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24. 08:15

수지의 두 얼굴, 구가의서 여울아씨로서 행복한 수지와 JYP 연예인으로 힘겨운 수지

아버지의 명으로 무술복을 벗고 한복을 입은 여울의 모습이 공개되었습니다. 강치를 위해 한복을 곱게 입었던 여울이 이제는 강치가 아닌, 태서의 부인이 되어야 하는 상황은 안타깝게 다가왔습니다. 아버지의 명에도 강치가 염려되어 숲으로 간 여울의 모습은 사랑이라는 힘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주는 모습이었습니다. 

 

'구가의서'에서 밝고 사랑스럽기만 하던 여울과 달리, 현실 속의 수지는 힘겨움이 가득합니다. 100억 소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JYP를 홀로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홀로 뛰는 수지는 공개된 사진 한 장으로 팬들의 걱정과 우려를 함께 했습니다.

 

호텔로비에서 앉아 있는 수지의 사진은 피곤함과 힘겨움이 가득한 모습이었습니다. 마치 영혼이라도 빠져나간 듯한 그녀의 얼굴에는 그 어떤 생기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모든 영혼을 저당 잡힌 채 몸만 존재하는 인형과 같은 얼굴이었으니 말이지요.

 

 

담여울로 등장하는 수지는 무예가 출중한 인물이지요. 여자이면서도 남자보다 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처음 하는 사랑에 낯설어하면서도 자신의 사랑에 모든 것을 거는 여울은 모든 남성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였습니다.

 

운명처럼 만남 강치를 잊지 못하던 여울이 죽을 수도 있다는 법사의 말에도 굴하지 않고, 강치에 대한 사랑을 이어가는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더욱 반인반수가 된 강치를 옆에서 지키는 여울의 모습은 진정한 사랑이란 이런 것이라고 알려주는 듯했습니다. 자신이 사랑한다면 그가 어떤 모습이라 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여울의 사랑은 지고지순함을 넘어선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수지가 연기하는 여울은 무척이나 매력적인 존재입니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모호한 경계에 존재하던 그녀가 남성을 벗고 여성이 되는 과정은 흥미롭습니다. 물론 청조가 양반에서 기생으로 전락해 복수를 위해 독해지는 과정보다는 약합니다. 청조라는 캐릭터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유비의 연기보다는 그 역할이 주는 역동성 때문이니 말이지요. 

 

 

청조에 비해 수지가 연기하는 담여울은 밝고 의지가 강한 캐릭터입니다. 강치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죽음도 불사하는 우직함은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대단하게 다가옵니다. 청조와는 달리 여울에게는 복수를 해야만 하는 대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청조가 단독으로 조관웅에 대한 복수심을 키우며 나름의 변신을 거듭할 수 있는 조건을 가졌다면, 여울은 오직 강치를 위하는 보조자 역할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아쉽게 다가옵니다. 그럼에도 여울이 대단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은 바로 수지 때문입니다. 

 

수지가 연기하는 여울이라는 캐릭터는 청조에 비해 밋밋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는 매력은 이미 캐릭터를 넘어선 것이라는 점에서 인기와는 무관하게 다가옵니다. 남성의 성격을 가진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여울을 수지가 아니라면 이렇게 완벽하게 해내기 힘들다는 점에서 캐스팅은 완벽하다고 봅니다.

 

강치로 나오는 이승기와의 캐미 역시 완벽하게 들어맞고 있다는 점에서도 수지의 선택은 우려보다는 다행으로 다가옵니다. 방송이 되기 전 연기력 문제로 우려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방송이 되면서부터 그녀가 보여준 담여울은 연기력 논란과는 무관했습니다. 물론 모두를 압도하는 연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여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는 사실은 명확하니 말입니다. 

 

 

선머슴 같던 여울이 강치에게 자신도 여자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고은 한복을 입고 등장하는 모습은 압권이었습니다. 강치가 넋을 놓고 여울을 바라보듯 시청자들 역시 아름다운 여울의 모습에 압도당한 것이 사실이니 말이지요. 그런 그녀가 앞으로 어떤 역경을 겪을지는 알지 못합니다. 인간을 증오하는 강치의 아버지인 월령과 맞닥트린 여울이 강치로 인해 위기에서 벗어나기는 하겠지만, 아버지인 평준의 입장이 바뀌지는 않으니 말이지요.

