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12. 11:01

무한도전 공식사과 무색하게 한 한글 특집, 유치원에 간 유재석이 보여준 가치

무한도전이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실수를 399회 방송에서 보여주었습니다. 400회를 앞두고 흔하지 않은 편집 문제를 보여준 무도는 즉시 공식사과를 했습니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방송사고였다는 점에서 아쉬웠지만, 이를 실수를 만회할 수밖에 없었던 무도는 대단했습니다. 

 

한글날 특집을 다룬 예능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에서도 무도의 가치는 더욱 컸습니다. 한글을 가지고 이렇게 재미있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10대들의 언어습관과 단계별 한글 수준을 체험하는 과정도 재미있었습니다. 멤버들의 몰카를 통해 일상용어들을 들여다보는 것은 우리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박명수를 진정한 욕커로 인증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몰카는 재미있었습니다. 그저 함께 모여서 정겹게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들은 그저 우리의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쉼 없이 쏟아지는 욕커 박명수의 비속어들은 그저 우리의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남자 친구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일상적인 대화들은 무도 멤버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심한 수준은 아니지만 욕은 친할수록 더욱 일상적으로 사용하고는 하지요. 이런 상황들을 방송을 통해 몰래 바라보면서 우리의 일상 대화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들의 대화들을 보면서 과연 우리의 일상은 어떤가 생각해보면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 말이지요.

 

이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유재석을 비난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정형돈의 지난 '라디오데이'에 대한 지적을 하는 것을 두고 과도하다고 비난하는 것이지요. 재미있는 방송이 아니라 감동에만 집중한 것이 문제였다는 유재석의 사적인 자리에서 지적이 이상할 것은 없었으니 말이지요. 항상 정형돈이 도전 과제에서 보여주는 획일적인 모습에 대한 지적이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감사할 일이었습니다.

 

 

무도는 시작과 함께 낯선 단어들을 접해야 했습니다. 10대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들이지만 어른들에게는 낯설고 신기한 외계어 일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단어들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그들과 단체 톡에서 대화를 하는 과정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재미있었습니다.

 

전혀 다른 언어로 대화를 하는 과정은 세대차이를 넘어 이들의 언어파괴가 상당히 충격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제작진들이 알려진 그들만의 언어들을 사용해 적극적으로 대화를 이어가지만 그들에게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긴 시간 대화를 할 수 없는 그들이 결국 무도를 이용해 관심을 유도하고, 급하게 마무리를 해야만 할 정도로 상황은 결코 쉽지가 않았습니다.

 

10대들의 언어를 사용함으로서 적극적인 소통을 추구하고 공감을 하려 노력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한글 시험을 통해 자신들 수준에 맞는 외국인을 시작으로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간 이들의 모습도 재미있었습니다. 유치원으로 간 유재석은 그곳에서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들을 키우고 있는 유재석으로서는 자신의 아들을 보는 듯한 유치원생들과 함께 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더욱 유치원생들마저 유재석을 알아보고 환호하는 상황은 대단하기까지 했습니다. 괜히 국민MC가 아니라는 사실을 유치원생들이 잘 보여주었으니 말이지요.

 

그곳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유치원생들의 언어 습관을 보고 유재석은 깜짝 놀랐습니다. 어른들의 잘못된 습관까지 그대로 따라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충격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집에서 부모들의 행동이 곧 아이들의 것이 되는 현실을 보면서 유재석만이 아니라 시청자들 모두 깨닫게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어른들의 언어만이 아니라 모든 행동을 보고 따라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이렇게 봐도 충격 그 이상이었습니다.

 

TV에서 나오는 대화들로 인해 아이들이 받고 있는 충격도 상당히 크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심각하게 느낄 정도로 언어가 주는 문제는 심각했으니 말이지요. 이런 상황들을 보면서 유재석이 느낀 감정은 특별할 수밖에는 없었을 듯합니다.

 

 

400회 특집을 한다며 모인 그들에게 한글 시험을 다시 치르는 제작진들은 대단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멤버들은 부담스러울 수밖에는 없었지요. 받아쓰기를 통해 마지막 시험을 보고 통과하지 못하며 시궁창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지독한 벌칙 속에서 멤버들은 최선을 다해보지만 누구 하나 성공하지 못하고 모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방송사고까지 이어지기도 했었지요. 편집 문제로 인해 엉뚱한 화면들이 등장했었습니다.

 

"10월11일 방송 도중 편집상의 실수로 발생한 사고로 시청에 불편을 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더 주의하겠습니다"

 

"완성도 높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 후반작업에 욕심을 내다가 오히려 시청자 여러분께 큰 불편을 드렸다. 이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거듭 사과드리며, 다시는 이러한 실수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지난 11일 오후 MBC '무한도전' 측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식 사과를 했습니다. 편집상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 사고로 시청자들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후반 작업에 욕심을 내다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큰 불편을 주게 되었다며 사과한 무도는 역시 무도였습니다.

무한도전의 공식사과마저 무색하게 한 것은 '한글 특집'이 가진 가치였습니다. 노홍철의 '잎아리'가 주는 충격파가 여전히 남아 있을 정도로 흥미로웠던 무도. 몰카로 인해 노홍철이 최근 외국인 여성에게 마음을 빼앗긴 적이 있다는 고백까지 전하게 되었습니다.

 

몰카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 노홍철이 놀라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은 재미있었습니다. 욕커의 진가를 보여준 박명수의 농익은 욕커 본능과 말 그대로 친한 친구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보여준 무도 멤버들의 식사 장면들 역시 흥겹게 다가왔습니다.

 

유치원으로 간 유재석의 모습은 어쩌면 이번 한글 특집의 핵심이었을 겁니다. 그 어린 아이들을 통해 우리의 언어와 생활습관 등을 되돌아보게 했다는 점은 중요했으니 말이지요. 유재석이 이야기를 했듯,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일 수밖에 없음이 분명했습니다. 아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어른들의 행동과 언어들은 우리를 되돌아보게 했다는 점에서 무한도전 한글 특집의 핵심이었습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신다면 공감을 꾸욱 눌러 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