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9. 14:02

현빈과 하지원은 진정 아름다운 사랑의 종결자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는 과거 변사의 이야기처럼 <시크릿 가든> 17회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눈물이 없으면 결코 볼 수 없는 내용이었어요. 자신을 희생해 사랑을 이루려는 연인들의 모습은 현실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기에 슬프기만 하네요. 그들의 사랑은 모든 연인들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종결자의 모습이었어요.

모든 것을 버린 현빈과 하지원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다




0.1% 상류층에서도 특별한 한 사람인 주원과 스턴트우먼으로 살아가는 라임의 사랑은 처음부터 가시밭길 이었어요.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임을 알기에 주원은 '인어공주'이야기를 꺼냈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을 알면서도 자신은 인어공주가 되기 싫다는 라임을 위해 그럼 내가 인어공주가 되겠다는 주원은 그렇게 사랑을 시작했어요.

결코 쉬울 일이 없는 그들은 사랑은 언제나 힘겨움의 연속이었어요. 그런 그들이 어렵게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은 순간 그들은 다시 위기에 빠지게 되는 식상할 수 있는 공식도 그들이 함께 하면 죽을 만큼 아름답기만 하네요.

슬이와 종수라는 사랑의 연적들도 등장하지만 주원과 라임의 사랑은 그들마저 강한 동지로 만들 정도였어요. 다만 마지막까지 그들을 힘들게 하는 유일한 존재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지키고 키워가고자 하는 주원의 어머니가 유일했지요.

재벌가의 딸로 태어나 평생을 재벌로 살았던 그녀는 자신의 아들 역시 그런 선택받은 존재로 영원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런 그녀에게 라임은 택도 없는 존재일 뿐이에요. 좋은 가문을 가진 것도 아니고 엄청난 스팩을 가진 뛰어난 존재도 아닌 그녀가 감히 주원을 사랑한다는 것만으로도 뒤로 넘어갈 상황이에요.

나이마저 서른이 되었는데 언제 다칠지 모르는 스턴트우먼으로 활동을 한다는 것은 해도 해도 너무한 조건이 아닐 수 없지요. 영혼이 바뀌는지 모르는 주원 어머니로서는 주원 같은 감성으로 자신의 허를 찌르기도 하는 라임은 감당하기도 힘든 존재에요.

어떤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주원을 지키려는 그녀는 결정적인 단계에 접어들게 되지요. 주원을 죽음에서 구해주었던 소방대원이 바로 라임의 아버지였다는 사실은 더욱 그녀를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되고 말았어요. 그렇게 주원의 사회적 지위마저 모두 앗아가려는 상황에 라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자신이 사라져버리는 것 이였어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해서 주원을 아프게 하면서도 그것이 최선일 수밖에 없었던 라임은 주원이 자주 읽던 책 속에 '인어공주' 마지막 페이지를 넣어 자신의 마음을 전달해요. 해서는 안 되는 영화에 출연하고 그렇게 출연한 영화에서 죽은 라임의 아버지가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어버린 라임은 뇌사 상태가 되어버렸어요.

그런 라임을 곁에서 바라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던 그는 라임이 남긴 흔적들을 발견하며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확신을 하게 되죠. 자신을 위해 스스로 '인어공주'가 되려한 사랑하는 라임을 위해 주원은 자신을 버리고 라임을 살리는 선택을 하게 되요.

자신과 영혼을 바꿔 깨어날 그녀를 위해 자신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고, 밉지만 그래도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마지막 편지를 남긴 주원은 오스카와 마지막 시간을 가지게 되요. 너무 슬퍼서 그래서 마지막인 이 상황 마음껏 웃는 주원의 얼굴에는 눈물이 가득한 웃음만 있었어요.

아픈 자신을 위해 항상 저주기만 한 형 오스카에게 그가 가지고 싶었던 선물을 모두 전해주며 눈물을 흘리는 주원은 깨어나지 못하는 라임을 안고 자신의 차에 태워 찾아두었던 비 오는 지역으로 향해요. 그렇게 저 멀리 먹구름이 몰려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잠들어 있는 라임에게 마지막 당부를 남겨요.

오스카와 너무 친하게 지내지 말라며 잘못하면 근친상간이라고 다른 남자 쳐다보지 말고 자신만 생각해달라며 눈물을 흘리는 이 남자 주원은 번개가 치는 그 곳으로 차를 몰고 나아가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그들의 사랑은 그렇게 어두운 구름 속으로 사라져 버렸어요.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해야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것을 버린 그들의 사랑은 결과와 상관없이 최고일 수밖에 없었어요. 너무나 사랑하기에 자신을 버릴 수밖에 없는 이 지고지순한 사랑은 대한민국을 '시크릿 열풍'으로 몰아넣었어요. 단순히 재미있는 대사들이나 상황만이 아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사랑이 모든 이들이 이 드라마를 사랑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힘이지요.

현실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자신을 희생한 사랑은 그래서 더욱 동경하게 되고 아름답게 보이기만 하네요. 뇌사 상태에 빠진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모든 것을 가진 남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버리고(목숨마저) 사랑하는 여인에게 자신의 몸을 준다는 설정은 더 이상의 사랑이란 존재할 수 없게 만드네요.

<시크릿 가든>의 주원과 라임으로 인해 이젠 그 어떤 사랑도 시시하게 보일 정도로 그들의 사랑은 모든 연애의 종결 판이었어요. 앞으로 남은 3회 동안 어떤 반전을 통해 아름다운 사랑으로 마무리할지 기대되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