 

한복을 입고 여울아씨 되기에 여념이 없는 수지의 사진은 이미 다음 주 방송에 대한 간절한 기다림으로 다가올 정도입니다. 드라마 속에 드러나는 수지의 모습은 천진난만해 보이는 미소 속에 보는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마력이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 속의 수지는 '구가의서'의 밝고 아름다운 여울은 아니었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 갑자기 눈물을 쏟아야만 했던 수지는 그만큼 힘든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쉴 틈도 없이 계속해서 일을 해야 하는 수지에게 영혼이 사라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듯합니다. 데뷔 후 현재까지 제대로 쉰 적이 없다는 수지로서는 그 힘겨움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입니다. 하루 3시간 수면을 취한 것이 행복할 정도로 그녀에게는 오직 일 밖에는 없었습니다. 

 

항간에는 일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며 수지의 눈물을 비판하는 이도 있습니다. 가난한 환경이 이런 활동으로 인해 바뀌었으면 고마워해야 한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비난은 황당하게 다가옵니다. 누구에게나 상대성은 존재합니다.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이들이 많다고 수지의 강행군이 합리화될 수는 없습니다.  

 

수지가 갑자기 신데렐라가 되어 자신의 노력도 없이 현재의 그녀가 되었다는 식의 주장도 인정하기 힘듭니다. JYP에서 다른 이들이 수년 간 트레이닝을 받아 어렵게 데뷔하는 것과 달리, 캐스팅 후 트레이닝이 거의 없이 걸 그룹으로 데뷔한 수지는 JYP가 만들어낸 것이라기 보다는 수지 본연의 매력이 중요하게 다가왔다고 보입니다.

 

수지를 먼저 발굴해 스타가 되도록 도왔다는 점에서 JYP가 현재까지 소속 연예인으로서 엄청난 수익을 얻는 이유일 뿐이지요. 많은 이들은 수지를 소녀가장이라고 합니다. 거대한 연예기획사인 JYP가 수지가 일하지 않으면 도산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소속 연예인들이 변변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수지는 홀로 쉬는 날도 없이 열심히 뛰었습니다. 항간에 떠도는 100억 소녀라는 별명 역시 그녀의 수익과는 상관없는 JYP 살리는 용도라고 보는 이도 많습니다.

 

수지의 눈물에는 그런 아픔과 고통이 숨겨져 있다는 것은 이제 모든 이들이 알고 있는 부분일 겁니다. 일하고 싶어도 못하는 이들이 있으니 잔말 말고 일이나 열심히 하라는 영혼 없는 비난이 아니라, 그녀의 눈물에 담고 있는 아픔을 헤아려줘야 할 때일 겁니다. 물론 수지가 항상 눈물을 흘리거나 피곤해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행사장에서 환하게 웃으며 즐기는 경우들도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녀의 현재를 짓누르고 있는 고통이 존재한다는 사실 역시 부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 

 

소속사와 소속 연예인이라는 갑을 관계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들을 할 수밖에 없도록 합니다. 계약이라는 이유로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영혼마저 빼앗기듯 일을 해야만 하는 수지의 고통을 간단하게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지의 영혼이 없어 보이는 사진과 드라마 속 여울로 행복한 웃음을 보이는 수지의 상반된 모습 속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연예인들의 두 얼굴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스타들은 그저 아무런 노력도 없이 그 자리에 올라섰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누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모습에 부러워하고 이를 넘어서면 상대적인 박탈감에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물론 스타들 중에는 노력과 상관없이 과도한 사랑을 받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수지처럼 잠마저 포기한 채 일정에 쫓겨야만 하는 어린 스타들의 문제는 우리가 다시 한 번 고민해야할 문제입니다. 미성년자인 그녀를 이렇게 잔인하게 일하도록 하는 것은 착취와 다름없어 보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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