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5. 17:13

지연 닮은꼴 걸스토리 걱정이 앞선다

티아라의 지연을 닮은꼴이 있다며 연신 언론에서는 홍보성 기사를 내보내고 있네요. 다름 아닌 조만간 데뷔를 앞두고 있는 걸스데이라는 초딩 걸 그룹의 김혜인이 바로 주인공인데요. 올 해 나이 아홉 살인 그녀가 걸 그룹으로 데뷔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에 걱정이 앞서네요.

초등학생 그룹 어떻게 봐야 하나?



가수들에게 가창력을 물어도 죄가 되기도 하는 세상이니 누군들 무대에 서는 게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지요. 춤이 주가 되며 가사 전달되는 정도의 노래만 부르면 되는 세상이니 철저하게 계산된 안무를 위한 노래를 부르는 퍼포머들의 등장이 새롭지는 않아요.

올 해 이미 나이 어린 걸 그룹인 GP베이직이 무대에 올라서며 논란이 일었었지요. 너무 어린 아동이 야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이 단순히 학예회의 장기자랑을 넘어 돈벌이에 악용된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었던 그녀들이었는데 이젠 갈 때까지 간다는 느낌을 주는 초딩돌이 등장했네요.

평균 나이가 10세 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 그 아이들이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어요. 공중파 무대에는 설 수도 없는 그 아이들이 케이블 위주의 방송을 하며 무엇을 이야기하고 보여줄지도 걱정스럽기만 하네요. 나이가 어리다고 가수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어요. 과거에도 어린 나이에 노래를 부르는 이들은 존재했으니 말이지요.

요즘 대세인 아이유만 하더라도 그녀의 나이 15살에 가수로 데뷔를 했으니 중학생 가수가 잘못이라고 말하기 어렵지요. 문제는 우리 가요 시장의 걸 그룹이 보여주고 있는 선정성과 상업성이 어린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에요.

그나마 아이유는 걸 그룹이 아닌 싱어로서 자신의 스타일을 잡아가며 선정성 등과는 상관없이 노래로 승부를 했기에 다른 케이스로 볼 수 있지만 그룹을 지어 어른 흉내내는 춤과 노래를 곁들이는 무대가 과연 어린 아이들의 꿈을 이루는 기회를 제공한다고만 말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네요. 

학예회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던 지피베이직은 관심 밖으로 나간 지 오래고 그런 '키즈돌'보다도 어린 '걸스데이'가 데뷔를 한다는 사실은 환영받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지요. 단순히 걸 그룹 대세인 시대에 상대적으로 승부를 보기 쉬운 '로우틴'을 위한 시장 개척이라는 의미에서 나이어린 아이들의 걸 그룹 결성은 기획사로서는 좋은 먹잇감으로 보일 거라 생각해요. 

초딩들의 우상인 오렌지 캬라멜은 철저하게 '로우틴'을 겨냥한 성인 아이돌의 모습이에요. 가사나 곡은 성인들을 위함이라기보다는 나이 어린 친구들에게 직접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멜로디와 가사로 인해 강점을 가지고 있었죠. 물론 어린 아이부터 걸 그룹에 익숙한 이들에게 모두 통용되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틈새시장을 가장 효과적으로 잘 이용한 사례라고 볼 수 있지요. 

이렇듯 세분화된 시장에 그 나이또래 아이들을 내세워 공략하겠다는 기획사의 생각자체가 나쁠 수는 없겠지요. 불법이 아닌 이상 무대에 올라서기 원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틈새시장을 이용해 성공하겠다는 그들의 전략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을 거에요. 

문제는 너무 어린 아이들이 과연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활동을 담보해낼 수 있느냐는 것이지요. 어설프게 성인 흉내를 내면서 방송국을 기웃거리며 무대 위에서 성인 흉내를 내는 춤을 추는 모습이 과연 그녀들에게 도움이 되느냐는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요? 

아역 배우는 되는데 어린 걸 그룹은 왜 안 되느냐는 반론도 가능하겠지만, 아역 배우는 그 나이에 맞는 배역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당위성이 존재하지만 어린 걸 그룹은 그렇지 않지요. 선택의 여지가 많은 상황에서 굳이 초등학생들을 무대 화장, 무대 복장을 갖춰 무대 위에 올릴 이유가 있느냐는 다른 의미로 보여 지지요.

외국처럼 아역 배우들에 대한 처우와 노동 시간 엄수 등이 잘 지켜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이가 할 수 있는 수준의 역할만이 그들에게 주어지기에 선정성이나 논란에서 아역 배우들은 벗어날 수 있지요. 하지만 걸 그룹에서 선정성은 기본이라고 할 정도로 과열된 경쟁은 눈살을 찌푸리는 일들을 만들어내고는 해요. 그런 시장에서 과연 나이 어린 걸 그룹이 과연 필요한지는 깊은 고민을 해야만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