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16. 11:31

송중기 진행논란 보다 허망했던 방송 사고들

멜론뮤직어워드에 송중기가 단독 메인 MC를 맡았다는 것은 파격이었어요. 홀로 4시간을 끌어가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 말이지요. 더욱 뮤직뱅크 MC가 전부인 상황에서 연말 시상식 생방송을 맡았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었어요.

심각했던 방송 사고들과 반말진행




멜론뮤직어워드가 처음으로 방송으로 생방송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케이블을 통해 방송된 이번 행사는 어색함과 실수 연발이었어요. 엠넷에서 진행했던 행사가 반 쪽 짜리 행사였던 것과 비교해보면 고른 출연자들로 인해 행사 자체는 풍성했지만 이를 진행하는 과정은 아쉬움으로 가득했어요.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Top10으로 선정된 '소녀시대, 2AM, 2PM, 2NE1, 티아라, 씨엔블루, 아이유, 이승기, DJ DOC, 포맨' 등이 모두 참여해 행사의 규모나 의미들을 그대로 살려줌으로서 MAMA 무력화에 힘쓰는 공중파의 힘들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하지요.

엠넷의 공정성 논란은 이젠 일상이 되어버렸고 그들이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SM과의 절망적인 상황으로 인해 언제나 반쪽이 될 수밖에 없는 그들로서는 '멜론뮤직어워드'는 어떤 식으로 다가왔을까요? 멜론이 그들의 파트너로 MBC 드라마넷을 메인으로 다양한 케이블과 함께 함으로서 자신들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는 성공했다고 보여 지네요.

MAMA가 철저하게 케이블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엠넷 자체 방송이라는 오명을 썼던 것과는 달리, 전체적인 분위기나 무게감은 연말 시상식을 미리 보는 듯한 느낌으로 담아냈어요. 최고의 화제남 중 하나인 송중기가 메인 MC로 나섰다는 것도 시청률에 대한 보상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이고 톡톡한 효과를 보기도 했어요.

<성균관 스캔들>에서 보여준 매력이 여전한 그가 단독 진행자로 나서며 1년 넘게 공중파 음악 MC를 봤던 경험을 잘 살렸어요. 비록 중간 중간 힘이 부족해 힘겨워 하는 부분들이 보이고 아쉽게 전개되는 과정들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4시간 행사를 혼자 진행한 것치고는 무난한 진행이었죠.

문제는 너무 자신감이 충만했던 듯 했어요. 단순한 진행이 아닌 객석마저 활용하고 분위기를 이끌겠다는 생각이 앞서서인지 그는 너무 과도한 진행을 했어요. 결과적으로 반말을 섞어가며 진행하던 모습은 상황에 따라서는 무척 부담스러울 수 있었죠.

예능 방송도 아니고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시상식에서 메인 MC가 객석에 반말을 하는 것은 아마도 처음일 테니 말이지요. 연말 시상식이 항상 고루하고 무게감 있게 진행될 이유는 없을 거에요. 조금의 파격과 즐겁게 시상식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좋은 변화이니 말이지요.

하지만 케이블을 통해 생중계되는 방송의 특성상 일부 계층만이 즐기는 것이 아닌 불특정 다수가 시청할 수밖에 없는 방송에 반말로 진행을 하는 모습이 환영받을 수는 없을거에요. 반말이 아니더라도 파격을 줄 수 있고 시상식 자체를 즐겁게 이끌어갈 수 있는 방법들은 무궁무진하니 말이지요.

멜론뮤직어워드(MMA)는 제법 고른 시상식이 되었어요. TOP10 안에 들어간 가수들의 면면만 봐도 올 한해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인물들이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으니 말이지요. 의외는 슈주가 빠지고 포맨이 들어갔다는 점이였어요.

음반 판매량 최고를 기록했던 슈주가 시상식에서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언제나 의외일 수밖에는 없지요. 다른 통합적인 기준이 아닌 멜론 내에서 1년 동안 집계한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진 시상이기에 뭐라 반박하기는 모호한 부분들이 많지요.

멜론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10명 중에 슈주가 빠졌다는 것이 의외이지 의도적으로 그들을 밀어냈다고 말하기는 힘드니 말이지요. 음원만을 중심으로 평가하다보니 음반판매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자랑하는 슈주(2010 네티즌 인기 배틀상 수상)로서는 의외의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내야만 했어요.

MAMA는 SM 빠진 행사였고 골든 디스크는 참석하는 가수들에게만 시상을 하겠다는 단서를 달며, YG가 불참한 행사가 되었지만 MMA는 모두가 고르게 참석한 행사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들이 많은 것은 전문가의 심사를 통해 전통성과 신뢰를 주는 방식이 아닌 단순한 인기도만 측정하는 시상식에는 다양한 팬들만큼 다양한 논란이 준비될 수밖에는 없어요.

송중기 원맨쇼처럼 진행된 행사는 중간 중간 적막이 흐르고 '미쓰에이'가 여러 번 호명 되었음에도 등장하지 않는 방송 사고를 일으키기도 했어요. 자막 오류는 일상처럼 보여 지고 긴 침묵과 어설픈 진행 등은 MMA가 근본적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일거에요.

올 해가 두 번째 행사인 MMA로서는 음원이라는 한계와 전문성을 배재한 인기순위 집계로는 공정성이 담보되는 시상식으로 자리 잡을 수는 없음을 알아야만 할 거에요. 연말 KBS 연기대상 시상식 MC로도 나설 송중기로서는 예방 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해야 하겠죠.

연기대상 시상식은 혼자가 아니고 전통적인 시상식에 대한 기준들을 명확하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 MMA 같은 진행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요. 반말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좀 더 즐겁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시상식으로 이끌었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은 MMA 시상식이었어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대상에 속하는 '2010 아티스트상'을 받은 소녀시대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가 분명한가 보네요. 그런데 왜 카라는 그 어떤 상에서도 제외가 되었는지 아쉽네요. 시스타나 시크릿 등 활발한 활동으로 올 한해 가장 주목받았던 그들이 제외된 것도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