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7. 19:01

김은숙 작가의 리안 잭슨 발언이 흥미로운 이유

김은숙 작가가 자신이 쓰고 있는 <시크릿 가든>에서 유명한 감독으로 출연했던 외국 배우가 새롭게 시작한 MBC의 수목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에 출연한 장면을 두고 센스 있는 한마디를 던졌어요. 일상이 유머로 점철되어 있는지 그녀의 이런 여유로운 웃음이 '시가'의 재미를 만들고 있는 듯하지요.

노출 사태로 힘겨운 시가에 즐거움을 불어 넣는다




<시크릿 가든>이 시청률 이상의 화제를 몰고 오며 여러 가지 악재들이 연이어 등장한 것도 사실이에요. 시작 전부터 JYP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시가'는 그나마 출연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과 감각적인 영상과 두말 하면 잔소리인 김은숙 작가의 이야기의 힘이 화제를 불러 왔어요.

현빈이 극중 입고 나온 '트레이닝복만 수십 년간 만들어온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만든 옷'이 화제가 되며 동대문 상가를 먹여 살린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대단한 광풍이 불었어요. 단순히 일반 시청자들만이 아니라 유명 스타들도 너나없이 주원 트레이닝복을 입고 '주원앓이'에 동참하며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하게 했어요.

대단한 인기를 누리는 트레이닝복은 120만 원짜리 실제 '주원 트레이닝복'에 가까운 체감하기 어려운 금액의 상품까지 등장하며 여러 가지 화제를 낳기도 했어요. '시가 달력'도 장안의 화제 품목에 합류하며 '원 소스 멀티유즈'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잘 보여주었지요.

최근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OST이지요. '시가'의 OST는 한 두 곡이 아니라 등장하는 모든 곡들이 화제가 되며 '시가 OST 콘서트'까지 개최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어요. 물론 입장료가 최고 10만원에 달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쉽게 확인할 수 있지요.

주말은 '시가'를 기다리던 시청자들에게는 '시가 데이'로 바뀌었을 만큼 주말만 기다리는 시청자들 역시 급증하고 있어요. 물론 이런 현상은 방송이 끝난 일요일 늦은 시간부터 이어져 다음 주 토요일까지 기다림의 시간을 요하는 중병으로 다가올 정도이지요.

몰염치하고 생각도 없는 한 기자에 의해 기사화된 이번 주 방송분 스포일러는 그래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기에 부족함이 없었어요. 일주일을 기다리며 과연 그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맥 빠지게 하는 스포일러는 범죄나 다름없었죠.

작가와 제작진 역시 몰상식한 스포일러에 한숨을 내쉴 정도로 골치아파하고 있어요. 이제 4회를 남겨준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이 기대되는 상황이기에 스포일러는 모든 것을 무너트려 버릴 수도 있는 범죄임을 쉽게 접근 가능한 기자나 관계자들은 알아야만 할 거에요.

이런 상황에서 김은숙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재미있는 글 하나를 올렸어요. 다름 아니라 자신의 작품에 출연했던 '다크 블러드'의 감독 리안 잭슨 역을 한 외국인 배우가 극중 라임을 만날 시간이 단 5분밖에 없다고 하더니 김태희를 보려고 그런 것이냐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유머를 날렸어요.

"아 진짜, 리안 잭슨 감독님 실망입니다. 우리 라임인 꼴랑 5분 보고 바쁘다고 가시더니 김태희랑 사진 찍으로 가셨던 겁니까? 칫!"


외국 단역배우인 그로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시가'의 높은 인기와 중요한 장면 중 하나였던 리안 잭슨의 오디션 장면이었기에 즐거운 공감을 하게 했어요. 김태희가 출연해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는 '마프'에서 공주 분장을 한 그녀와 기념사진 촬영하는 많은 외국인 중 하나가 바로 그였으니 말이지요.

'시가' 인기가 없었다면 그 짧은 장면에 등장한 외국인을 기억하거나 이런 식으로 화제를 불러 모으지도 못했을 거에요. 많은 관심만큼이나 악재들도 많은 상황에서 모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가 이런 여유로운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을 보면 내일이면 방송되는 '시가'가 더욱 기대되네요.

황미나 작가의 표절 시비와 이후 논란을 통한 영화 홍보에 이은 침묵 등 작가에게는 생명 같은 표절 논란에서도 이겨내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시크릿 가든>은 현존하는 드라마 중 가장 의미 있는 작품으로 기억될 듯해요. 하루가 지나면 볼 수 있는 <시크릿 가든>이 과연 무슨 이야기를 보여줄지(이미 여러 가지가 공개되었지만)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