대중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한 건 바로 뺑소니를 친 후 매니저를 시켜 자신이 한 일로 둔갑시키려 했던 일이 드러나고 부터죠. 뺑소니도 나쁜데 자신의 죄를 매니저에게 일임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는 없었어요. 음주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경찰 출두를 미룬 채 3일 후에나 경찰서에 간 그는 일반인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가벼운 처벌로 끝이 났지요. 

경찰의 솜방망이 처벌은 사회적 논란으로 커져갔고 권상우 식 범죄는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상황까지 맞이했어요. 인명 사고만 없다면 대물 사고의 경우 현장에서 검거되지 않는 한 약식 기소를 통해 벌금형이 전부인 상황에서 사고를 낸 이들이 순순히 경찰에 체포되는 경우는 없어졌죠. 

현장에서 사라지기만 하는 죄가 가벼워지는 상황에서 권상우처럼 범죄를 피하는 방법을 배운 이들은 법이 있으나 마나한 상황을 만들어버렸죠. 여기에 대중들을 더욱 씁쓸하게 만든 것은 국내 팬들에 대한 사과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 팬들에게는 두 번이나 공손한 사과를 했다는 점이었죠. 

소속사는 그저 단순한 내용을 전달했는데 일본에서 사과문처럼 작성해서 생긴 오해라는 말로 상황을 덮으려고 했어요. 하지만 이미 권상우에게서 떠난 마음이 돌아올 수는 없었죠. 이런 상황에서도 '대물'에는 참석을 하겠다는 말로 권상우라는 인간에 대한 비난은 하늘을 찌를 듯했어요. 

반성도 없이 곧바로 드라마 촬영을 하는 그에게서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당연했지요. 더욱 '대물' 촬영이 임박한 상황이 되자 자필 사과문이라고 하는 글 하나를 팬 카페에 올리는 것으로 모든 것들을 정리해버렸어요. 그렇게 미디어 뒤에 숨어 촬영을 하던 그가 다시 한 번 등장한 것은 '대물' 방영을 일주일 남긴 후였죠. 

이미 원작과는 달리 검사로 둔갑한 그의 배역을 두고도 범죄자가 검사 역을 맡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했어요. 범죄자가 악의 무리를 무찌르고 여성 대통령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니 현실과 드라마 사이의 너무 큰 간극은 드라마에 몰입하기 쉽지 않게 할 뿐이지요.

'대물'은 최고의 사극이라 일컬어졌던 '선덕여왕'에서 모두를 압도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고현정의 차기작이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어요. 더욱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의 특성상 강력한 여성상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고현정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지요. 

고현정의 색다른 모습과 여전히 그의 카리스마를 잊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팬들을 황당하게 만들어버린 권상우의 뺑소니 사건은 그래서 더욱 짜증스럽기만 하네요. 일본 수출을 염두에 둔 배우 캐스팅이었던 권상우가 작품 제작을 앞두고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름으로서 인해 제작사를 황당하게 만들었던 것도 사실이지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권상우를 써야 하는 그들의 상황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 얼굴을 보면서 드라마에 집중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네요. 더욱 반성도 없는 그가 검사 역을 맡아 의로운 척을 하는 모습은 드라마를 망치게 만드는 요소일 수밖에는 안되니 말이지요.
 
드라마 촬영 전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방송 일주일 전에 어쩔 수 없이 고개 숙이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성을 찾아 볼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겠지요. 최소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크게 반송한다면 이런 식이 아닌 당당하게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드라마 촬영을 해야만 하는 당위성 등은 이해를 구했어야 했어요.

대충 머리만 숙이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모든 게 끝이라는 식의 사고방식은 더 이상 통할 수 없음을 그는 알아야만 할 거에요. 자신의 잘못으로 공들여 준비한 드라마가 어떻게 평가되는지 말이지요. 연기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도덕적인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그가 '대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