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11. 09:41

유재석 눈물 취업준비생 특집 나는 남자다의 진짜 매력을 보였다

유재석이 방송 중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의 눈물이 그 흔한 악어의 눈물이 아니라는 사실은 취업준비생들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가 바로 유재석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알듯 긴 무명 생활을 이겨내고 현재의 자리에 올라선 유재석은 그 누구보다 그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남자다'는 현장에 100명의 남자들과 함께 남자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새로운 형식의 토크쇼입니다. 그런 점에서 쉽게 시청자들이 다가가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유재석의 새로운 프로그램이라는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시청률은 의외로 다가왔습니다. 

 

낮은 시청률로 인해 유재석이 위기라는 말도 나올 정도였습니다. 이제는 유재석 시대도 저무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유재석에게 위기는 존재하지 않다는 의견들이 대부분이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유재석에게 위기는 아직 존재하지 않다는 사실을 오늘 방송은 잘 보여주었습니다.


'취업준비생' 특집으로 진행된 오늘 방송은 다른 특집과는 달랐습니다. 아무래도 주제 자체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나는 남자다'의 가치를 증명하는 자리가 되었다는 점은 반가웠습니다. 김제동과 홍진영이 초대 손님으로 나와 흥미로운 상황들을 만들어간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댓글 읽어주는 남자로 돌아온 김제동이 초반 분위기를 잡는데 성공했습니다. 과거 김제동을 세상에 알린 '댓글 읽어주는 남자'가 된 김제동을 통해 MC들에 대한 댓글들은 재미있었습니다. 각각의 멤버들에 대한 냉정한 평가들이었기 때문이지요. 이런 댓글들 중에 최고는 바로 해피걸이었습니다. 촌철살인으로 모두를 웃겼던 해피걸의 댓글은 오늘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글들이 있었지만 권오중에게 붙인 '돌하르방의 방송욕망'은 압권이었습니다. 39금의 황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권오중이지만, 유재석에 의해 자체검열에 걸리기만 하던 권오중은 힘들어하기만 했습니다. 그런 권오중을 빗대어 '돌하르방의 방송욕망'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해피걸의 센스는 최고였습니다.

 

이게 뭐 웃기냐고 이야기를 하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돌하르방의 쓰임새를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았을 겁니다. 아이를 낳고 싶은 이들이 돌하르방의 코를 만지면 원하는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들 하지요. 이런 전설 아닌 전설을 가진 돌하르방이 방송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19금을 뛰어넘는 39금의 제왕 권오중의 현실을 명확하게 보여준 한 줄이었습니다.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특집답게 MC들의 힘겨운 과거를 시작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반가웠습니다. 천상 개그맨인 장동민이 사실은 첫 번째 시도에서 실패하고 칼을 갈았다고 하지요. 독기를 품고 준비를 하고 현재까지 자신을 있게 한 모든 것은 그 독기로 만든 결과가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홍진영 역시 걸그룹에 세 번이나 참여했던 과거를 이야기했습니다.

 

지금은 트로트 가수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홍진영이지만, 걸그룹으로 데뷔하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들은 지금은 쉽게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좌절의 연속이었다는 점에서 힘겨웠을 듯합니다. 권오중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는 이들은 알고 있듯 댄스 머신이었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환상 속의 그대'의 뮤직비디오 댄스를 직접 짰다는 권오중의 댄스는 여전히 대단했습니다.  

 

유재석과 절친한 김제동의 출연은 신의 한 수였습니다. 왜 그가 '힐링캠프'에서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 아쉽기만 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힘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던 김제동의 모습은 감동 그 이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지요.

 

"사우나에서 들었던 유재석씨의 말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상처로 남았다. 나를 위아래로 보더니 '제동아 안 쓰는 거 있으면 팔아'라고 했다"

 

워낙 허물없이 친한 관계인 김제동은 사우나에서 자신에게 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다 벗은 상태에서 자신에게 건넨 이 한 마디는 큰 충격이었다고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권오중이 유재석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19금을 떠올린 권오중으로서는 당연한 즐거움이었지만 역시 유재석은 유재석이었습니다.

 

야한 생각을 하던 권오중을 능청스럽게 반격하는 유재석은 역시 최고였습니다. 남자들만 모인 자리에서 방송이라는 한계 속에서 자유롭게 경계를 오가며 이야기를 늘어놓은 모습은 '나는 남자다'의 재미이기도 했습니다. 게스트로 출연한 이들의 사연과 함께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은 이제 익숙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는 점도 반가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제동의 입담은 다시 한 번 큰 관심과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취업이 되자마자 자신에게 이별 통보를 한 여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전 여자 친구가 그저 근근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악담 아닌 악담은 재미있었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김제동은 과거 여친의 남편이 무좀이나 치질 등 생명에 큰 지장은 없는 병으로 계속 아팠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김제동다운 이야기였습니다.

