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4. 08:50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종영 시즌2가 절실한 세 가지 이유

흥미로웠던 드라마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이 16회로 종영되었습니다. 종영이 시원하기보다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 것은 시즌2가 그리워졌기 때문입니다. 분명 범인도 잡히고 나름 행복한 결말을 보이기는 했지만 아쉬운 것은 이 드라마가 그만큼 완성도가 뛰어났으니 말입니다. 

 

문근영의 TV 복귀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화제였던 이 드라마는 육성재가 과연 연기자로서 확실하게 성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많은 낯선 배우들이 등장하며 불안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완벽하게 이 드라마를 위한 배우처럼 열연을 펼치며 반전 매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시즌2가 만들어져야만 하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단순하게 한 가지로 규정하자면 재미있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도 이런 형식의 이 배우들과 함께 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나름 구분해 세 가지의 이유는 종영을 했음에도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아치아라에 왔던 김혜진을 죽인 범인은 대광목재 남씨의 부인이었습니다. 혜진의 어머니인 지숙이 목을 조르는 장면으로 끝나며 엄마가 딸을 죽이는 패륜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회에 밝혀진 내용을 보면 지숙을 마냥 비난할 수 없다는 사실만 명확해졌습니다.

 

지숙 역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로서 평생을 고생했다는 점에서 그녀를 비난할 수는 없어 보이니 말이지요. 더욱 그녀가 그 사건 이후 피해의식과 함께 평생을 힘겹게 살아왔다는 점에서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딸인 혜진을 볼 때마다 괴물 같은 성폭행범이 떠올라 어쩔 줄 몰라 하는 지숙으로 인한 고통은 당연했습니다.

 

 

1. 유나의 성장이 보고 싶다

 

사람의 죽는 모습을 보는 신기한 능력을 가진 유나는 과연 성장 후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그 능력이 혜진 쌤 사건이 모두 끝난 후에는 모두 사라진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유나가 그런 능력이 지속되고 발전해간다면 미드에서 자주 등장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존재로 성장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유나가 초기에는 다양한 활약을 하기는 했지만 이후 핵심에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워낙 어린 나이라는 점에서 극의 중심이나 변화를 이끄는 존재감을 보일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조금 더 성장해서 보다 다양한 사건들과 함께 하게 된다면 국내에서도 흥미로운 시리즈물이 만들어질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유나 역할을 한 아역 배우인 안서현의 연기가 뛰어난 것도 있지만 그 배역이 가지고 있는 매력 역시 넘쳐났습니다. 유나라는 인물 하나만 가지고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풍성한 캐릭터라는 점에서 어린 유나의 성장기가 그립습니다.

 

 

2. 박 순경과 소윤의 활약을 더 보고 싶다

 

박우재 순경과 한 경사의 이야기 역시 즐거웠지만 그래서 아쉽습니다.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남아 있기를 원한다는 점에서 벌써 종영되었다는 사실이 아쉽기 때문입니다. 작은 마을 파출소 순경들인 그들이 벌이는 흥미로운 추리극은 그 어떤 수사물보다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박우재 역할로 출연했던 육성재의 매력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강렬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습니다. 소윤 역할의 문근영과 어떤 연기를 해줄지 시작 전 우려를 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지금 시점 누구도 육성재를 연기력으로 비난할 수 없을 정도로 박우재 순경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합니다.

 

'응답하라 1994'의 쑥쑥이로 잠시 모습을 들어 낼 때만 해도 아이돌들의 반짝 등장 정도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아홉수 소년'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연기력을 선보인 육성재는 '후아유-학교 2015'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폭발력을 보여주며 단숨에 가장 주목받는 연기자로 올라섰습니다.

 

김소현의 1인 2역에 남주혁과의 관계가 주가 되던 이 이야기 속에 육성재는 탁월한 모습으로 예정된 역할 그 이상을 받아내고 오히려 이들을 압도하는 존재감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성공이 결국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에 출연하는 이유가 되었다는 점에서 당연해 보였습니다.

 

한 경사 역할의 김민재 역시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은 아니었지만 영화에서는 상당히 자주 등장하던 연기파 배우입니다. 그런 그가 보여준 한 경사의 인간적인 매력과 경찰로서는 탁월한 직업의식은 드라마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냈습니다.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며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대결하는 한 경사는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에서 너무나 중요했습니다. 박 순경이라는 신참을 제대로 된 경찰로 키워내는 일등공신이 바로 한 경사라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무척이나 중요하고 효과적이었습니다.

 

'투캅스'라는 영화가 있었듯 박 순경과 한 경사의 작은 마을 파출소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을 듯합니다. 마지막 회 죽었다고 모두가 알고 있는 노 회장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총포 허가를 위해 들린 남성이 과거 그들이 조사했던 노 회장의 피트니스 사장이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여기에 국내에 단 3점 밖에 없다는 고가의 운동화 역시 이후 이야기를 기대하게 했습니다.

 

육가공 센터에서 살해당한 오갑수의 신발이 바로 그 남자가 이야기 했던 신발이라는 것을 떠올린 박 순경의 모습은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서창권 역시 그 어떤 비난도 받지 않고 노 회장과 손을 잡고 떵떵거리며 살 거라는 확신 때문에라도 박 순경과 한 경사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여기에 수많은 여성들을 성폭행했으면서도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대광목재 남씨에 대한 그들의 응징이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합니다. 파브리 병으로 죽은 가영에게 보인 남씨의 행동을 보면 그가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시즌2로 이어져도 좋을 듯합니다.

 

인과응보를 보여주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더욱 사실적이었습니다. 실제 법은 있지만 법 위에 군림하는 이들도 있다는 점에서 잘못을 저질렀다고 모두가 처벌을 받는 사회가 아니니 말입니다.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돈이 많거나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 그 어떤 형벌도 피해가는 현실을 이 드라마는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더욱 시즌2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 장르 드라마의 재미를 다시 한 번

시즌2가 만들어지 원하는 이유는 장르 드라마가 낯선 대한민국에서 장르 드라마의 완성도를 봤기 때문입니다. 범죄 스릴러 형식을 취하며 시청자들과 함께 범인 찾기가 가능하게 만든 추리극은 국내에서 취약하지만 분명한 성공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미드나 일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형식의 장르 드라마를 익숙하게 접해봤을 듯합니다. 미드의 현란함과 명쾌함과 일드 특유의 복잡함 속 단순함이 존재한다면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은 선명한 주제의식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면서도 달랐습니다.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정도의 퀄리티라면 충분히 그 어떤 장르 드라마와 비교해도 승산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완성도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 흔한 주인공들의 그럴 듯한 사랑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는 혁명적인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삼각관계도 모자라 다각관계를 만들고 뻔한 이별과 사랑을 그리는 것도 모자라 막장의 신세계를 연출하기에 여념이 없는 환경 속에서 이렇게 멋진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 대단할 뿐입니다. 그런 점에서 시즌2를 통해 장르 드라마의 가능성이 보다 명확하게 증명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 가지 이유를 들기는 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이유들이 있을 겁니다. 문근영과 육성재의 맹활약만이 아니라 등장하면서 죽어야 했던 장희진의 농익은 연기에 마지막 포텐이 터지며 전율 하게 만든 신은경의 연기도 압권이었습니다. 장소연, 박은석, 김민재, 우현주, 이열음, 최재웅, 문지인 등 드라마에서 아직 낯선 이들이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주면서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이런 멋진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와 완벽한 그림으로 담아낸 연출가. 그리고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시즌2는 당연한 이유가 될 겁니다. 이런 삼위일체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진지하게 시즌2를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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