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17. 06:42

장난감 인형된 아이유와 1위라 민망한 티아라

이번 주 엠카는 다시 한 번 자사 연예인에게 1위 수상을 안기며 스스로 의미 없는 음악방송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네요. 모든 것이 뒤쳐지는 상황에서 앞서나가던 시스타를 누르고 1위한 민망한 티아라를 어쩌란 말인가요? 2주째 접어들며 더욱 완숙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유만이 엠카를 본 의미를 전해주었네요.

민망한 티아라 더욱 씁쓸하게 만든 장난감 인형 아이유




지난주에는 카라를 무찌르고 컴백 무대(공중파 다음으로 자사 프로그램 컴백)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티아라가 2주 연속 자사 프로그램에서만 1위를 차지하는 기현상을 낳았네요. 선정 기준에 대한 끊임없는 모호함에 점점 엠카를 기피하는 현상이 시청자에서 가수로 넓어지는 상황에서 그들만을 위한 잔치는 민망함 그 자체였네요.

1위를 차지하고도 민망한 상황을 연출해야 하는 상황을 뻔뻔하게 지속시키는 엠카는 더 이상 구제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지난주 카라가 출연한 것은 말 그대로 출연해준 것이었을 뿐 이었고 이번 주 1위 후보였던 시스타는 출연조차 하지 않아 엠카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이었어요.

새롭게 앨범을 내고 활동을 시작한 서인영과 윤하는 여전히 열심히 무대 위에서 노래를 선보였어요. 싸이의 피를 이어 받은 서인영의 신곡은 그녀와 잘 어울리는 곡이지요. 다시 돌아온 서인영이 낯설지 않고 그대로라는 느낌을 받게 만든 것은 싸이의 곡이 주는 연계성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요.

윤하의 곡 역시 누군가 그리워지는 날에 무척이나 어울리는 곡이 아닐 수 없어요. 감성이 풍부한 발라드를 맛깔스럽게 부르는 윤하는 역시 최고였지요. 차분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그녀의 곡은 듣는 이를 행복하게 해주었어요.

군 입대를 앞둔 박효신의 마지막 무대는 그의 원숙한 가창력으로 아쉽기만 했네요. 풍성한 음성에 자신의 히트곡이었던 '눈의 꽃'과 타이틀곡 '사랑이 고프다'를 열창한 그를 이제 한동안은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네요.

1위를 한 티아라보다 더욱 관심이 갔던 인물은 여전히 아이유였어요. 지난주 음악방송 순회를 하며 '3단 고음'이라 명명된 청아한 가창력으로 많은 이들의 탄성을 받았던 그녀는 더욱 원숙한 느낌마저 들게 했어요. 윤종신이 준 어쿠스틱 기타 반주가 멋진 '첫 이별 그날 밤'이라는 곡을 파스텔 톤 원피스를 입은 아이유가 부르는 모습은 많은 오빠들이 왜 아이유 앓이를 앓고 있는지를 잘 증명해주었어요.

엠카에서는 자신의 무대에 오르는 아이유를 위해 레고 블록으로 무대를 장식해 그녀를 귀여운 장난감 인형으로 둔갑시켰어요. 무대 의상이 지난 주와는 달리 이번 주에는 조금은 달라졌지요. 핫 핑크 니트와 스커트, 빨간색 스타킹과 하이힐까지 모두 깔 맞춤하면서도 색조의 변화와 옷감의 다름을 통해 통일감과 함께 어울림을 강조한 아이유 의상은 살아있는 인형의 종결이었어요.

완숙해진 무대는 뮤지컬 같은 안무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4단도 충분해 보이는 발성으로 너무 자연스럽게 '3단 고음'을 완료하며 아이유를 위한 엠카는 막을 내렸어요. 자연스럽게 곡을 소화하는 아이유에 대한 작곡가들의 관심과 애정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해 보이지요. 단순히 고음만 내지르는 것이 아니라 곡 전체를 이해하고 소화하는 능력은 18살이라고는 미끼지 않을 정도이니 말이지요.

지난주보다 더욱 완벽해진 아이유의 무대로 인해 1위를 한 티아라는 더욱 민망하기만 했어요. 자사 프로그램의 전폭적인 1위 만들기는 점점 안티만 늘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소속사 사장은 모르고 있는 것일까요? 시스타가 출연하지 않아 티아라에게 1위를 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공정성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엠카는 날이 갈수록 존재감이 희박해지고 있네요.

케이블을 대표하는 음악방송인 엠넷이 이런 식으로 망가지는 것은 방송 전체로 봐서도 아쉽기만 하지요. 모회사가 재벌이라는 이유로 막무가내 식 운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공정성을 확보하고 보다 많은 가수들이 자유롭게 무대에 오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다면 엠카는 자사 소속 가수들과 몇몇 신인들을 위한 무대로 변할 수밖에는 없어요.

심사위원 선정단이라는 모호한 집단의 몰표와 집계가 드러나지 않는 전화투표는 엠카가 항상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순위를 결정짓는 도구로 사용해왔어요. 다른 순위들이 앞서나간다 해도 두 가지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가수에게 1위를 주는 방식은 민망하기만 하네요.

모두를 부끄럽게 만드는 아이유의 멋진 무대는 이번 주에도 꾸준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이네요. 무대 위에 올라선 아이유의 모습만으로도 행복해지는 현상은 단순히 '아이유 앓이'라고 부르기에는 뭔가 부족할 정도로 매력적이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