오늘 방송의 핵심은 김제동의 멘토 이야기였습니다. 게스트들의 질문을 받아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는 역시 대단한 재능이었습니다. 자신은 대단하지 않지만 많은 이들의 고민보다 항상 자신의 경험이 더욱 고달팠다는 점에서 위로가 되고는 했다는 김제동은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중요한가? 잘 하는 일이 중요한가?" "연애와 동시에 공부가 가능한가" "정말 취직을 하면 여자가 줄을 서는가" 등의 질문에 막힘없이 하지만 성실하면서도 유쾌하게 답변을 하면서 좌중을 사로잡았습니다. 취업 준비생이 아니라 시청자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질문에 대한 김제동의 답변은 최강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과 잘 하는 일"에 대한 질문에 '호구지책'을 이야기했습니다. 최소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일을 하며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자신을 위해 사용하라는 김제동의 이야기는 이 풀어내기 힘든 질문에 대한 진정한 답이었습니다.

 

이틀의 휴식은 '낭비'가 아닌 당연함이라는 김제동의 발언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사자가 왜 강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강자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잠을 자는 모습이 진짜 강자의 모습이라는 말은 여유를 찾도록 노력하라는 김제동의 발언은 충분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연애와 공부 병행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도 글의 문맥에서 답을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질문을 한 이는 아직 연래를 하지 않고 있는 이라는 이야기는 명확했습니다. 연애를 하고 있다면 이런 고민을 할 이유가 없으니 말이지요. 고백할 권리가 있고 거절할 권리가 있다는 그의 발언은 단순한 듯 하지만 대단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고백하면 고민은 상대방의 것이 된다는 점에서 자신의 고민을 남에게 던져 내고 자신의 일에 충실하자는 김제동의 발언은 많은 이들에게 큰 격려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힘들 때 그 지독함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유재석을 이야기했습니다. 자신이 힘들 때 유재석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고 합니다. 바로 '공감'이라고 합니다. 지독하고 힘겨운 현실 속에서 이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자신을 믿어주고 아픔을 이해해주는 친구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김제동의 이야기는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타인에게 격려를 해주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질책만 하는 현실을 탓하며 자신에게 격려를 해달라는 김제동의 마지막 말은 더욱 큰 감동이었습니다. 자신을 탓하며 질책하는 현실 속에서 스스로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곧 자신감을 회복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이런 김제동을 '힐링캠프'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한심하게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침묵으로 일관하게 만드는 '힐링캠프'의 분위기는 곧 그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떨어지는 이유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김제동 활용법을 '힐링캠프'는 고민해봐야만 할 겁니다. 김제동의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진심이 가득했던 이야기들은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던 그들에게 큰 힘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천하의 유재석이 방송을 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한 것은 바로 취업준비생 가족들의 응원영상이었습니다. 갑자기 등장한 영상들을 보며 방청객들이 눈시울을 붉힐 수밖에 없었던 것은 취업준비를 했던 이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감정이었습니다.  

 

 

유재석도 10년 가까운 무명생활을 버텨야 했습니다. 지독한 고통 속에서 자신감까지 잃고 힘든 시절을 보낸 그는 자책과 후회, 그리고 포기까지도 고민할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언젠가 최고가 될 것이라는 자기 암시와 자신감은 그에게 국민 MC라는 위치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유재석이 눈물을 뚝뚝 흘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누구보다도 그들의 심정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10년이라는 긴 무명 시간을 보내고 현재의 자리에 올라선 유재석은 그들의 고통을 마음으로 이해하고 강렬하게 공감을 하고 있었습니다. 응원 영상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이야기를 하지 못하던 유재석은 "포기하지 말고 힘내라"는 짧지만 강렬한 응원을 보냈습니다. 짧았지만 강력한 이 메시지는 분명 취업준비생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오늘 방송은 '나는 남자다'의 절반인 10회 방송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방송을 통해 그들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공감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힘을 가진 유재석의 진가가 그대로 드러났고, 김제동이라는 막강한 게스트를 통한 주제를 극대화하는 방식 등은 '나는 남자다'가 안정적인 성공을 할 수 있는 해답이었다는 점에서 반갑기만 했습니다. 시청률 역시 3%에서 5%대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나는 남자다'는 이제 시작일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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