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6. 12:01

라디오스타 라미란 솔직함이 만들어낸 존재감에 시청자도 물들었다

이번 주 '라디오스타'의 최고 존재감은 바로 라미란이었습니다. 얼굴은 드라마를 많이 보신 분들이라면 익숙했겠지만, 이름은 낯설기만 한 이 배우의 존재감은 한 번의 출연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보여준 그녀의 매력은 솔직함이었습니다. 

 

 

이병준, 라미란, 김기방, 최우식이 출연한 '라디오스타'는 라미란이라는 존재가 살렸습니다. 점점 비난을 빈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몸 사리기에만 바쁜 김구라의 어설픔과 기고만장이 교차하는 상황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김구라에게 독설을 날리던 라미란이 아니었다면 민망한 방송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기존 MC들의 답답함과 함께 출연했던 다른 이들 역시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군계일학이었던 라미란의 존재감은 최강이었습니다. 그저 자만심만 가득한 김구라를 빼고 라미란을 그 자리에 앉히면 새로운 라디오스타가 될 거라는 기대를 하게 할 정도로 라미란의 조용하지만 강력한 한 방은 최강이었습니다.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그들의 삶은 주연들과는 다른 조연들만의 분명한 삶이 존재했습니다. 물론 그런 조연들의 삶에 끼지 않으려 거리를 두는 이병준과 주연이 되고 싶은 최우식이 이런 분위기에 휩싸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아쉽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방송이 원하는 것에 맞춰 분위기를 띄워주는 것이 곧 라디오스타가 성공하는 길인데, 이번 조합은 둘로 나뉘며 묘한 분위기만 만들고 말았습니다.

 

김기방과 조인성이 고교동창이라는 사실과 그가 특급 배우들과 친분이 많다는 이야기는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는 점에서 재미있었습니다. 김기방과 같은 존재가 다른 곳에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삶은 독특한 그 무엇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기방의 입담으로 한 시간을 모두 채울 수도 없었고, 그를 활용한 이야기의 범주라는 것인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도 아쉽기만 했습니다.

 

 

이병준과 최우식이 라디오스타의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몸을 사리는 동안 그 모든 역할을 도맡아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라미란이었습니다. 이름만 들어보면 너무나 낯선 존재이지만 얼굴을 보면 너무 익숙한 인물이라는 사실이 재미있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저 웃을 수 없는 것은 이런 현실이 조연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수많은 연기자들의 현실적인 모습이라는 점에서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이며 드라마나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그들이지만, 정작 그들의 이름조차 알기 힘든 현실은 큰 문제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보일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안타까운 것은 어쩔 수 없기만 하네요. 하지만 라미란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런 기회를 통해 보다 단단하고 큰 사랑을 받는 존재로 성장한다는 점에서도 라미란의 모습은 반가웠습니다.

 

'친절한 금자씨'에서 벗은 엉덩이를 시작으로 영화에 출연했다는 그녀는 첫 출연이 도발적인 만큼 다양한 배역들을 소화해냈습니다. 75년생이지만 69년생인 배우보다 늙어 보이는 현실을 힘겨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여기는 그녀는 프로였습니다. 다른 여배우들이 몸매 가꾸기에 여념이 없는 시간 그녀는 그런 몸매보다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며 완벽한 틈새시장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몸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그녀는 진정한 스타였기 때문입니다. 월화수목 드라마에 모두 출연하면서도 시청자들이 서로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게 된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저 옷만 갈아입어도 자신을 못 알아본다는 것은 그만큼 그녀가 카멜레온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완벽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일주일 내내 드라마를 보면서도 그녀가 등장하는 모습을 눈치 채지 못한다는 것은 얼굴만 잠깐 보이는 단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신기합니다. 그저 밋밋한 얼굴 때문이 아니라 그녀에게 주어진 상반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그녀를 동일 인물로 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대단하게 다가옵니다.

 

걸걸한 입담으로 촬영 현장을 주름잡는다는 그녀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음담패설을 즐겨하는 것이 아니라 솔직한 표현을 한다는 점에서 그녀는 또 다른 유형의 존재였습니다. 욕을 하지 않지만 욕을 하는 듯한 상황이 전해지는 그녀는 그녀만의 독특한 아우라를 가진 배우였습니다. MC들의 질문에 문제들을 지적하고 날카롭게 비판까지 하는 그녀에게는 여유마저 가득했습니다.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하는 김구라에게 그러니까 재미가 없다고 말하는 그녀에게는 그 어떤 공격에도 능수능란하게 대처할 힘이 보였습니다. 그런 그녀의 포스에 주눅이 들 정도로 MC들 역시 라미란의 눈치를 보는 장면 역시 재미있기만 했습니다. 초반 조용하게 준비를 하다 분위기를 파악하고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린 라미란은 역대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걸걸한 입담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 역시 수준급이었습니다. BMK의 '물들어'를 부르는 그녀는 가수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풍성한 성량을 가지지 않으면 쉽게 따라 부르기 어려운 노래임에도 완벽하게 불러내는 라미란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해 주었습니다. 그녀의 어제 활동을 보면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 자리를 그녀가 대신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진정한 '라디오스타'의 저력이 다시 보여 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까지 가지게 했습니다. 라미란의 전성시대가 활짝 열리기를 기대할 정도로 그녀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신다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 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으셔도 추천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