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30. 11:30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문근영의 폭발적 연기와 육성재의 성장기 흥미롭다

범인이 누구인지 좀처럼 알 수 없는 드라마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은 절반인 8회가 지났지만 여전히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추리를 아무리 해봐도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은 골치를 아프게 할 정도입니다. 김혜진은 진짜 죽은 것인지 아니면 어딘가 살아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고, 그에 따른 범인 찾기 역시 누가 누구인지 좀처럼 갈피를 잡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집중하고 보지 않으면 흐름을 놓치게 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약점이 많습니다. 중간에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드라마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추리극은 손해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뻔한 러브라인을 동원한 사랑이야기가 여전히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장르 드라마의 재미를 만끽하게 하는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은 그래서 더 소중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문근영의 복귀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이 드라마는 방송이 시작되면서 범인 찾기에 시청자들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추리의 힘은 양날의 검처럼 애청자들에게는 최고의 보약이 되지만, 중간에 이 드라마를 접하는 이들에게는 제약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아치아라라는 마을에 들어왔던 김혜진은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여동생인 소윤은 캐나다에서 혜진이 사라진 아치아라로 언니를 찾기 위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백골이 된 사체를 발견하고 그 진실을 찾는 과정이 초반의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이었습니다.

 

언니의 소재를 찾던 소윤은 드디어 찾았지요. 하지만 그 언니가 바로 실종된 혜진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부터 본격적인 추리는 시작되었습니다. 왜 언니가 그렇게 죽어야만 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었으니 말이지요. 이런 의문은 의외의 상황에서 그 실마리를 잡게 했습니다.

 

소윤을 돕는 이들이 많이 나옵니다. 물론 그들을 방해하는 존재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이용하려는 이들도 있지요. 이 상황에서 소윤을 돕는 두 남자의 모습은 역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서창권의 아들인 기현과 마을 파출소 순경인 박우재가 바로 그들입니다. 서로 다른 입장에서 소윤을 적극적으로 돕는 모습에서 은근한 삼각관계 기운도 퍼지는 것 역시 흥미롭습니다.

 

뭔가 비밀이 많아 대립할 수밖에 없는 기현과 달리 우재는 철저하게 사건을 파헤치는 소윤과 같은 입장입니다. 첫눈에 반해 소윤의 일이라면 뭐든지 하는 우재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숨겨진 비밀을 찾게 하는 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반갑습니다. 물론 작은 말을 순경으로 제대로 된 사건을 해보지도 못한 그가 좌충우돌하면서 엉뚱한 상황들을 만들어내는 것 역시 당연합니다.

 

호기롭기는 하지만 신중하지 못하고 완벽한 무언가를 보이지 못하는 그의 행동은 그래서 더 사실적입니다. 그와 함께 기묘한 아치아라의 비밀을 풀어가는 한 경사의 경우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흥미롭지요. 이미 경험이 많은 베테랑인 그는 능숙하게 사건의 맥을 짚고 풀어가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르지만 하나의 목적을 가진 박 순경과 한 경사의 콤비 플레이도 흥미롭기만 합니다.

 

혜진을 찾던 과정은 그녀의 죽음과 범인을 찾는 형식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윤과 박 순경은 정육 회사에서 고깃덩이처럼 걸려 오는 오갑수를 발견하게 됩니다. 뱅이 아지매를 찾던 둘은 우연하게 그 현장에 있었고 박 순경이 놀라며 잘못 누른 스위치로 인해 사체를 발견하게 되었지요. 물론 이 과정에서 박 순경의 어눌한 듯한 상황이 오히려 이상한 형태의 추리를 하게 만들고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그저 마을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돕기만 하던 순경이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중요한 일을 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은 또 다른 재미였습니다. 육성재가 과연 어떤 연기를 해줄지 궁금했던 이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했을 듯합니다. 완벽하지 않지만 그 스스로도 성장해 가는 듯한 모습은 확실하게 박 순경 그 자체였으니 말이지요. 만약 육성재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박 순경 역할을 이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믿음까지 생겼습니다.

 

가족의 비밀을 품고 있는 기현 역할의 온주완 역시 매력적인 모습입니다. 혜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던 기현 역할. 그리고 소현을 돕고 싶어 하는 그가 보여주는 절제된 연기는 온주완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깨닫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이후 어떤 역할을 할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온주완이 보여주는 기현 역시 최고라는 사실입니다.

 

문근영의 연기는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농익은 연기였습니다. 첫 등장부터 현재까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이야기를 끌어가는 문근영은 단단합니다. 언니의 죽음과 그런 상황을 비꼬고 비웃는 학생들 앞에서 "그 어떤 죽음도 하찮게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고 분노하는 모습에서는 희열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마치 공포 영화를 보는 듯 많은 상황들에서도 문근영은 완벽한 연기를 이를 완성해가고 있습니다. 기자 간담회에서 자신의 연기 점수를 50점이라고는 하지만 보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문근영은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직도 범인이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의문은 뱅이 아지매가 등장하고 약사가 어머니라고 부르는 그 충격적인 장면이 이후 흐름을 예측하게 하지만 말입니다.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은 높은 시청률이 아닙니다. 장르 드라마가 성공하기 힘든 환경 속에서 그나마 이 정도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 어떤 드라마와 견줘도 완성도 면에서는 뛰어난 것이 이 드라마라는 사실입니다.

 

문근영의 폭발적 연기력과 성장하는 육성재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정도로 말입니다. 절반을 넘어선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은 정말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모든 비밀들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고, 그 진실을 찾아가는 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만큼 그 재미 역시 커질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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