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31. 13:41

황재근 나혼자산다로 풀어낸 진심이 보여준 힘, 황재근이 다시 보인다

황재근이 '난혼자산다'에 출연했습니다. 화려한 패션디자이너인 그는 독특한 외모와 웃음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마리텔'을 통해 대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황재근은 그저 홍석천과 유사한 인물 정도로 보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 꺼풀을 벗겨 내보면 그의 진가가 잘 드러났습니다. 

다양한 이들이 출연하고 있는 '나혼자산다'에 황재근이 출연한다고 해서 호기심으로 바라본 이들도 많았었을 듯합니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그의 싱글 라이프는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좁은 집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황재근의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 말이지요.

 

세계 3대 패션 학교를 졸업하고 국내로 돌아와 패션 서바이벌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던 그의 삶은 이보다는 더 화려하고 멋질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이 많았을 듯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졸업한 학교는 일반적이지 않났다는 사실입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독특한 개성을 극대화하는 패션 학교를 한국인 최초로 졸업한 황재근의 옷들이 대중들에게 널리 팔리기는 어려웠으니 말이지요.

 

우승 상금과 함께 사업을 시작했지만 황재근에게 돌아온 것은 빚이었다고 하지요. 그 빚으로 인해 지금도 돈을 갚기에 여념이 없다는 황재근이지만 여전히 그는 에너지가 가득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쇼팽의 곡을 틀고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모습까지는 어쩌면 패션 디자이너를 상상하게 했습니다.

 

그 우아함을 끝낸 것은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 주방으로 향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가득 쌓인 설거지 감이 가득한 주방에는 혼자남의 흔적이 가득했습니다. 유학을 오래 했던 그에게는 그만의 아침이 있었습니다. 호텔 조식 같은 아침을 준비해 혼자 식사를 하는 모습도 그냥 황재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앞선 패션을 선도하는 디자이너이지만 일 할 때는 트레이닝복이 가장 편하다는 황재근의 패션마저도 너무 친근했습니다. '마리텔'의 리폼 작업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황재근은 이제 책을 쓰고 있다고도 합니다. 이 책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흥미로울 듯합니다. 그리고 그가 운영하는 회사에 가서 작업을 하는 모습에서 카리스마 황재근의 모습도 등장했습니다.

 

꼼꼼한 황재근의 이런 일처리는 그래서 반갑습니다. 최소한 디자이너로서 절대적인 감각과 그 집요함이 존재한다는 것은 당연하기도 하고 축복이니 말입니다. 하루 동안 다양하게 황재근의 모습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정말 바쁘게 움직이는 그를 봐야 했습니다.

 

패션쇼에 가서 그를 알아보는 이들과 사진을 찍고 디자이너들과 저녁을 하는 그의 모습은 그저 디자이너 황재근이었습니다. 유학 당시 어머니가 갑자기 숨졌는데 비행기 티켓 값이 없어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는 그의 슬픔과 아픔은 당해보지 않은 이들은 알 수 없는 일일 겁니다.

 

학창시절은 우울과 아픔, 그리고 고통의 연속이었다는 황재근은 여전히 힘든 과정입니다. 사업을 했다 실패하며 쌓인 부채는 그를 힘들게 하니 말입니다. 가장 힘든 상황에서 '복면가왕' 일을 하게 되었지만 그 가면을 만들 비용도 없어 여기저기 빌려야 하는 신세. 그리고 녹화를 위해 일산까지 가야 하는데 차도 없고, 택시비도 없어 돈을 빌린 친구에게 또 돈을 빌려야만 하는 현실에 대한 고통은 말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니 말입니다.

 

언제나 유쾌해 보이기만 했던 황재근이지만 그의 실제 모습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나혼자산다'는 좋았습니다. 그저 유쾌하기만 했던 독특한 디자이너 황재근이 아닌 인간 황재근을 엿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그의 이번 프로그램 출연은 그에게도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힘겨운 역경을 이겨내고 한국인 최초로 앤트워프 왕립 예술학교를 졸업한 황재근. 그는 자신의 패션이 대중적으로 널리 팔리는 옷은 아닐지 모르지만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예술을 하는 그에게 프라이드는 곧 모든 것이라는 점에서 그의 이런 단단함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진심으로 풀어낸 황재근의 '나혼자산다'는 인간 황재근을 다시 보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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