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15. 09:46

아이유, 바퀴벌레 가득한 집이 만들어낸 눈물 겨운 성공담

어제 <놀러와>는 '여고생 일기 스페셜' 이름으로 '아이유, 지연, 루나'로 이어지는 93년생 동갑내기 특집이었어요. 하지만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지연과 루나는 그저 아이유를 위한 들러리를 하러 나온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아이유를 위한 방송으로 진행되었지요.

어려운 고난은 오늘의 행복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든다



어린 시절에 데뷔해 스타가 된 이들에게 과연 힘겨운 시간들이 존재하기나 했을까 라는 의구심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듯해요. 아직 10대인 93년 생 동갑내기 스타들인 아이유와 지연, 루나가 바로 그런 의구심을 자아내는 존재들이지요.


걸 그룹의 멤버로서 자신의 존재를 명확하게 알린 지연과 루나, 말하기가 무색해지는 국민 대세 아이유의 존재감은 다른 10대들에게는 워너비와 같은 존재들이지요. 자신들이 원했던 연예인이라는 삶을 살면서 성공이라는 열매를 일찍부터 거둬들인 그들이 과연 슬픔과 아픔이라는 것을 알기는 할까라는 생각은 <놀러와>를 보면서 깨질 수밖에는 없었어요.

지연이 학교 다니며 반 친구들에게 시기와 질투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그저 애교스럽기만 했어요. 그들과 같은 또래 집단 사이에 연예인 지망생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연예인에 대한 동경이 얼마나 높은지를 알게 해준 지연의 어려운 상황을 넘어 루나의 쌍코피 이야기는 그녀의 성격을 알 수 있게 해준 이야기였죠.

어린 시절부터 가수의 길을 걸어가려던 그녀에게 가장 큰 벽은 가족이었어요. 모두 성악을 전공한 집안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루나는 SM 연습생 시절 자신의 롤 모델인 보아처럼 되기 위해 하루 13시간 씩 연습한 이야기는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게 했지요.

엄마부터 누나까지 모두 성악을 하는 상황에서 자신만이 재능 없는 아이라고 생각했다는 루나는 철저하게 준비하고 연습하는 존재임을 알 수 있게 해주었어요. 방송 시작과 함께 가방을 살펴보는 상황에서 드러난 그녀의 준비성은 대단했지요.

연습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나약함을 채찍질하고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 마디 간 호흡까지 적어서 연습할 정도로 지독한 연습벌레인 루나는 자신이 선택한 길에서 성공이라는 단 열매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했네요.


많은 아이돌들의 롤 모델 중 하나인 보아처럼 성공하기 위해 자신도 연습하다 쌍코피를 흘려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는 이 어린 소녀는 몰래 혼자 남아 새벽 3시까지 연습을 하는 노력으로 3개월 정도 지나 진짜 연습에 지쳐 쌍코피를 흘리는 일까지 경험했다고 하지요. 그녀의 승부욕과 정신자세 하나만은 이미 최고였어요. 

거의 미미한 수준으로 등장했던 그녀들과는 달리 아이유는 그저 아이유 특집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였어요.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아이유 특집을 위해 다섯 명의 게스트들이 참여했다는 것이 맞을 정도로 이번 '여고생 일기 스페셜'은 아이유를 위한 무대였어요.

가방 속에 들어 있는 그녀의 일상은 팬들이 선물한 책과 목을 보호하기 위한 보약 등이 전부였어요. 학교에 등교해 수업이 아닌 담임에게 인사를 하고 하루 스케줄을 시작하는 그녀에게 학교란 일반적인 동갑내기들이 느끼는 생활은 아니지요.

김태우 등 그녀들을 응원하기 위해 참가했던 남자 게스트들이 10대에 놓칠 수 있는 추억을 위해서 학업도 열심히 하고 학교 친구들과는 많이 사귀길 바란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어린 10대 스타들의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명쾌했어요. 누가 시킨 것이 아닌 자신이 좋아서 선택한 길이기에 일반적일 수 없어도 행복하다는 그녀들의 발언은 정답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일반적인 추억이야기의 진부함을 신세대다운 명쾌한 답으로 대답한 아이유는 정확하게 자신의 삶을 진단하고 계획한 새로운 세대임이 분명해요. 어설프게 기성세대들이 걸어왔던 길을 답습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가는 신세대들의 당찬 포부와 행동들은 대단하기만 해요.

