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4. 11:16

티아라 침묵이 아니라 당당함이 필요하다

연일 티아라가 궁지에 몰려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모습이네요. 엄밀하게 따진다면 티아라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그들의 기획사의 무능이 빚은 결과일 뿐이지요. 자사 연예인을 최악의 상황에 몰아넣고도 가타부타 말이 없이 의혹만 증폭시키는 소속사는 여전히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생각하지 못하는 듯하네요.

침묵이 답이 아니다. 당당하고 현실을 받아들여라




티아라 논란은 새로운 앨범이 나오기 전에 미성년 멤버의 영상 논란부터 시작되었다고 봐야겠지요. 거짓일 수도 있고 사실일 수도 있는 그 사건은 어쩌면 이후에 일어날 일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자사 소속사에서 만든 새로운 아이돌 그룹 '남녀공학'이지요. 등장부터 타인의 비웃음으로 시작했던 그들은 '강간돌'과 '음주돌' 등 최악의 존재감으로 엠넷 위주의 잠깐 활동으로 마무리 되었어요.

이런 논란은 자연스럽게 같은 소속사 연예인들에게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죠. 지금의 김광수가 있게 만들었던 회심의 역작 SG워너비는 과거의 영화를 더 이상 찾지 못한 채 타이밍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아쉽게 시작과 함께 마무리되는 느낌을 받게 했어요.

남규리의 연기자 전념을 위해 씨야 탈퇴를 결심하고 김광수 사장과의 날선 비난들이 오고가며 한 번의 위기를 겪었던 씨야가 완전 해체를 앞두고 있죠. 남규리 탈퇴 이후 새로운 멤버을 영입해 정비에 나서기는 했지만 그전의 인기를 만회하지는 못했어요.

김광수 사장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남녀공학'을 위해 그나마 새로 들어왔던 멤버가 다시 나가는 상황에서 이후 활동도 없고 비전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씨야'를 계속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것은 당연해 보이지요. 타이밍이라는 것은 어디에서나 중요할 수밖에는 없는데 그런 일반인들에게 잊혀지지 않도록 꾸준한 활동을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 그녀들이 남규리 이후 와해된 것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기억되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탈퇴를 결심한 김연지만 돌아오면 아무 이상 없다는 인터뷰를 하는 김광수 사장에 많은 이들은 기겁을 했지요. 남규리 문제를 기억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그가 보인 태도는 씁쓸하기만 했어요.

이런 모든 상황들을 정리해준 인물이 바라 티아라에요. 의외로 늦은 복귀로 그녀들을 좋아하던 이들을 안타깝게 했는데 정작 새로운 앨범은 그 오랜 기다림을 이겨낼 정도로 반갑지는 않았어요. 음원이 공개되면서도 부터 외계어만 남발하는 반복리듬에 질려하는 이들이 속출했고 이런 상황은 그녀들이 음악 방송을 시작하고도 달라지지는 않았지요.

공중파에서 그리 환영받지 못하던 티아라는 자사 프로그램인 엠카에서 만큼은 등장과 함께 2주 연속 카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 번 엠카 무용론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했지요. 그나마 이런 음악에 대한 논란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어요. 문제는 나경원 의원 보좌관을 체험한다는 케이블 방송의 콘셉트가 시작되고 부터였어요.

티아라가 스튜어디스에 이어 국회의원 보좌관 체험한다는 것부터가 못마땅했던 팬들에게 다른 이도 아닌 여당 여자 국회의원의 들러리를 선다는 것도 눈에 거슬렸지요. 스튜어디스 체험 방송도 엉망이라는 평가를 받은 상황에서 집권당 여자 의원을 따라다니는 걸 그룹의 모습은 그리 유쾌하거나 아름다워 보일리가 없었죠.

이런 우려들은 현실이 되어버려 엄청난 파장을 불러오는 사건의 주인공이 되어버렸어요. 집권여당 대표가 공개적인 석상에서 내지른 '전신성형'설과 '자연산' 발언은 정치권과 연예계 모두에서 화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죠. 집권당의 당대표가 공개적으로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당당하게 하는 모습도 역겨웠지만 걸 그룹 멤버들을 앞에 두고 '전신 성형'에 대한 이야기들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그의 모습은 경악스러웠죠.

이런 상황에서 방송 예정이었던 프로그램은 특별한 이유 없이 방송이 보류되었고 그동안 티아라와 남녀공학이 함께 진행해왔던 엠카도 비스트가 진행하며 출연조차 하지 않은 점은 의혹만 불러일으켰어요. 권력자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장사꾼들은 없다고 CJ와 소속 관계자들이 여당 대표에 맞서 싸울 리도 없고 조용하게 침묵을 지키는 것이 답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으로 보이지요.

해당 프로그램이 방송이 안 된 것은 안상수 대표의 발언과 무관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를 그대로 믿을 사람은 없지요. '김제동 쇼'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정치권의 눈치를 극단적으로 살피는 장사꾼에게 이번 일은 무척이나 어려운 숙제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지요. 

이런 상황들로 인해 아무런 잘못 없는 티아라만 바보가 되어버렸어요. 소속사에서 시키는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터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그녀들은 최악의 상황을 그저 받아들여야만 하게 되었죠. 

아이돌 스타라는 꿈을 향해 달려왔던 그녀들로서는 여간 당황스럽고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을거에요.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어렵게 컴백해 활동하던 상황에 의도하지 않았던 일이 터져 꼼짝달싹도 할 수 없는 상황은 티아라 최대 위기가 아닐 수 없죠.  

'소속사가 안티'라는 이야기를 우수개소리로 많이 하기는 하지만 티아라 만큼 소속사가 안티인 예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엉망이기만 하네요. 잘못되었다면 잘못되었다고 시인하고, 반성할 것이 있으면 반성하고,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억울함을 토로해 티아라가 활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정석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보이고 있는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 투성이지요. 이제라도 티아라를 살리기 위한 솔직한 행보가 필요할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