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5. 11:49

미생 이성민 임시완 환상 캐미, 진정한 삼합 드라마인 이유

이성민과 임시환이 이렇게 환상적인 캐미를 발산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첫 방송이 시작되며 둘이 함께 하는 장면들이 쏟아지며 이들이 얼마나 대단한 조합인지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모두가 인정했던 원작의 힘을 더욱 강력하게 해주는 배우들의 연기는 최강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미생' 3회는 본격적으로 장그래의 힘이 느껴지는 회였습니다. 바둑을 두면서 배운 승부사로서의 기질이 완벽하게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뺀질거리는 한석율을 압박하는 강력한 한 방은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는 장그래가 아니었습니다. 상대를 압박해 주도권을 잡아가는 장그래의 이 모습은 어쩌면 시청자들이 보고 싶었던 우리의 주인공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3회 방송의 핵심은 장그래와 오상식 과장의 환상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오 과장이 장그래의 본심을 확인하고 딱풀을 이유로 그를 감싸던 장면은 2회의 핵심이었습니다. 보는 이들마저 울컥하게 만들었던 이 명장면은 이성민이 왜 탁월한 연기자인지 잘 보여준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방송에서는 이 둘이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얼마나 살뜰히 챙기는 존재들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기회를 달라는 장그래에게 모진 말을 했던 오 과장은 그의 진심을 확인하고 그에게 기회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생경한 용어에 넋이 나간 그래에게 무역용어사전을 주며 실질적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오 과장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래에게는 이게 기회라는 확신을 받았습니다.

 

처음과 달리, 자신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것은 그래에게는 그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새벽 일찍 집을 나서면서 그래가 독백을 하는 장면은 최고였지요. 자신은 바둑을 배우러 다니던 그때나 알바를 끝내고 늦게 집으로 오던 그때에도 항상 그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독백은 뭉클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신은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했지만, 언제나 누군가는 자신보다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 자각을 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주말도 반납하고 날을 새면서 무역용어사전을 외우고, 업무를 익히기에 사력을 다하는 그래의 모습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철두철미한 일처리를 해오던 김 대리가 실수를 하게 되며 큰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물건을 선적한 상황에서 수출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 터진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김 대리를 몰아붙이지 않고 팔을 걷어붙이고 일을 집중하는 오 과장의 모습은 든든한 상사 그 자체였습니다.

 

울산까지 내려가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지친 오 과장에게 어깨를 주물러 준다며 다가간 그래와 화들짝 놀라며 싫어하는 오 과장의 모습은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듯 유쾌하게 다가왔습니다. 회사 공식 계정이 생겼다며 과장과 대리에게 메일을 보냈고, 그 메일을 읽다 "애 왜이래"라며 당황해하는 오 과장은 그저 남자였습니다. 살뜰한 애정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하지만 그 진심을 마음속으로 그대로 담아낼 줄 아는 인물이었습니다.  

 

오 과장의 이런 애정은 PT를 준비하는 그래에게 큰 도움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마음속으로만 발표를 하지 말고, 크게 소리 내어 발표를 해보라는 조언은 생 초짜인 그래에게는 대단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여기에 그래와 함께 인턴PT를 준비하는 한석율이 어떤 인물인지 분석해 그를 상대하는 방법까지 조언을 해주는 오 과장은 진짜 스승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성취동기가 뛰어난 한석율은 토네이도와 같은 존재라 옆에 있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능력이 없어도 역으로 능력이 뛰어나도 철저하게 주변 사람을 이용하는 한석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토네이도의 중심에 들어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오 과장의 이런 조언은 그래에게는 중요했습니다. 사회생활이 전무한 그에게 오 과장의 조언들은 과거 바둑을 배울 때의 전설적인 바둑기사들과 다름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조금씩 직장 생활이 무엇인지를 조금씩 배우기 시작하는 그래의 성장기는 시청자들도 공감을 할 수밖에 없는 가치였습니다.  

 

김 대리가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는 상황에 힘겨워하던 오 과장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한석율에게 당하기만 하면서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장그래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를 도와준 오 과장은 사무실에서 그렇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는 않았다고 애정을 보였습니다.

 

"토네이도의 중심에 들어가라고 하셨잖아요. 중심은 고요 하다면서요"

 

"화도 났고 얄미운 사람이지만 나에게 한석율이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부끄럽지만 우선 내일은 살아남아야 하니까요"


오 과장을 깨게 만들었던 그래의 발언은 이들의 캐미가 얼마나 돈독해질지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토네이도 중심은 조용하기 때문에 자신이 그 어떤 발언도 하지 않고 조용하게 자신의 일만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자신 역시 화가 나고 얄미워 분노도 나지만 참았다고 하지요. 

 

한석율이라는 사람이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깨달았기 때문에 부끄럽지만 우선 내일은 살아 남아야 한다는 발언은 오 과장에게도 중요하게 다가왔지요. 살아남기 위해서는 굴욕적인 상황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장그래의 발언은 오 과장이 큰 결심을 하게 했지요.

 

그동안 개인적인 문제로 전무와 적으로 지내왔던 오 과장은 김 대리를 위해 그 모든 것을 접고 만나러 갔습니다. 장그래가 아니라면 감히 낼 수 없었던 요기라는 점에서 오 과장 역시 장그래에게 많은 것을 배운 셈이 되었습니다. 자신이 잊고 있었던 중요한 가치를 장그래가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그래를 괴롭히던 한석율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그에게 발을 걸어 복수를 하는 오 과장. 오 과장을 욕하는 한석율에게 주먹을 날리는 그래의 모습은 이들이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장면들이었습니다. 영이가 그래에게 오해를 풀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이들의 썸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 마저도 무색하게 한 것이 바로 오 과장과 장그래의 단단한 캐미였습니다.


단 3회 만에 꿈의 시청률이라는 3%를 넘어선 '미생'은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네 직장 생활을 너무 리얼하게 보여주는 이 드라마는 단순하게 재미만 추구하는 드라마도 아닙니다. 말 그대로 삼합 드라마의 모든 가치를 보여주었습니다. 제작진의 능력, 연기자의 탁월한 연기력, 드라마와 완성도를 모두 갖춘 '미생'은 진정한 삼합 드라마였습니다.

 

드라마의 재미와 그 안의 가치까지 모두 담아낸 '미생'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는 단 3회만으로도 충분할 정도로 탁월한 재미와 매력을 모두 전해준 '미생'은 지상파 드라마들이 부끄러워해야만 하는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어설픈 감정 소비가 아니라 재미만이 아니라 가치마저 흥미롭게 담아내는 '미생'은 진정한 삼합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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