대충 연예인이라는 이름으로 대학가는 것을 거부하고 시간이 흘러 자신이 당당하게 대학에 갈 상황이 되면 그때 도전하고 싶다는 아이유. 학교생활에 전념할 수 없는 자신과 그래서 학업 성적이 반 평균을 깎아 내리는 것 같아 미안하기만 하다는 아이유는 참 사랑스러운 소녀이지요.

주민등록증 사진 속의 아이유는 왜 그녀가 대세인지를 잘 보여주는 모습이었어요. 성인의 기준이 되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아이유가 마냥 어린이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지만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유는 특별한 존재로 다가오기만 하네요.

자신이 음악을 하면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했던 존재인 코린 베일리 래의 국내 공연 오프닝을 하게 되었다며 한없이 수줍어하던 그녀의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었어요. <놀러와>는 공연 며칠 전 녹화를 했던 방송이었죠. 실제 공연에서 오프닝을 하고 자신의 롤 모델이자 음악적 멘토이기도 한 코린 베일리 래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행복해 하는 아이유의 모습은 감동 그 이상이었어요.

2008년 코린 베일리 래의 대표곡 중 하나인 <라이크 어 스타>를 기타를 직접 연주하며 부르는 영상은 지금 봐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대단하지요. 그런 그녀가 그저 처음부터 스타가 되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닌 게 분명한 것은 그녀가 처음 털어 놓은 아픈 기억 때문일 거에요.

집안 사정이 안 좋아 가족들이 떨어져 살았다는 이야기는 기존에 많이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어떻게 생활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요. 할머니와 함께 칙칙한 방 한 칸 얻어 사촌들과 함께 생활해야만 했던 아이유의 삶은 결코 순탄한 것은 아니었어요.

중학생 시절 체육시간에 우연하게 얻게 된 기회로 자신의 인생 진로를 가수로 확정했다는 아이유. 그렇기에 가수가 되기 위해 기획사 오디션을 1년 여 동안 하러 다녔고 어렵게 기회를 얻어 연습 생으로 지내던 시절 그녀는 다른 성공한 아이돌처럼 힘겨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어요.

부모님들과 연락이 끊기고 할머니와 동생, 사촌 언니 등 다섯이 함께 생활해야만 했던 시절. 바퀴벌레가 들끓어서 잠도 잘 수 없어 자신을 싫어하는 먼 친척집에서 며칠 기거해야만 했던 시절. 서러움을 당해야만 했었던 시절 바퀴벌레가 두려워 피신해온 아이유에게 "그럼 내가 바퀴벌레처럼 해봐"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했던 상황. 그 눈물겨웠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어쩌면 지금의 아이유가 있을 수밖에 없었겠지만 어린 아이에게 각인되었던 그 슬픈 기억은 오랫동안 떠나지 않겠지요.

그녀가 가수로서 연기자로서 정신없이 힘든 시간을 보내던 상황. 자칫 흔들릴 수도 있었던 자신을 잡아주었던 것은 다름 아닌 50대 삼촌 팬이었다고 하지요. 라디오 방송에서 실시간 문자를 받는 상황에서 아버지뻘인 50대 팬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이유 공연을 보러 '뮤직뱅크'에서 자식 같은 아이들과 표 경쟁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감사했다는 그녀는 자신의 흐트러졌던 마음을 다잡아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삼촌 팬에게 감사의 말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어요.

누구에게나 꿈은 존재하고 그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은 힘겨울 수밖에는 없겠죠. 아직 10대이지만 자신의 꿈에 그 누구보다 가깝게 다가가 있는 어린 소녀들. 그녀들이 아무 생각 없는 연예인 바람난 철없는 10대가 아니라 꿈을 위해 잠을 포기하고 온갖 서러움을 감내하며 얻어낸 성과라는 사실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지요.


누가 감히 그렇게 처절하게 경쟁하고 노력해서 성과를 얻은 그들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요? 결코 쉽지 않은 길을 선택했기에 자신이 원했던 가수의 길을 평생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많은 팬들의 바람처럼 가수 아이유로서 영원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되네요.

다른 출연진들마저 들러리처럼 만든 아이유의 존재감은 여전히 대단하고 앞으로 더욱 화려할 것이라는 생각만 드네요. 가수 아이유로서 완성되어질 수 있기를 바라게 되는 <놀러와>였네요.